*온라인 전시용으로 파일 형태로 제공됩니다.
◼친구는 맛있는 걸 같이 나누어 먹고 싶은 거거든
친구는 그러는 거거든
체크카드를 마음껏 쓰는 유림이가 부러웠던 서진이. 서진이에게 카드가 생겼다. 체크카드와 다른 아동급식카드지만 서진이는 그 카드로 베프 유림이에게 맛있는 걸 사 줄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더구나 카드엔 하트도 두 개 박혀 예쁘기까지 하다. 이름도 붙였다. 하트 뿅뿅!
하지만 이 카드, 쓰는 법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어떤 가게에선 되고 어떤 가게에선 안 되고, 도시락은 살 수 있는데 초콜릿은 살 수 없고. 아니,
“카드를 쓸 수 없는 데도 있나? 먹는 건 다 되는 거 아니야?”
“밥 대신 초콜릿 먹을 수도 있잖아? 그게 더 맛있잖아. 가끔 밥 대신 과자도 먹잖아? 그게 더 맛있잖아. 초콜릿이랑 김밥이랑 뭐가 달라? 둘 다 맛있는데, 둘 다 먹는 건데!”
무엇보다 베프 유림이에게 맛있는 걸 사 주지 못하는 게 속상하다. “오늘은 내가 쏠게!” 하며 신나게 분식집으로 데려갔지만 카드가 안 되어 결국 쏘지를 못했다.
“나도 한 번쯤 유림이한테 맛있는 거 사 주고 싶은데.”
이 이야기는 급식카드를 처음 사용하게 된 아이의 모습을 애정 어린 눈으로 섬세하게 그리되, ‘가난’이라는 틀 안에 아이를 가두지 않고, 학교에서 집에서, 가족 속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결을 씩씩한 문장으로 그려냈다. 친구에게 맛있는 걸 사 주고 싶은 마음, 나보다 다른 친구와 더 친한 거 같아 꼬깃꼬깃한 마음, 처음엔 별로였지만 의외의 모습을 보며 점점 그 친구가 궁금해지는 마음, 엄마한테 가끔은 화도 나지만 좋은 기분은 나누고 싶은 마음, 내 맘을 몰라주는 어른들한테 화나는 마음, 급식카드 때문에 마음 졸이고 싶지 않은 마음…… “현실의 문제점을 고발하기 위해 인물과 상황을 소비하지 않고, 아이 마음을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며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써 내려갔기에” 이 작품은 더욱 빛이 난다. 둘에서 셋, 셋에서 넷으로 베스트 프렌드 ‘베프’와 배고플 때 함께 밥 먹는 프렌드 ‘배프’가 늘어 가는 모습이 따듯하다.
『긴긴밤』 『5번 레인』의 감동을 잇는 제2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베스트 프렌드라서, 베프 배고플 때 맛있는 거 나눠 먹는 프렌드라서, 배프 하나에서 둘, 둘에서 셋, 셋에서 넷, 하나둘 늘어나는 배프, 베프! "어린이는 밥만으로 사는 게 아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너무 자주 잊게 되는 이 사실을 아동급식카드라는 시의적인 소재로 새롭고 정확하게 풀어냈다.”_심사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