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워싱턴 포스트> <피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USA 투데이> <타임> 선정 올해의 책
감정이 격해지면 몸에서 불이 나는 아이들이 있다. 마치 번개가 치듯 화르르 아이가 타오르며 몸에서 희고 푸르고 붉은 불꽃이 뿜어져나온다. 아이들이 입은 옷도 주위의 모든 것도 불에 타서 너덜너덜해지지만 정작 아이들은 멀쩡하다. 머리카락 한 올조차 불에 타지 않는다.
『신경 좀 꺼줄래』는 바로 이런 참신하면서도 독창적인 설정을 기반으로 한 소설로, “불타는 아이들”인 열 살 쌍둥이 베시와 롤런드, 그리고 친구의 부탁으로 이 아이들을 돌보게 된 릴리언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세번째 장편소설로 “그의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작가 케빈 윌슨은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소재를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과 이야기에 완벽하게 조화시키며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을 증명했다. 가족, 사랑, 책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신랄한 유머와 따뜻한 온기, 경쾌한 재치를 유쾌하게 섞어 풀어나간 『신경 좀 꺼줄래』는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물론 미국 NBC 방송사의 <투데이 쇼> 북클럽에 선정되어 커다란 사랑을 받았고,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워싱턴 포스트> <피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USA 투데이> <타임> 등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엉망진창이라도 제대로 굴러가길 필사적으로 원하는
완벽하지 못한 사람들의 가장 완벽한 이야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계속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며 살던 28살의 릴리언. 미래에 대한 고민 따위는 없이 그저 현재를 참을 만하게 만드는 데만 신경쓰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던 릴리언에게 어느 날 고등학교 동창 매디슨의 편지가 도착한다. 일 년에 몇 번 편지만 주고받을 뿐 특별한 교류는 없던 매디슨이 이번에 연락한 용건은 다름 아닌 릴리언이 맡아주었으면 하는 일자리가 있다는 것. 테네시에 있는 남편의 사유지로 와달라는 매디슨의 요청에 “삶에서 잃어서 아쉬울 것은 하나도 없”는 릴리언은 곧장 가겠다고 결정한다.
릴리언의 삶이라고 언제나 이렇게 희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 가난한 산골 동네의 전도유망한 신동이었던 릴리언은 장학금을 받고 명문 사립 여학교에 진학하며 가난과 불행에서 탈출하길 꿈꿨다. “부잣집 여자애들이 정해진 미래를 향해 가는 길에 따는 리본 같은 것”이었던 그 학교에서 릴리언은 부유한 가문 출신의 매디슨과 룸메이트가 되고, 두 사람은 내면의 기이함과 울분을 공유하며 친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매디슨의 마약 소지 혐의를 릴리언이(정확히는, 릴리언의 엄마가) 돈을 받고 대신 뒤집어쓰며 릴리언은 퇴학을 당하고 두 사람은 소원한 사이가 된다.
이번에 매디슨이 릴리언을 찾은 것은 남편 재스퍼와 전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때문이었다. 두 아이는 감정이 요동치면 피부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얼마 전 아이들의 엄마가 세상을 떠난 이후 외가에서 반쯤 방치된 채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원의원인 재스퍼는 국무장관 후보로 내정되었고, 재스퍼가 무사히 국무장관이 될 때까지 이 기이한 아이들이 일을 망치지 않도록 릴리언이 두 아이를 돌봐달라는 것이다.
아이를 돌본 경험이 있기는커녕 평생 아이가 있는 삶을 살 거라고 생각도 해본 적 없는 릴리언은 당연히 이 불타는 아이들을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아이들 역시 릴리언을 그다지 믿지 못한다. 하지만 아침에는 함께 요가를 하고 점심에는 농구를 하거나 수영장에서 놀거나 수학 공부를 하고 밤에는 책을 읽어주면서 함께 지내는 나날이 쌓여나가며 이들 세 사람은 점차 깊은 친밀감을 느끼고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릴리언은 이 아이들과 자신이 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들었는지 깨닫게 된다.
나를 빤히 보는 아이들을 보며, 내가 이 아이들에게서 나 자신을 보게 되리란 생각을 했다. 이 아이들은 나였다. 사랑받지 못하고 망가진 아이들. 나는 이 아이들이 원하는 걸 갖게 해줄 생각이었다. 애들은 나를 할퀴고 발로 찰 테지만 나는 이 아이들을 건드리는 사람은 누구라도 할퀴고 발로 찰 생각이었다. _본문에서
“이 소설의 다정함이 당신을 녹여버릴 것이다.” NPR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지며 큰 사랑을 받았던 전작 『펭씨네 가족』(영화의 한국 개봉 제목은 ‘부모님과 이혼하는 방법’)에서도 볼 수 있듯 케빈 윌슨은 별난 등장인물들이 비관습적이고 색다른 가족 시스템 안에서 관계를 맺고 하나가 되는 사랑스러운 소설을 쓰는 데 특별한 재능을 발휘해왔다. 특히 작가는 우리가 태어난 가족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가족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신경 좀 꺼줄래』 역시 아웃사이더로 살아온 릴리언과 부모에게 제대로 된 돌봄과 애정을 받지 못한 쌍둥이가 맺은 일종의 대안가족 같은 관계가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핵심이 된다.
“너희는 내가 너희를 잘 돌봐줄 거라고 믿어야 해. 처음엔 좀 이상할 거야. 가끔 화도 날 거야. 그래도 어쨌든 난 너희를 돌볼 거야. 내가 그렇게 할 거야”라고 큰소리치며 쌍둥이를 매디슨의 저택 뒤쪽 게스트하우스로 데려온 릴리언은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아니 오히려 자신은 사랑 같은 복잡한 감정은 알지도 못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여기지만, 이 아이들만은 품어 안고 싶다고, 세상으로부터 이 아이들을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아이들은 비록 제멋대로에 몸에서 불도 나지만 더 나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현재를 그저 견디기만 하던 세 사람이 서로를 끌어안기까지, 그 과정은 뜨겁고 불타오르고 파괴적이지만 동시에 이상할 정도로 아름답다. 꼬여버린 인생을 냉소하며 뒤틀린 유머와 욕설을 퍼붓는 릴리언과 “이게 없으면 어떻게 우릴 지키겠어요?”라고 말하며 불꽃을 내뿜는 쌍둥이를 그리는 작가의 시선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온화하고 따뜻하다. “아이들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더 나은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릴리언의 다짐처럼, 작가는 이들의 삶에 더없이 다정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그리고 그 다정함은 독자의 마음에 찬란한 불꽃을 피워올릴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남을 것이다. 한곳에 모여서, 책장 위의 단어를 따라가며, 한 이야기가 끝나면 잠시 쉬었다가 또다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_본문에서
▶ 추천사
신이시여, 이 책이 얼마나 좋은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완전히 독창적이면서 또한 완벽하다. 너무도 가벼운 필치로 서술된 작품이 이토록 커다란 감정적 클라이맥스를 주다니 말도 안 되게 느껴진다. 그러나 클라이맥스는 오고, 그것이 이 소설의 탁월한 점이다―이상한 등장인물들과 넋을 빼놓는 웃긴 문장들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감정이 훅 치고 들어온다는 것. 이 책을 읽다보면 너무 심하게 웃어서 갑자기 불이 붙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_뉴욕 타임스 북 리뷰
아찔할 정도로 터무니없는 전제가 별일 아니라는 듯 있는 그대로를 서술하는 문장들과 유머로 현실의 땅에 안착했다. 글 자체가 눈부시지만 가장 눈부신 것은 따뜻한 온기로 써내려간, 엉망진창이라도 제대로 굴러가길 필사적으로 원하는 이 새롭게 탄생한 가족의 역학관계다.
_ USA 투데이
윌슨의 가장 완벽한 작품. 역설적이게도 가벼우면서 동시에 우울한 이 작품은 판타지의 경계에 가까우면서도 현실의 땅에 자리잡고 있다. 책장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가 실제로 느껴질 정도다. 이 작품이 일견 얕고 괴상해 보일 수 있으나 속지 마시길. 여기 절대로 신경을 끄면 안 된다. _워싱턴 포스트
이전에 읽어본 것 같은 문장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윌슨의 목소리는 신선하다. 재치 있고, 은밀하고, 경쾌하게 불경하다. 초자연적 요소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은 윌슨의 타고난 스토리텔링 능력을 증명해준다. _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신랄함과 다정함이 유쾌하게 섞여 있다. 그런 복잡하고 뒤얽힌 감정들을 포착해내는 윌슨의 능력은 그를 대단히 매력적이고 호감 가는 작가로 만든다. _보스턴 글로브
다크하게 웃기면서도 조용하게 파괴적이다. 윌슨은 부모가 된다는 것의 밀고 당김에 대한 근사한 초상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_타임
아주 웃기고 무시무시하게 아름답다. 이 소설의 다정함이 당신을 녹여버릴 것이다. _NPR
윌슨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적인 가족극을 빚어낸 다음 별난 요소를 하나 불어넣어 이야기를 거꾸로 뒤집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 역시 가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도 매우 특이한 아이들을, 특히나 매력적인 서술자의 목소리로 빚어냈다. _커커스 리뷰
▶ 본문에서
나는 내가 대단한 걸 이루지는 못하리란 걸 알았다. 대신 얼빠진 누군가가 정신을 놓고 있을 때 그 사람 손에서 대단한 것을 훔쳐낼 방도를 궁리했다. _본문 13쪽
어쩌면 아이들은 그런 것일지 몰랐다. 내가 전혀 원하지 않을 때에도 마음을 열게 만드는 간절하고 여린 존재. _본문 56쪽
엄마는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바보 같은 짓이고 일종의 나약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였을 것이다. 삶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나의 상상을 세상에 들키지 않게 감춰야 한다는 걸 깨달았던 때가. 하지만 무언가를 꼭꼭 깊이 감추다보면 정말 필요할 때도 꺼내기가 힘들어진다. _본문 71쪽
나를 빤히 보는 아이들을 보며, 내가 이 아이들에게서 나 자신을 보게 되리란 생각을 했다. 이 아이들은 나였다. 사랑받지 못하고 망가진 아이들. 나는 이 아이들이 원하는 걸 갖게 해줄 생각이었다. 애들은 나를 할퀴고 발로 찰 테지만 나는 이 아이들을 건드리는 사람은 누구라도 할퀴고 발로 찰 생각이었다. 이 아이들을 사랑하지는 않았다. 나는 이기적인 인간이고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어 사랑같이 복잡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지만 아이들에 대한 따스한 감정이 솟았고, 내 옹졸한 가슴에서는 그것만 해도 발전이었다. _본문 101쪽
여기가 내 집이 아니란 건 알았다. 아이들의 집도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훔칠 생각이었다. 우리한테는 긴 여름이 남아 있으니 그동안 이 집을 차지하고 우리 것으로 만들 것이다. 누가 우릴 막겠나? 씨발 우리한테는 불이 있는데. _본문 111쪽
나는 아이를 바란 적이 없었다. 같이 애를 만들고 싶은 남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역겨웠다. 하지만 하늘에 구멍이 뚫리고 이상한 아이 둘이 지구로 떨어져 운석처럼 땅에 충돌한다면 그런 아이들은 내가 돌볼 수 있었다. 위험을 뿜어내듯 어슴푸레한 빛을 낸다면 나는 그걸 끌어안을 것이다. 그럴 것이다. _본문 205쪽
“이게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베시가 말했다. “이게 다시 안 돌아오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그럴 것 같아.” 나는 그 말을 정말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게 없으면 어떻게 우릴 지키겠어요?” 베시가 물었다.
“모르겠다.” 내가 말했다. 사람은 어떻게 자신을 지키지? 어떻게 세상이 나를 망치지 못하게 하지? 나도 알고 싶었다. 나도 정말 알고 싶었다.
_본문 255쪽
우리는 이렇게 살아남을 것이다. 한곳에 모여서, 책장 위의 단어를 따라가며, 한 이야기가 끝나면 잠시 쉬었다가 또다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해냈다. 아이들은 행복했다. 자기들 무리에 하나를 더했다. 아이들은 세상이 불에 타는 걸 보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저 세상에서 덜 외롭길 바랐다. _본문 2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