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식당의 비밀은 모른다
실패 사례를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찾을 뿐이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유명한 음식점이라는 소문을 듣고 인터넷 검색까지 해가며 힘들게 찾아갔는데 막상 가보니 구석진 곳에 당장이라도 공사를 해야 할 것 같은 허름한 외관, 게다가 서비스도 좋지 않다. 그런데도 손님들은 줄을 서서 음식을 먹으려고 기다린다. 왜 그런 좋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몰릴까? 상식적으로 장사가 잘되려면 맛과 목, 서비스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상식을 깨며 운영하는 식당들이 오히려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의 음식점 관련 창업 책들은 이러한 질문에 “성공한 식당들은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에 대해 “성공한 가게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말한다. 음식점 컨설턴트 일을 10년째 해오며 일 년에 20곳 이상의 쓰러져가는 음식점들을 호감형으로 바꿔주는 전문가의 말이 성의 없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것은 이 책이 기존의 창업 관련 책들과 차별성을 갖는 가장 큰 특징이다.
저자는 실패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고자 한다. 음식장사로 실패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쌓은 10년간의 노하우를 이 책에 모두 풀어 놓았다. 장사가 잘 되는 식당엔 콕 찍어 말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도 있지만 망하는 식당엔 반드시 분명한 이유가 있다.
“왜 우리 가게엔 손님이 없을까?”
이유도 모르고 쪽박 차는 당신을 위하여
장사가 안 되는 식당들은 의외로 아주 사소한 이유 때문에 손님들에게 점수를 깎인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에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면서 메뉴판 비용을 아끼려고 주류회사에서 제공하는 볼품없는 메뉴판을 사용하고, 심지어 “이 지역 손님들은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며 메뉴판과 간판의 중요성을 아예 무시하기도 한다. ‘신발 분실 시 책임지지 않음’이라는 문구 또한 고쳐야 할 대표적 사례이다. 이런 지극히 주인 중심적인 발상이야말로 손님들이 무의식적으로 가게를 ‘비호감’으로 인식하는 원인인 것이다.
칼국수집으로 A급인 자리가 돈가스집으로는 C급 상권이 될 수도 있다. 삼겹살집을 차릴 거면서 점심때 상권조사를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분명히 있다. 저자는 사소해서 놓치기 쉬운 여러 정보들을 조개구이 집, 횟집, 치킨집 등 다양한 가게 클리닉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이 책은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식의 성공 노하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여러 업종들의 실패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식당을 차리려는 사람들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현재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본전만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무엇이 문제인지를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장에서 바로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전 노하우
복비는 얼마나 줘야 적당할까?
이 책의 장점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풍부한 노하우들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메뉴판을 만드는 데 비용이 얼마가 드는지 아예 감조차 안 드는 사람, 지하에 가게를 차릴 거면서 소방필증이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 (1층은 가스필증만 준비되면 영업신고증을 발급받는 데 문제가 없지만 지하나 2층 이상은 반드시 소방필증이 필요하다) 등 창업을 희망하지만 너무 막막해서 어찌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사항들이 많다. 좋은 상호를 고르는 조건, 메뉴판 짜는 법, 층마다 임대가는 얼마나 다른지, 간단하게 좋은 자리를 찾는 방법(금은방, 약국, 제과점, 의류 대리점이 몰려 있으면 유망 상권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등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돈과 관련된 부분, 이를테면 권리금이나 복비를 협상할 때의 방법들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복덕방 중개수수료는 부동산요율에 의하면 0.2~0.8라고 명기되어 있는데 보통은 0.5를 주고 부동산의 별 도움 없이 쉽게 계약을 했다면 0.2, 거래를 위해 부동산이 많은 수고를 했다면 0.8 정도 주는 것이 적당하다. 또한 권리금을 협상할 때 큰 상가를 임대할 상황이라면 반듯한 양복 차림이 좋고 소형 점포를 임대할 상황이이라면 약간 허름한 옷차림이 좋다고 한다. 그 까닭은 상대방과 수준을 맞추고자 하는 것인데 복장은 필요에 따라서는 그 어떤 달변보다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이 외에도 음식점 예비 창업자와 이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