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우리 문학은 어디쯤 와 있는가. 앞으로의 소설문학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여전히도 열정적인 ‘청년 작가’ 박범신이 문단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을 만났다. 재기발랄하게, 그러면서도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문학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젊은 그들’이 들려주는 문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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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가을에서 겨울 사이, 대학로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뜻 깊은 만남의 장이 열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기획한 ‘금요일의 문학이야기’는 현재 문단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을 초청하여 독자들과 함께 그들의 작품세계를 살펴보고 우리 문학이 앞으로 나아가게 될 방향을 내다보는 자리였다. 『박범신이 읽는 젊은 작가들』은 그 자리에서 오고갔던 소중하고 의미 있는 대화들의 기록이다.
초청된 작가들이 직접 선정한 작품을 미리 읽고 온 청중들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작가들은 문학에 대해서, 또 작가 자신에 대해서 가감 없이 펼쳐놓았다. 데뷔에 얽힌 이야기, 각 작품의 집필 배경 등에 대해 조심스럽게 또 익살스럽게 풀어놓는 그들의 육성 사이사이, 그 떨리는 음색 속에서 독자들이 가장 먼저 읽게 되는 것은 문학에 대한 그들의 열정이었다.
“인간에 대해서 깊게 깊게 생각하고 싶어요.” _이기호
“방랑자가 되어야 하는 운명인 것 같아요. 유목민처럼 말이죠.” _심윤경
“저는 간혹 독자들에게 불쾌함을 요구하거든요.” _백가흠
“작가는 언어로써 독자를 유혹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어요.” _오현종
“과거의 정신에서 좋은 것들을 이어받아 그것들을 어떻게 소설로 구현해낼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_손홍규
“모호하고 불분명한 부분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거예요.” _이신조
“사람의 일생은 꽃이 몇 번 피었다가 져버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_김도연
“소설을 안 쓰고 있으면 배를 타고 있는 것 같습니다.” _김종광
“저는 지금의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세상을 늘 꿈꾸고 있습니다.” _김종은
“소설이 다른 장르와 변별력을 가질 수 있는 게, 소설을 가리켜 인간학이라고 하는 데서 찾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_김도언
“나는 어떻게 남과 다르게, 나에게 맞는 나만의 글쓰기를 할 것인가.” _김숨
“너무 드러나면 벌거벗은 느낌이 들어서, 옷을 한 겹 입고 싶었습니다.” _박성원
이들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박범신 선생과 참여 독자들의 깊이 있는 작품 읽기와 우리 문학에 대한 진지한 고민 덕분이기도 하다. 작품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그에 대한 논쟁적인 토론, 그리고 앞으로의 창작활동에 대한 끊임없는 자극과 격려는 작가들과의 대화를 한결 풍성하게 만들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젊은 작가들이 만들어갈 우리 문학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문학이) 어디로 갈 것이냐 하는 질문은 이 책에 대고 하면 된다. 여기에 우리 소설문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많은 질문과 암시, 그리고 불온한 욕망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소설문학의 중심을 꿰뚫는데 매우 중요한 텍스트가 될 것이고 또한 오랫동안 유효할 것이다. ‘젊은 그들’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우리 소설문학의 아침을 맞고 있으니까. ― ‘책머리에’에서
여기에 담겨진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젊은 그들’은 지금도 소설을 쓰고 있고, 우리 소설문학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이들이 내딛는 한 걸음이 바로 우리 소설문학이 내딛는 한 걸음이고, 이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우리 소설문학의 지형도가 새롭게 그려질 것이다. 이들이 가고자 하는 문학의 길이 지금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 이들이 그려가게 될 소설문학이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지 지켜보고 격려하는 것은 바로 독자들의 몫이다.
이기호 1972년생.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가 있다.
심윤경 1972년생. 장편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 『이현의 연애』가 있다.
백가흠 1974년생.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가 있다.
오현종 1973년생. 소설집 『세이렌』, 장편소설 『너는 마녀야』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이 있다.
손홍규 1975년생. 소설집 『사람의 신화』, 장편소설 『귀신의 시대』가 있다.
이신조 1974년생. 소설집 『나의 검정 그물 스타킹』 『새로운 천사』, 장편소설 『기대어 앉은 오후』 『가상도시백서』가 있다.
김도연 1966년생. 소설집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십오야월』이 있다.
김종광 1971년생.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짬뽕과 소주의 힘』 『낙서문학사』, 중편소설 『71년생 다인이』, 장편소설 『야살쟁이록』이 있다.
김종은 1974년생. 소설집 『신선한 생선 사나이』, 연작소설 『첫사랑』, 장편소설 『서울특별시』가 있다.
김도언 1972년생. 소설집 『철제계단이 있는 천변풍경』 『거짓말』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 『악취미들』이 있다.
김 숨 1974년생. 소설집 『투견』 『침대』, 장편소설 『백치들』이 있다.
박성원 1969년생. 소설집 『이상(異常) 이상(李箱) 이상(理想)』 『나를 훔쳐라』 『우리는 달려간다』가 있다.
* 초판발행 | 2007년 6월 8일
* 170*224 | 280쪽 | 13,000원
* ISBN | 978-89-546-0330-0 03810
* 담당편집 | 조연주, 최유미(031-955-8865,3572)
청년 작가 박범신과 젊은 작가들이 함께 그리는
특별하고 소중한 우리 소설문학의 지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