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아 42호
- 저자
- 엘릭시르 편집부
- 출판사
- 엘릭시르
- 발행일
- 2022-07-29
- 사양
- 280쪽 | 판형 170*240mm
- ISBN
- 2384-289X
- 분야
- 장편소설, 산문집/비소설, 에세이/비소설, 교양
- 정가
- 15,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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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미스테리아》 42호는 창간 7주년 기념호다. 매번 창간 기념호마다 진행되는 ‘현대사+대중문화’ 특집도 1990년대까지 넘어왔다. 1990년대는 최근 몇 년 동안 방송가와 영화계에서 가장 각광받으며 되풀이 소환되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아마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업하는 창작 주체들이 1990년대를 가장 빛나는 청춘의 즐거움을 누린 시대로 기억하기 때문이거나, 혹은 바로 지금의 한국 대중문화의 시발점이 이때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무언가의 1세대’라는 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강해지는 아우라를 띠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미스터리/스릴러 장르를 다루는 잡지 《미스테리아》가 1990년대의 흥망성쇠의 과정에서 관심 있게 들여다볼 만한 지점들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판타지, SF, 미스터리, 호러, 무협 등 ‘장르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수많은 독자들에게 즉각적으로 가닿을 수 있었던 최초의 플랫폼인 PC통신의 창작 게시판을 꼽을 수 있다. 베른협약 가입을 통해 해외 저작물들을 빠르게 정식 수입할 수 있게 되면서 최신 스릴러/미스터리 소설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도서 대여점이라는 공간의 대대적인 확산을 통해 미스터리/스릴러 소설들의 판매량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음도 지적해야 한다. 의 초창기 형태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는 다소 다른 방향의 에너지를 취하고 있었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어떤 면에서 1990년대는 와 드라마 사이의 어딘가쯤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다.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라는 두 편의 ‘폭탄’ 같은 소설들이 미친 영향력은 지금에 와서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드라마 는 ‘잡범의 시대’에서 ‘큰 죄의 시대’로 넘어오는 시기를 정확하게 포착했고, 영화 은 거리를 뛰어다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갈 곳을 잃고 주변의 구멍들을 멍하게 응시하게 된 순간을 끄집어냈다. 안성기와 박중훈이 등장한 두 편의 영화 와 는 한국영화가 경찰에 대한 시각을 어떻게 바꾸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주는 명징한 예다. 1990년대에 벌어졌던 가슴 아픈 사건사고들 중에서는 가장 최근까지도 새로운 추측과 해석을 낳고 있는 ‘개구리소년’ 실종 및 암매장 사건에 대해, 그리고 ‘세기말’을 앞두고 수많은 이들을 휩쓸었던 공포와 불안을 이용했던 ‘휴거’ 소동에 대해, 선정성과 개인적 해석을 최대한 배제한 채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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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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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SPECIAL 포스트모던 크레이지 코리아
숨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광시곡—PC 통신의 독서 공간을 추억하며 : 하성호
상승과 추락—1990년대의 한국 추리문학계 이모저모 : 박광규
과거의 미래들—<그것이 알고 싶다>와 사이 혹은 그 너머 : 노정태
강민주 살해 사건, 1992~2022—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재독 : 이혜령
대중의 소망과 상호 부응하다—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둘러싼 풍경 : 유진
최신 해외 스릴러의 습격 : 이다혜
잡범의 시대에서 크고 멋지고 강해진 범죄의 시대로—1990년대 범죄 추리물 TV 드라마, 그리고 <모래시계> : 이영미
1996년 5월 15일, 지금은 모르겠고 그때는 이상하다—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 정성일
웃(으면서 주먹을 휘두르)는 형사—<투캅스>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1990년대 한국 형사 영화의 어떤 경향 : 송경원
세계가 끝나는 날 : 곽재식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개구리소년 살해 암매장 사건 : 정락인
취미는 독서
크레이그 라이스의 『3시에 멈춘 8개의 시계』
후지와라 이오리의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박하루의 『시체가 너무 많다』
하라 료의 『내가 죽인 소녀』
레이프 페르손의 『죽어가는 형사』
사라 페너의 『넬라의 비밀 약방』
후지사키 쇼의 『살의의 대담』
CULINARY 거리의 아이들, 거리의 음식—디파 아나파라의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 정은지
NONFICTION 너무나 가벼운 맹독 : 유성호
SHORT STORY
슈린 「아홉 번째 결말」
전건우 「한밤중, 빨간 방,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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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1990년대는 최근 몇 년 동안 드라마/영화에서 가장 각광받는 시간대다. 아마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업하는 창작 주체들이 19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내며 가장 빛나는 청춘의 즐거움을 누렸던 나이대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바로 지금의 한국 대중문화의 시발점이 어설프게나마 이때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무언가의 1세대, 라는 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강해지는 아우라를 띠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1990년대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나’와 ‘바깥’의 제대로 된 조우를 처음으로 경험하며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한 시기다. 1995년 TRIPs 협정(무역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에, 1996년에는 베른협약(문학 및 미술 저작물 보호에 관한 국제협정)에 가입하며 해외 저작물들의 제대로 된 정식 수입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1998년에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시작하며 ‘음지’에서 이뤄지던 불법 유통에서 벗어났다. 급속도로 이뤄진 ‘바깥’과의 조우가 저항과 반발과 열광을 동시에 불러오며 한국의 대중문화 역시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미스터리 장르의 경우는 어떨까. 미스터리와 ‘납량’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건 여전했지만, 그래도 이제 해외의 최신 작품들을 게걸스럽게 받아들이고 집어삼키며 어떻게든 우리의 방식대로 소화하려는 전술전략이 시도되기 시작했다. 화려한 호황과 문자 그대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불황을 눈 깜짝할 사이에 오가며 온갖 헛소문과 음모론 사이에서 갈지자걸음을 걸었던 시대, 잡범과 살인범과 정치경제사범이 시시각각 불쑥불쑥 출몰하며 우리의 눈을 호리던 시대가 거대하고 흥미진진한 수수께끼의 배경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스테리아》 42호는 창간 7주년 기념호다. 매번 창간 기념호마다 진행되는 ‘현대사+대중문화’ 특집도 1990년대까지 넘어왔다. 1990년대는 최근 몇 년 동안 방송가와 영화계에서 가장 각광받으며 되풀이 소환되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아마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업하는 창작 주체들이 1990년대를 가장 빛나는 청춘의 즐거움을 누린 시대로 기억하기 때문이거나, 혹은 바로 지금의 한국 대중문화의 시발점이 이때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무언가의 1세대’라는 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강해지는 아우라를 띠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미스터리/스릴러 장르를 다루는 잡지 《미스테리아》가 1990년대의 흥망성쇠의 과정에서 관심 있게 들여다볼 만한 지점들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판타지, SF, 미스터리, 호러, 무협 등 ‘장르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수많은 독자들에게 즉각적으로 가닿을 수 있었던 최초의 플랫폼인 PC통신의 창작 게시판을 꼽을 수 있다. 베른협약 가입을 통해 해외 저작물들을 빠르게 정식 수입할 수 있게 되면서 최신 스릴러/미스터리 소설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도서 대여점이라는 공간의 대대적인 확산을 통해 미스터리/스릴러 소설들의 판매량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음도 지적해야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초창기 형태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는 다소 다른 방향의 에너지를 취하고 있었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어떤 면에서 1990년대는 <그것이 알고 싶다>와 드라마 사이의 어딘가쯤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다.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라는 두 편의 ‘폭탄’ 같은 소설들이 미친 영향력은 지금에 와서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드라마 <모래시계>는 ‘잡범의 시대’에서 ‘큰 죄의 시대’로 넘어오는 시기를 정확하게 포착했고,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거리를 뛰어다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갈 곳을 잃고 주변의 구멍들을 멍하게 응시하게 된 순간을 끄집어냈다. 안성기와 박중훈이 등장한 두 편의 영화 <투캅스>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한국영화가 경찰에 대한 시각을 어떻게 바꾸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주는 명징한 예다. 1990년대에 벌어졌던 가슴 아픈 사건사고들 중에서는 가장 최근까지도 새로운 추측과 해석을 낳고 있는 ‘개구리소년’ 실종 및 암매장 사건에 대해, 그리고 ‘세기말’을 앞두고 수많은 이들을 휩쓸었던 공포와 불안을 이용했던 ‘휴거’ 소동에 대해, 선정성과 개인적 해석을 최대한 배제한 채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