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하는 이 별것 아닌 것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내일의 나를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것, 그것이 디자이너로 살아가기로 한 내가 스스로에게 매일 주는 미션이다.” _78쪽
1장 ‘출판사 취업 뽀개기부터 고인물이 되기까지’에서는 저자가 출판계에 입문한 10여 년 전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돌아본다. 인디자인 대신 쿽으로 책을 만들었던 경험, 여러 곳에서 면접을 보고 네 번의 퇴사와 이직을 거치면서 터득한 ‘오래 다닐 만한’ 출판사에 대한 이야기, 신입이 준비하면 좋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2장 ‘사수 없이도 책 만들기에 통달하는 법’에서는 출간 프로세스에 따라 북디자이너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팁을 제시한다. ‘본문 조판-수정-표지 디자인-감리’로 요약할 수 있는 북디자이너의 업무에서 각 단계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팁과 유의해야 할 점들을 제시한다.
3장 ‘출판사에서는 신간만 만드는 게 아니다’에서는 흔히 떠올리는 북디자이너의 업무(2장)를 넘어선 일들을 이야기한다. 중쇄요청서가 오면 수정하고, 오래된 책이라 파일이 없으면 파일을 만들어낸다. 더 많은 사람에게 가닿기 위해 광고 이미지와 굿즈를 디자인하는 것도 북디자이너의 일이다.
부록에는 디자인에 도움이 되는 책과 마감 전에 디자이너가 체크해야 할 리스트를 수록했다.
사수 없던 디자이너가 1n년 차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지금은 한자리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저자지만 뭘 아는지 모르는지조차 몰라 실수를 연발하던 시절도 있었다. ISBN 번호를 잘못 표기해 동료들이 물류창고로 총출동해 스티커 작업을 하게 만드는가 하면 표지에 저자명을 잘못 쓰기도 했다. 네 번 퇴사하고 네 번 이직하면서 악덕 출판사 사장님들도 만났다. 한 사장님은 퇴직금을 연봉의 13분의 1로 책정해놓고는 3개월에 나눠 지급하겠다고 했고, 어떤 사장님은 퇴사자의 이직에 훼방을 놓기도 했다. 자신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후배 디자이너들은 덜 겪기를 바라는 마음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판계지만 그럼에도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여전히 책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실무에 도움이 될 출판 용어, 종이와 후가공 종류, 참고 도서도 꾹꾹 눌러 담았다. 요컨대 사수 없는 디자이너들을 위한 안내서이자 1n년 차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눈물겨운 실화이다.
나도, 내 주변의 많은 이들도 스타 디자이너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후로 10년을 한자리에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책을 만들고 있다. 스타가 아니어도 다행히 한 사람으로서 제 몫을 다하며 누군가가 읽을 책을 만들고 있다. _72쪽
날마다 책을 읽는 당신에게
오늘도 책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날마다, 북디자인』은 출판계 종사자들에게는 서로를 이해하는 창구가 될 것이고, 예비·신입 북디자이너에게는 친절한 업무 가이드가 될 것이며, 독자에게는 지금 읽고 있는 책에 숨겨진 북디자이너의 노고를 일깨우는 책이 될 것이다. 북디자인은 보통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소통하여 얻는 결과물이지만 그 과정에서 항상 독자를 고려한다. 독자가 읽기 좋은 디자인, 독자가 이해하는 데 방해되지 않는 디자인, 독자가 집어들 만한 디자인 등 독자도 책을 만드는 과정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책 만드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연서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독자도 당당하게 수신인에 자리잡는다. 책을 사랑하여 오늘도 책을 집어들 이들에게 저자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건넨다. “여러분이 나의 새로운 동료”라고 외치며.
우리는 ‘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오늘도 내적 친밀감이라는 파도를 타고 있다. _1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