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왕국으로 떠나는 어드벤처 컬러링북!
출간과 동시에 세계 곳곳에서 번역되고 있는 독보적인 컬러링북
컬러링북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컬러링북이 실용서 분야의 독자적 장르로 자리잡았으며, 장르별·문양별로 나뉘어져 있는 수십 종의 컬러링북 목록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도 있다. 이 흐름은 최근에 한국으로 건너와 SNS를 타고 국내 2030 세대의 여성들에게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제 컬러링북은 단순히 책의 한 장르가 아니라, 남녀노소 즐기는 새로운 취미가 된 것이다.
밀리 마로타의 <나의 동물원>은 올해 8월에 영국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신작으로, 컬러링북의 인기를 반영하듯 첫 출간과 거의 동시에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번역 출간되어 단숨에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이 컬러링북이 담고 있는 소재는 자연계의 동물들이다. 서문에 밝혔듯 어린 시절부터 모든 동물과 식물에 대한 ‘강박’을 지녀왔다는 저자는 물고기, 새, 포유동물, 파충류, 무척추동물, 양서동물, 곤충에 이르는 다양한 동물들을 한데 모아놓았다. 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이 컬러링북 <나의 동물원>에 펼쳐져 있는 것이다. 아빠엄마를 따라 동물원에 가서 즐겁게 뛰놀던 기억, 뒤뜰에서 새나 곤충들을 관찰하곤 했던 어린 시절을 갖고 있는 어른들이라면, 이 책에 색을 칠하면서 평화로운 한때를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정교한 디테일이 주는 몰입의 시간
사람들이 컬러링북에 기대하는 것은 ‘안티-스트레스’ 효과일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달고 살아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컬러링북은, 색연필을 쥐고 종이에 색을 칠해가며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즐거운 ‘몰입’을 선물한다. <나의 동물원>은 이런 몰입의 시간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면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특징은 아주 세밀한 그림들에 있다. 색칠하다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불러오지 않을까 싶을 만큼 정교한 디테일로 그려진 동물들도 있다. 하지만 색칠에 뛰어들면 그런 불안은 금세 사라지고, 세밀한 무늬를 하나하나 채워가는 즐거움만 남게 된다. 실제 동물의 몸에서 볼 수 있는 기하학적 패턴과, 실제 동물의 몸엔 있을 법하지 않은 보타니컬 무늬들을 채워나가다보면, 어떻게든 마지막엔 아름다운 그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교한 디테일을 모두 색칠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과감하게 넘어가도 좋다. 그림 그대로가 좋다면 그림을 몽땅 원래 상태로 남겨두어도 좋고, 모험심이 생긴다면 손이 가는대로 아무렇게나 칠하는 쪽도 좋다. 심지어 저자는 독자의 손으로 그림에 다른 문양이나 새로운 그림을 더하는 방법도 권장하고 있다. 선택한 방법이 무엇이건 간에, 그것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밀리 마로타는 서문에서 미리 말한다. “이것만 기억해두시길. 여러분이 들고 있는 이 책은 저의 그림들로 시작할지 몰라도, 그림을 다 채우고 나면, 여러분이 완성한 책이 될 것이며 그것은 세상에 유일무이한 당신만의 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