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은 “내 사전엔 불가능이란 없다”고 말했다.
‘연인의 사전’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까?
미국에서 청소년소설 작가로 유명한 데이비드 리비선의 첫 성인소설 The Lover´s Dictionary가 <연인노트>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사전의 형식을 빌려 알파벳 순으로 단어를 제시하고 짧은 일화를 덧붙이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남녀가 만나고, 서로에게 빠져들고, 뜨겁게 사랑하고, 동거를 하기도 하고, 그러다 마음이 식고, 몰래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 같기도 하고, 질투하고, 결국은 헤어져야겠다 마음 먹었다가, 그러다가 다시 좋아지기도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과감하면서도 재치 있는 표현으로 기술하고 있다.
운명적으로 만나, 뜨겁게 빠져들고, 저릿하게 마음이 식는
사랑이라는 오븐의 A부터 Z까지
사랑, 참 낭만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단어. 동시에, 한없이 무섭고 두려운 것.
이 아름다운 불안의 대서사시.
거창하지만, 사실은 인간사의 가장 중요한 감정. 이 땅의 셀 수 없이 많은 모든 남녀, 그리고 그들의 셀 수 없는 감정들의 복잡미묘함. ????연인노트????는 그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 데이비드 리비선은 무작위로 뽑은 몇 가지 단어들을 알파벳 순서로 나열하고, 연인의 관계 속에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와 그 속의 감정들을 담아냈다.
이 책의 대부분은 그동안 데이비드 리비선이 주요 독자로 삼았던 십 대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른들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동거를 결심하거나, 임대료를 지불하는 문제, 상대의 작은 습관이나 버릇, 말다툼 등, 일상 속의 모습들을 하나씩 꺼내놓음으로써 서로를 좀 더 이해하는 마음을 갖도록 한다. 단어 하나하나에 딸린 에피소드들은 마치 우리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들을 듣고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하기도 한다. 독특하면서도 보편적인 ‘사랑’의 단편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국 독자의 마음에도 불을 당긴다.
표제어로 쓰인 영단어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일상 회화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사전을 찾아보아도 별표 하나 표시되어 있지 않을 만큼 원어민 사이에서도 사용빈도가 적다. 그래서 이 영단어들의 풀이는 개인적 비유적으로 변형된 것들이다. 먼저 글을 읽고 다시 거슬러 올라가 표제 단어를 본다면, 그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바를 이해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이제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라며 자신감에 찼다가도, 서로 다르게 살아온 상대방에 익숙해지기까지 설렘과 기쁨, 실망이라는 복잡한 이름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게 사랑인 듯합니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중이거나 아직 사랑할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이라면, 이 책을 통해 살아 있다는 감정과 깨어 있다는 느낌을 함께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_ 번역 후기 중에서
관계에 대해 생각도 하고, 영어공부도 되는 책. 이 책은 사랑 그리고 연인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