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부자일수록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유치원에서 20년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현직 원감이 2년간 기획하여 글을 쓰고, 초등학생인 딸이 그림을 그려 완성한 그림책 『기분아 어디 있니』가 출간됐습니다.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공부한 저자는 자아가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이 아침에 기분을 알 수 없는 공허한 상태일 때가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그림책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난 2년간 아이들에게 꾸준히 읽어주면서 반응을 살펴 그림책의 소재와 글, 그림을 거듭 수정하고, 아트디렉터 화란의 도움을 받아 완성하였습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아는 아이가 정신이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다양한 기분을 이해할 줄 아는 기분 부자가 되도록 도와 건강한 마음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하게 할 것입니다.
도대체 내 기분은 어디에?
이 그림책은 자신의 기분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습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동물과 나무, 꽃 등이 등장합니다. 주인공 이름은 ‘지안’입니다. 아침에 일어난 지안이는 기분이 없어진 것 같아 기분을 찾으러 여행을 떠납니다. 첫 번째로 상수리나무를 만납니다. “상수리나무야, 내 기분 봤니?”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상수리나무는 어디든 다니는 바람에게, 바람은 낙타에게, 낙타는 사자, 사자는 꽃, 꽃은 거북에게 물어보라고 권합니다. 결국 어디에서도 자신의 기분을 찾을 수 없어 지친 지안이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지안이는 편안한 자리에 앉아서 한숨을 내쉬다가 발견합니다. 기분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요.
‘내 기분은 내 거야,
내가 주인공이야.
내 마음에 따라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기분은 누구 거야?
저자는 이 그림책에 여러 가지 의미를 새겨두었습니다. 첫 번째 만난 상수리나무는 엄마를 의미합니다. 도토리를 키우느라 바쁜 엄마는 지안이의 기분을 찾아줄 겨를이 없습니다. 두 번째 바람은 자유롭지만 강인한 존재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강한 존재 앞에서 기분을 드러내지 않죠. 그래서 바람도 기분을 알 수가 없습니다. 시키는 일만 하는 낙타 역시 사람들의 짐을 옮기느라 늘 지쳐 있어 기분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권위의 상징인 사자가 남의 기분 따위를 알 리가 없죠. 자아도취에 빠진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만 무서운 것을 보아도 자신의 등 속으로 숨어버리는 거북 역시 타인의 기분을 알 수 없습니다. 이렇듯 기분은 타인에게서 찾을 수 없습니다. 기분은 자기 자신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기분은 오직 내 고유의 영역이며 엄마, 힘이 센 사람, 부지런한 사람, 권위가 있는 사람, 아름다운 사람, 지혜로운 사람, 그 어떤 사람에게서도 내 기분을 찾을 수 없으며 그들의 행동에 따라 좌우되지 말아야 합니다. (…) 기분의 눈금이 촘촘한 사람은 다른 이가 내 감정을 혼란스럽게 하여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습니다. 온전한 나로 살 수 있습니다. 오직 나만이 내 기분의 주인공입니다.”
기분의 눈금이 촘촘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그림책은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이야기를 열어두었습니다. 오랜 시간 아이들을 가르쳐온 현직 원감인 저자는 기분을 풍부하게 느끼고 이를 표현할 줄 아는 아이만이 행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뭘 좋아하고, 뭘 원하는지 알아야 행복도 느낄 수 있고, 꿈도 꿀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기분을 조절할 줄 알려면, 기분을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 기분에 충실할 때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풍부한 감정과 기분을 알고 이를 세분화해서 표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그래야만 온전한 성인으로 잘 자랄 수 있고, 오직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