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재를 의식하자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래퍼 스윙스의 첫 책, 『파워』 출간!
래퍼 스윙스를 이야기할 때 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Mnet의 서바이벌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이다. 2013년 <쇼미더머니2>의 지원자로 등장해 ‘괴물래퍼’라는 수식을 얻은 그는 2014년 <쇼미더머니3>에서 프로듀서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후 다른 뮤지션과 콜라보레이션, 콘서트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영역을 확대해온 그가 현역으로 입대할 계획을 밝히며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여러 활동을 잠시 마무리하는 의미로 청춘을 지나오며 틈틈이 써온 글들을 모은 책 『파워』를 펴냈다. 스윙스는 『파워』의 출간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입소해 국방의 의무를 다할 예정이다.
힙합 무대를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무대 위에 선 사람이 서로를(혹은 당신을) 잡아먹을 듯이 쏟아내는 랩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랩은 기본적으로 구어口語에 가깝다. 리듬에 맞춰 가사를 뱉어낼 때, ‘감정의 전달’ ‘가사의 전달’ ‘리듬감’ 등을 모두 잃지 말아야 한다. 무수히 쏟아내는 랩 가사 역시 그런 부분에 맞춰 쓰여 있다.
그의 글 역시 이런 리듬을 기반으로 문장을 풀어내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무대 위 마이크를 통해서가 아니라 종이 위 활자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는 하고 싶은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따라서 책을 읽다보면 흡사 노래를 듣듯이 또는 연설장에 선 누군가의 말을 듣듯이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책 속에는 그동안 방송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스윙스의 내밀한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방황했던 어린 시절, 나이든 부모님과의 에피소드 등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독립을 시작하고부터 겪은 우여곡절과 남과 여, 선과 악 등 대비되는 관념을 바라보는 시선, 사회전반을 바라보는 비판 섞인 시선도 보여준다. 어떤 글은 촌철살인처럼, 짧지만 강렬하게 다가오고 또 어떤 글은 천천히 길게 이어져 가슴속에 스며들 것이다.
운동화를 신고 힙합스트리트패션을 고수하던 그는 글에 있어서도 그러한 패션을 유지한다. 글을 쓴다고 해서 갑자기 정장을 입고 어깨에 힘을 주고 점잖게 굴며 목소리를 깔지 않는다. 그냥 평소대로 말하고 쏟아낸다. 그렇게 격식없이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는 언뜻 새로운 스타일의 글쓰기로 보이면서 글에 리듬을 주고 감정을 얹어 결국 그가 원하는 메시지가 독자의 마음에 아로새겨질 것이다.
또한 글의 마지막엔 스윙스만의 해석을 덧붙인 <Fly back>의 가사와 1시간 가까이 되는 곡인 <1000마디>의 가사를 덧붙여 빠른 비트로 인해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그의 가사를 읽어볼 수 있다.
모두들 힘을 내!
당신에게, 스윙스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
제목 『파워』는 그가 평소에 글을 쓸 때나 말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인 ‘힘’에서 따온 것이다. 책 속에서 역시 ‘힘!’ ‘힘내자’ 등의 표현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마침표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일종의 종결어미와 같은 ‘힘’은 스윙스 자신이 자신에게 힘을 주기 위해(혹은 받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언어가 결국 우리의 무의식을 건드리는 것처럼, 이 단어 역시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그 표현을 듣는 사람 역시 힘이 나게 하는 효과를 준다. 따라서 글을 읽다보면 우리는 ‘힘’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 기능에 매료된다.
따라서 『파워』는 빛과 태양처럼 긍정을 환기하는 단어이다. 온화하고 힘차다. 그리고 이 단어는 무대 위에서 어떤 래퍼보다 강한 힘을 발산하는 스윙스의 입을 통해서 더욱 탄력을 얻는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어두운 시절을 지나고 있고, 이런 때일수록 힘의 의미는 더욱 간절하게 다가온다. 톨스토이의 유명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누구나 각자의 복잡한 여러 사정으로 정도의 높낮이를 가늠할 수 없이 불행했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힙합신의 래퍼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진 스윙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 아픔과 후회를 가슴에 품고 나아가게 하는 힘, 지금은 허망해 보이는 단어 ‘희망’ ‘긍정’ 그리고 새로운 의미가 되는 ‘파워’가 당신에게 찾아올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 책 『파워』를 통해 많은 이들이 힘을 얻기를 바란다. 부디 모두들 힘내기를.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