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 지옥에서 꾸며진 책 『신학정치론』
- 원서명
- A BOOK FORGED IN HELL
- 저자
- 스티븐 내들러
- 역자
- 김호경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일
- 2014-07-07
- 사양
- 464쪽 | 142*210 | 양장
- ISBN
- 978-89-6735-122-9
- 분야
- 철학/심리/종교, 교양
- 정가
- 25,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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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스피노자가 주저 『윤리학』을 제쳐두고 집필한 『신학-정치론』은 1670년 1월 출간되자마자 전 유럽에 걸쳐 "지옥에서 꾸며진 책"이라고 불릴 만큼 불온하고 신성모독적이라는 맹렬한 비난에 시달렸다. 성경이 신의 말씀이 아닌 인간의 문학작품이며, 참된 신앙은 제도화된 종교와 상관이 없고, 종교가 근대국가의 통치에 관여해서는 안 되며, 민주주의가 가장 좋은 형태의 정부라는 그 책의 주장은 당시 유럽에서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자유의 기치가 가장 드높았던 네덜란드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전복적이고 급진적인 것이었다.
『신학-정치론』에서 스피노자가 주로 관심을 기울인 종교는 아브라함 전승(유대교와 기독교에서 이스라엘의 역사가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공유하는 기독교와 유대교다. 이런 종교의 전승은 근본적으로 조직화된 미신이라는 것이 스피노자의 설명이다. 종파로 나뉘어 조직화, 제도화된 종교는 제의 준수를 중시한다. 그 제도적 형식이 바로 종교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의를 따르도록 하는 종교는 참된 종교가 아니다.
스피노자에게 있어 참된 종교의 핵심은 사람이 만든 제의적 율법이 아니라 신성한 법에 복종하는 것이다. 신에 대한 지적인 인식은 신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질 것이며, 영원한 진리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렇게 신을 알고 행복을 깨닫는 과정은 심판하는 신 앞에 서 있는 느낌과는 판이하다. 스피노자에게 있어서 공포, 두려움, 신에 대한 경외심 등은 표상상의 관념을 통해 신을 타당하지 않게 인식한 결과일 뿐이다.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은 오히려 이러한 두려움을 제거하는 열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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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컬럼비아대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줄곧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등 17세기 철학자와 그들의 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스피노자의 삶과 사상을 주제로 한 충실한 글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스피노자 연구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에서 저자는 스피노자의 전기적 요소와 당대의 역사적 맥락을 결합해, 종교적으로 전복적이며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신학.정치론』의 주제를 철학적으로 분석한다.
주요 저서로 『철학자와 성직자 그리고 화가The Philosopher, the Priest, and the Painter』(2013), 『가능한 최선의 세계The Best of All Possible Worlds』(2010), 『렘브란트의 유대인Rembrandt’s Jews』(2003), 『에티카를 읽는다Spinoza’s Ethics: An Introduction』(2006, 2013년 번역 출간), 『스피노자 - 철학을 도발한 철학자Spinoza: A Life』(1999, 2011년 번역 출간) 등이 있으며, 『렘브란트의 유대인』으로 2004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최종심에 오른 바 있다.
현재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철학과 교수이자 유대학연구소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철학사 저널Journal of the History of Philosophy』의 편집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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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제1장 프롤로그
제2장 신학-정치적 문제
제3장 라스파위스
제4장 신과 예언자들
제5장 기적
제6장 성경
제7장 유대교, 기독교 그리고 참된 종교
제8장 신앙, 이성 그리고 국가
제9장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자유
제10장 맹공
자료에 대한 설명
약어 설명
주
참고문헌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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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가장 전복적인 철학자 스피노자,
가장 위험한 책 『신학-정치론』으로 중세와 근대를 가르다
◆ 스피노자의 전기적 요소와 역사적 배경을 결합해 종교적으로 전복적이며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신학-정치론』의 주제를 철학적으로 분석
◆ 『신학-정치론』에 담긴 스피노자의 성경 해석학과 정치철학을 국내 처음으로 두루 고찰해 소개하는 인문교양서
스피노자가 주저 『윤리학』을 제쳐두고 집필한 『신학-정치론』은 1670년 1월 출간되자마자 전 유럽에 걸쳐 ‘지옥에서 꾸며진 책a book forged in hell(이 책의 원서 제목)’이라고 불릴 만큼 불온하고 신성모독적이라는 맹렬한 비난에 시달렸다. 성경이 신의 말씀이 아닌 인간의 문학작품이며, 참된 신앙은 제도화된 종교와 상관이 없고, 종교가 근대국가의 통치에 관여해서는 안 되며, 민주주의가 가장 좋은 형태의 정부라는 그 책의 주장은 당시 유럽에서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자유의 기치가 가장 드높았던 네덜란드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전복적이고 급진적인 것이었다. 이미 국내에 스피노자 전기와 『윤리학』 해설서로 소개된 바 있는 스피노자 연구의 권위자 스티븐 내들러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철학과 교수가 『신학-정치론』이 제시하는 이 같은 혁명적 사상을 스피노자의 전기적 요소와 시대 상황을 교차시켜 하나하나 철학적으로 분석해 들어간다.
스피노자는 왜 『신학-정치론』을 쓰게 되었나
1665년 말, 스피노자가 이미 상당히 완성한 『윤리학』에 앞서 신학-정치적 문제로 관심을 급전환하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포르뷔르흐라는 조그만 시골 마을의 교회에서 벌어진 보수주의적 칼뱅주의자들과의 충돌을 가장 중대한 원인으로 꼽는다. 그 교회의 목사 후임 선정을 둘러싸고 진보적인 그룹과 정통파가 대립하는 가운데 정통파가 스피노자를 ‘무신론자이며 모든 종교를 조롱하는 자, 공화국에 해로운 요소’로 적대시했고, 이런 비난이 지역 사회에 널리 퍼진 것이다. 스피노자는 이에 괴로워했다. 그는 설교자들의 과도한 권력과 이기주의가 억압하는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자유를 옹호하는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자신을 무신론자라고 공격하는 일반인들의 비난에도 방어하는 목적을 갖는 글이 될 것이었다.
『신학-정치론』의 논의는 성경을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함으로써 교회의 지배가 미신적 교의에 신민이 복종한 결과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성경 해석학과, 시민을 서로 대립하게 만드는 조직화된 종교를 정치권력의 통제 아래 두는 세속적 민주정이 국가의 안녕을 보장할 것이라는 정치철학으로 나누어 살필 수 있다. 성경 해석학과 관련해, 스피노자는 전통적 신앙에서 신에게 인간의 특성을 투영한 신인동형론을 거부한다. 스피노자의 우주에서 신은 ‘자연’의 인과율적 원리이기에 초월적 입법자로서의 신이 내리는 신성한 보상과 징벌이라는 개념은 종파적 종교들이 강요하는 미신일 뿐이다. 정치철학의 관점에서는 종교를 통치에 이용하는 보수주의자들의 활동을 경계한다. 성경의 권위에 기대 시민사회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정당화하는 성직자들을 공격하는 것은 『신학-정치론』의 중요한 목적이다.
1670년 1월 익명으로 출간된 『신학-정치론』의 발행지는 암스테르담이 아니라 독일 함부르크, 발행인의 이름은 “헨리쿠스 퀸라트”였다. 당국의 감시를 따돌리기 위한 책략이었지만, 유럽 각지에서 불붙은 그 책과 저자를 향한 비난과 저주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스피노자가 주저 『윤리학』을 제쳐두고 집필한 『신학-정치론』은 1670년 1월 출간되자마자 전 유럽에 걸쳐 "지옥에서 꾸며진 책"이라고 불릴 만큼 불온하고 신성모독적이라는 맹렬한 비난에 시달렸다. 성경이 신의 말씀이 아닌 인간의 문학작품이며, 참된 신앙은 제도화된 종교와 상관이 없고, 종교가 근대국가의 통치에 관여해서는 안 되며, 민주주의가 가장 좋은 형태의 정부라는 그 책의 주장은 당시 유럽에서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자유의 기치가 가장 드높았던 네덜란드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전복적이고 급진적인 것이었다.
『신학-정치론』에서 스피노자가 주로 관심을 기울인 종교는 아브라함 전승(유대교와 기독교에서 이스라엘의 역사가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공유하는 기독교와 유대교다. 이런 종교의 전승은 근본적으로 조직화된 미신이라는 것이 스피노자의 설명이다. 종파로 나뉘어 조직화, 제도화된 종교는 제의 준수를 중시한다. 그 제도적 형식이 바로 종교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의를 따르도록 하는 종교는 참된 종교가 아니다.
스피노자에게 있어 참된 종교의 핵심은 사람이 만든 제의적 율법이 아니라 신성한 법에 복종하는 것이다. 신에 대한 지적인 인식은 신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질 것이며, 영원한 진리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렇게 신을 알고 행복을 깨닫는 과정은 심판하는 신 앞에 서 있는 느낌과는 판이하다. 스피노자에게 있어서 공포, 두려움, 신에 대한 경외심 등은 표상상의 관념을 통해 신을 타당하지 않게 인식한 결과일 뿐이다.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은 오히려 이러한 두려움을 제거하는 열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