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데뷔 소설에 주어지는 ‘아스펙테 문학상’ 수상
*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책’ 선정
에스토이 에나모라다 그라시아스, 주문을 외우세요.
마법 같은 사랑이 당신을 찾아갑니다.
사랑이라는 수수께끼가 직조해낸 기적을 풍부한 감성과 독특한 스타일로 그려낸 아름다운 소설!
사랑과 결혼의 본질을 모색하는 것은, 오래전 신화에서부터 셰익스피어의 작품 그리고 현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막론하고 오랜 세월 문학의 중요한 소재가 되어왔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독일 작가 마리아 세실리아 바르베타는 웨딩드레스를 모티프로 한 데뷔작 『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결혼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옷수선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실연의 아픔을 겪고 있는 옷수선집 아가씨 마리아나. 그녀에게 결혼을 앞둔 아날리아가 웨딩드레스 수선을 맡기면서 두 사람의 삶은 묘하게 얽히기 시작한다. 지극히 여성적이고 단순해 보이는 설정이지만, 작가는 수많은 상징과 일러스트, 사진, 그림 등을 텍스트 곳곳에 배치하여 대단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의식과 무의식,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이 아름답게 직조되어 있는 이 작품은, 언제나 풀기 힘든 문제인 ‘사랑’이라는 수수께끼의 본질을 함께 풀어보자고 독자들을 조용히 유혹한다.
작가 마리아 세실리아 바르베타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독일로 건너와 독일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작가다. 작가의 이러한 이력 때문인지 이 소설은 남미문학 특유의 환상소설의 서술 전통을 따르면서 독일어에 새로운 리듬감을 부여하여 “대단한 데뷔작”(<베를리너 차이퉁>)이라는 찬사를 얻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08년, 그해 독일어로 출간된 최고의 데뷔 소설에 주어지는 ‘아스펙테 문학상’을 수상했고, ‘올해 가장 아름다운 책’에 선정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진정한 사랑의 묘약을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소설
“제발 내 곁에 머물러줘요.” - 마리아나 날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옷수선집 ‘로스 밀라그로스’. 마리아나 날로는 고모 밀라그로스가 운영하는 이 가게에서 일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슴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품고 있지만, 그래서 자신을 조금은 과잉보호한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에게 작은 불만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마리아나는 그 나름으로 행복하고 평화로운 날들을 보낸다. 알록달록한 실들, 갖가지 천들, 수선해야 할 옷들…… 마리아나는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행복하다. 그러다 한 남자, 제라르도를 만난다. 마리아나는 그를 통해 죽음만이 갈라놓을 수 있는 영원한 사랑과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육체적 욕망에 충실한 제라르도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녀가 어딘지 부담스럽기만 하다. 어느 날 제라르도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고 마리아나에게 엽서 세 장만을 보낸 채 자취를 감춘다. 지독한 실연의 고통을 겪는 마리아나. 실연의 아픔과 제라르도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좌절된 결혼에 대한 상실감으로 그녀는 몸도 마음도 다친 상태다. 중국인 의사의 침 치료를 받기도 하고, 타로점을 보러 가기도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그녀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못한다.
“그 사람을 만나는 건, 지상에서 천국을 맛보는 기분이에요.” - 아날리아 모란
아날리아 모란은 숫자들의 완벽한 대칭과 균형을 사랑하는 수학 교사다. 그녀는 결혼식을 앞두고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최고급 실크 웨딩드레스를 수선하러 ‘로스 밀라그로스’를 찾는다. 그녀의 약혼자인 로베트토는 은행에 다니는 재원으로 어느 모로 보나 완벽한 신랑감이다. 그런 멋진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이제 결혼까지 앞두고 있는 아날리아는 지금 “지상에서 천국을 맛보는 기분”이다.
밀라그로스는 마리아나가 현실을 직시하고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웨딩드레스 수선을 마리아나에게 맡긴다. 마리아나는 아날리아의 신체 치수를 재고, 옷감을 고르고, 잡지를 뒤적이며 드레스 디자인을 스케치하면서 이 일에 몰두한다. 웨딩드레스를 수선하며 마리아나와 아날리아는 의견을 주고받고, 어느새 스스럼없이 가까워진다. 아날리아의 삶 속에 점점 빠져드는 마리아나. 어느 날 마리아나는 웨딩드레스 베일과 트레인에 사용할 흰색 천 샘플을 들고 아날리아의 집을 방문한다. 아날리아의 애인 사진이 궁금하지만, 그녀의 집 어디에도 그의 사진은 없다. 로베르토에 대한 마리아나의 궁금증이 조금씩 커져가던 어느 날, 아날리아가 깜빡 잊고 ‘로스 밀라그로스’에 가방을 두고 간다. 아날리아의 가방 속에서 우연히 편지 한 장을 발견하는 마리아나. 연인에 대한 찬사와 사랑으로 가득한 그 편지의 필체는, 놀랍게도 제라르도가 보낸 엽서의 필체와 똑같다.
로베르토는 대체 누구일까?
그리고 제라르도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 읽어야 하는, 종합예술의 완성도를 지닌 소설!
『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은 언뜻 단순해 보이는 내러티브에 아주 독특한 형식을 취하면서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사랑이란 어차피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며, 언제나 지독한 혼란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 소설은 매 장이 끝날 때마다 그림, 사진 그리고 텍스트 등을 덧붙여놓았다. 지도, 십자풀이, 잡지나 화보의 한 페이지, 성화, 만화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이 페이지들은 그 장의 내용, 혹은 앞으로 전개될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여러 은유와 상징, 언어유희, 시각적 이미지들을 다채롭게 활용하면서 소설 이상의 소설, 전혀 새로운 소설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곳곳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삽화, 소설의 한 대목, 그리고 이 소설의 영향을 받은 록그룹의 노래까지…… 19세기 작품 중 가장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이자 환상문학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쩌면 『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은 작가가 이 소설에 바치는 오마주인지도 모른다.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을 뭐가 좋아서 읽는담!” 이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문장이다. 작가 마리아 세실리아 바르베타 역시 독자들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은 따분하다고 생각하던 앨리스는 깜빡 잠에 빠져 토끼를 뒤쫓으며 판타지 여행을 시작한다. 『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 역시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을 뭐가 좋아서 읽느냐고”, 모든 감각을 열어놓고 이 환상적이고 마법 같은 책 속으로 빠져보라고.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작은 기적! _큐리어 빈
작가는 독자를 마법의 공간으로 이끌어 특별한 언어로 현혹한다. 혼란스러운 사랑의 결말에서도 그 마법은 풀리지 않는다. _브리짓
이 책은 읽기 쉬우면서도 지적인 독서의 즐거움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신조어의 사용과 새로운 서술 방식, 문장에 부여한 리듬감으로 독일문학을 윤택하게 했다. _도이칠란트풍크(독일 라디오방송)
이 작품은 미술작품이면서 텍스트 콜라주이고, 문화적 크로스오버의 실험작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소설. _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서 읽어야 하는 책. _뉴른베르거 차이퉁
바르베타의 강한 여성 캐릭터와 그녀들이 넌지시 풍기는 키치 미학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_보그
사진과 일러스트로 이 소설은 종합예술의 완성도를 지녔다.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가 언어적, 예술적 판타지를 독일문학에 불어넣었다. _한델스블라트
소소한 이야기 속에 대단한 문학적 잠재력이 숨어 있다. _쥐트도이처 차이퉁
성공적인 실험작이자, 대단히 매혹적인 작품. _포어베르츠
▶ 본문에서
“한계에 도달했을 때는 차라리 포기하는 것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야. 그냥 외면하거나 껑충 뛰어넘어버리는 거지.” _본문 p.111
대체 사람들은 그런 욕구를 어떻게 잠재우는가? 그 충동, 그 열망, 그 정염, 그 갈망, 그 열정을? (…) 사랑의 갈망을, 육체적 욕망과 충동을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잠재우는가? 그 관능, 그 충동, 그 쾌락을 어떻게 잠재우는가? _본문 p.134~135
“사랑은 한동안 누군가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고 인생의 절정을 맛보게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가면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듯 그런 감정들은 전부 사라져버린다는 걸 여자들은 왜 모르는 걸까. 일단 한번 식어버린 감정은 무슨 수를 써도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대체 왜 모르는 거냐고.” _본문 p.236
난 이런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단다. 아무리 절절한 사랑이라 해도 남자가 일단 자신이 목표했던 것을 얻고 나면 사랑이 식기 시작한다는 말. 그때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애인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다는 말. 아직도 불멸의 사랑을 하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여자들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사라진다는 말 말이야. 그러다 결국 남자는 어느 날 아침 떠나버리고 마는 거야. 심지어 대부분의 남자들은 왜 그러는지 설명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아. 사랑이 식었어, 이 한마디만 남겨놓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남자들은 원래부터 모든 것을 갖는 순간 허공으로 사라지는 존재들이거든. 젊은 남자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결국 버림받는 건 여자들이지. 그러다 결국 눈에서 안 보이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거고…… 남자들한테는 우리 여자들이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신기루가 되어 사라져버리는 거야…… _본문 p.276~277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사랑 때문이다. _본문 p.363
마리아 세실리아 바르베타 María Cecilia Barbetta
1972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한 후 1996년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금을 받아 독일 베를린으로 건너왔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2007년 베를린 예술아카데미로부터 알프레트 되블린 장학금을 받았다. 베를린 소설 콜로키움에서 운영하는 유망 작가를 위한 작업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녀는 독일어로 글을 쓰며, 2008년 첫 소설 『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 Änderungsschneiderei Los Milagros』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그해 독일어로 출간된 최고의 데뷔 소설에 주어지는 아스펙테 문학상을 수상했고,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책’ 후보에 올랐다.
옮긴이 강명순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향수』 『유리병 편지』 『사랑을 생각하다』 『사포』 『살인의 마을 탄뇌드』 『악마의 성경』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