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공주님이 내일의 당당한 여성이 될 수 있을까?
‘여성스러운 소녀’ 문화를 전방위로 탐사한 핫한 문화보고서
◆ 공주 판타지와 핑크빛, 섹시한 여자 아이돌로 가득한 소녀 문화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
◆ 현장의 육성과 전문가의 소견이 어우러진 부모들의 필독서
◆ 여성문제에 천착해온 저널리스트이자 한 딸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느낀 고민 그리고 대안
아름답고 섹시해 보이는 것이 핵심인 여자아이들의 문화는 아이들을 우울증, 섭식장애, 왜곡된 신체 이미지, 무모한 성적 행동 등으로 이끈다. 전형적이고 이상화된 여성의 신체를 잠깐 보는 것만으로도 여자아이들은 육체적으로나 학업 면에서 스스로를 낮게 평가한다. 여성문제를 주제로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이자 딸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는 이러한 소녀 문화의 현상을 낱낱이 파고든다. 업계 최대의 완구박람회, 유서 깊은 장난감 상점, 마일리 사이러스의 콘서트장, 4~6살짜리 아이들의 미인대회를 직접 방문해 취재하면서 역사가, 마케터, 심리학자, 신경과학자 그리고 당사자인 부모와 아이들을 면담해 각각의 심리와 이해관계를 파헤친다. 저자는 부모로서 느끼는 당혹감과 고민을 숨김없이 드러내보이면서도, 다양한 실례와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여성스러운 소녀girlie girl’ 문화에 맞서 딸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여자아이의 생활과 양육에 대한 문제로 20년 동안 글을 써온 저자가 임신을 한다. 딸을 낳으면 누구보다도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그녀가 막상 딸을 낳으면 어떡하나 겁을 집어먹는 의외의 상황이 펼쳐지면서 이 책은 시작한다. 결국 딸 데이지를 낳은 저자는 그간 여자아이를 둘러싼 몸매, 교육, 성취에 관한 복잡한 환경에 대해 자부심 있게 써왔던 것들을 실행해야 하는 때가 왔음을 알고 불안해하는 반면 데이지를 여자라는 제약 없이 자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잘 크는 듯했던 딸아이가 한순간 궤도를 수정하는 일이 생겼으니, 유치원에서 한 남자아이가 내뱉은 이 말 때문이었다. “여자가 무슨 기관차냐?” 유치원에 갈 즈음에 데이지가 가장 좋아했던 장난감이 바로 토마스 기관차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남자아이만 문제가 아니었다. 편의점 여직원은 저자의 딸아이에게 묻지도 않고 핑크색 풍선을 골라주지를 않나, 치과에서는 의사가 데이지를 공주님이라고 부르질 않나. 저자가 쌓아온 세계의 곳곳이 실은 균열투성이였던 것이다.
왜 성역할을 외모에 따라 정하려고 하는지, 공주에 열광하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진보의 상징이 될 수는 없는지를 고민하다가 저자는 결국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신데렐라는 뭐가 문제일까?’라는 제목으로 글을 기고한다. 그 글은 즉시 ‘최다 이메일 전송기사’ 목록에서 당시 뜨거운 이슈였던 중동 정세 관련 기사와 함께 독자의 열렬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그 반응은 제각각이어서, 그녀를 응원하는 쪽과 비난하는 쪽이 확연히 나뉜다. 그러나 여자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여성성에 대한 수많은 결정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내려지게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모들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아기용 바디수트를 파란색으로 고를 것인지 핑크색으로 고를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는 사실이 지극히 사소한 하나의 예다. 그리고 여자아이로 태어난 순간 아이는 지속적으로 핑크와 공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기 일쑤며, 결국엔 성적 대상화와 성 상품화에 노출된 지나치게 ‘여성스러운 여자아이girlie girl’로 길러지게 될 공산이 크다. 이 책은 이렇게 성장한 ‘여성스러운 소녀’의 문화를 전방위적으로 또한 비판적으로 이해해보려는 저자의 시도에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