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의 책』 존 코널리의
배꼽 잡는 아마겟돈!
평행우주인 지옥? 지옥문을 여는 입자가속기? 자동차광 악마?
최첨단 물리학과 판타지의 황당하고 유쾌한 결합
로알드 달과 해리 포터의 만남. _마이 셸프 컨페션
『더 게이트』는 베스트셀러 『잃어버린 것들의 책』과 ‘찰리 파커 시리즈’로 국내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작가 존 코널리의 코믹 판타지다. 동화를 재해석한 판타지, 잔혹한 스릴러에서 유감없이 재능을 발휘했던 존 코널리는 『더 게이트』에서 이론물리학과 지옥을 능청스럽게 연결하고 블랙유머와 풍자를 가미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핼러윈을 앞두고 이웃집 지하실에서 지옥문이 열리면서 열한 살 소년이 아마겟돈을 막고 결과적으로 인류와 지구, 우주를 구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책은 성인과 청소년 독자를 아우르며 폭넓게 사랑받았다.
2008년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가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가동을 시작했다. 이를 앞두고 실험의 여파로 소형 블랙홀이 생성돼 지구가 빨려들 거라는 우려가 전 세계 곳곳에서 제기됐다. 현대물리학의 최전선에서 이루어진 이 실험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 사이에서 종말론적 두려움을 자아냈던 것이다. 여기서 존 코널리는 엉뚱한 생각을 떠올렸다.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의 존재를 밝히기 위한 입자 충돌기 때문에 뜻밖에도 지옥문이 열린다면?
빅뱅으로 우주가 형성될 때 지옥도 같이 탄생했고, 입자 충돌기의 우연한 결과로 차원 사이에 틈이 생긴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더 게이트』는 과학과 종교라는 각각 증거와 믿음을 요구하는 전혀 다른 영역을 시침 뚝 떼고 하나로 뭉뚱그린다. 그리고 똑똑하지만 별난 꼬마 새뮤얼, 주인 못지않게 영리한 강아지 보즈웰, 자동차에 반하는 악마 너드 등 귀엽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내세워 어린 소년의 성장담을 그린다. 여기에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낸다. 평론가들은 『더 게이트』가 어린이책 작가인 매들렌 렝글(『시간의 주름』)의 놀라운 상상력과, 풍자가인 더글러스 애덤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테리 프래쳇(『멋진 징조』)의 위트를 모두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개성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아뿔싸, 핼러윈에 ‘정말’ 지옥문이 열렸다!
핼러윈 사흘 전, 영국의 소도시 비들컴.
열한 살 새뮤얼은 선생님 말씀대로 “진취적으로 행동해” 일찌감치 사탕을 얻으러 다닌다. 영리하고 겁 많은 강아지 보즈웰을 데리고서. 그리고 새뮤얼은 크롤리 애비뉴 666번지 문을 두드린다. 그때 몇 가지 우연들이 겹쳐 우주 최대의 참사를 초래하고 만다.
하나, 삶이 따분한 애버너시 부부와 그들의 친구 렌필드 부부는 재미 삼아 지하실에 모여 악마를 불러내는 주술을 시도한다.
둘,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에서 대형 강입자 충돌기가 가동되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셋, 집에 돌아가기 싫어 뭉그적거리던 새뮤얼은 지옥문이 열리고 애버너시 부인이 악마에 씌는 광경을 목격한다.
새뮤얼은 엄마에게도 알리고, 악마와 지옥에 관한 한 모르는 것이 없다는 신부님과도 상담하지만 어른들은 조금도 귀 기울여주지 않는다. 지옥문을 완전히 열고 대마왕을 영접할 준비를 맡은 애버너시 부인은 비밀을 아는 새뮤얼의 입을 막기 위해 밤마다 침대 밑 괴물, 형태 없는 어둠을 보낸다.
한편, 다섯 악마를 방해한 죄로 대마왕에게 밉보여 유배당한 악마 너드. 끝없는 잿빛 세상인 황무지 왕국에서 시종인 웜우드와 단둘이 지내던 너드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차원을 이동한다. 인간세계의 다채로움에 반한 너드는 이곳을 다스릴 생각에 부푼다.
지옥문은 점점 커져가고 그 틈으로 온갖 고약한 것들이 쏟아져나와 인간세계를 혼돈에 빠뜨린다. 하지만 인간들도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게다가 지옥불보다 화끈한 맥주와 다디단 젤리 등 신기한 물건들에 온통 정신이 팔린 악마들은 지상으로 나온 임무도 잊고 만다.
새뮤얼은 이제 단짝 친구들과 합심하고 우연한 기회에 서로 교감하게 된 너드의 도움으로 지옥문을 닫으러 나선다!
지옥에서 온 고약한 것들과 인간세계가 뒤섞여 빚어내는 좌충우돌 코믹 판타지
『더 게이트』는 최근 SF와 판타지에 빈번히 등장하는 다중우주, 평행우주 개념을 끌어와, 지옥도 여러 우주 중 하나일 뿐이라는 황당한(?)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우주의 형성 이래 인간들을 질투 어린 눈으로 지켜봐온 대마왕이 대형 강입자 충돌기의 에너지를 이용해 지옥문을 열려고 한다. 이렇듯 과학과 종교의 경계를 가뿐하게 허물어뜨리는 이 책은 성서에 묘사되는 아마겟돈의 광경을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다. 지옥에서 쏟아져나온 악마들은 막강한 능력으로 인간세계를 파괴하기는커녕 오히려 매료되고, 각개전투에서 인간들에게 밀리기까지 한다. 영국인들의 정원과 자기 그릇에 대한 유별난 애정 앞에선 악마도 상대가 되지 않는 모습은 포복절도할 정도다. 여기에 존 코널리는 고전소설처럼 미리 내용을 요약해 알려주는 장章 제목이나 각주 양식까지 활용해가며 재기발랄하게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웜홀, 평행우주, 아마겟돈 등 일상과는 거리감 있는 소재가 등장하지만 『더 게이트』는 한 소년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 아빠, 그 충격으로 우울해하는 엄마. 새뮤얼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낯설고 어른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해 불만을 느낀다. 천사에 대한 토론으로 신부님을 궁지에 몰아넣을 만큼 똑똑한 소년이지만 악마 너드와 우정을 나누고, 애버너시 부인이 보낸 (덜떨어진) 괴물을 설득해 돌려보내는 선량하고 순수한 마음씨를 간직한 소년이기도 하다. 그런 새뮤얼에게 아빠가 애지중지하는 자동차 애스턴 마틴은 행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상징한다. 하지만 전 우주를 위협하는 어마어마한 사건을 겪으며 비로소 소년은 자동차를 멋지게 떠나보낸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한 글자도 빠짐없이 마음에 들었다. 존 코널리는 스티븐 킹, 몬티 파이튼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화자를 창조해냈다. 산 자와 죽은 자들 사이에 골수팬들이 생겨나 속편을 내놓으라고 애걸할 것이다.
_이오인 콜퍼(소설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6』)
과학과 종교, 영국인의 라이프스타일, 공포소설을 속사포처럼 유쾌하게 빈정거린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맛깔나게 비비 꼬인. _리치먼드 타임스
찰리 파커가 나오는 스릴러를 기대했던 독자들은 뜻밖에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떠오르는 재기발랄하고 코믹한 장광설과 만나게 된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지은이 존 코널리 John Connolly
1968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트리니티 대학에서 영문학을, 더블린 시립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했다. 아이리시 타임스에서 5년간 프리랜서 기자로 일했으며 바텐더, 지방 공무원, 웨이터, 백화점 직원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1999년 첫 장편소설 『모든 죽은 것들』로 미국인이 아닌 작가로는 최초로 셰이머스 신인상을 수상했고, LA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연쇄살인범에게 아내와 딸을 잃은 전직 경찰관 찰리 파커가 등장하는 이 시리즈는 현재까지 열한 권이 출간되었으며 모두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찰리 파커 시리즈 외에도 스릴러 『배드 맨』, 중단편집 『언더베리의 마녀들』, 아마존과 타임스 베스트셀러 『잃어버린 것들의 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스릴러뿐만 아니라 스티븐 킹 유의 호러, 고전 동화를 새롭게 해석한 판타지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더 게이트』는 놀라운 상상력과 풍자 넘치는 유머로 세대를 초월해 폭넓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고, 뒷이야기인 『Hell’s Bells』가 출간되기도 했다. 현재 아일랜드 더블린과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를 오가며 살고 있다.
옮긴이 이나경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영문과 대학원에서 르네상스 로맨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 BK21사업단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피플 오브 더 북』 『피버 피치』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 읽기』 『샤이닝』 『불타버린 세계』 등이 있다.
▣ 발행일 | 2012년 10월 31일
▣ 쪽수 | 296쪽
▣ 판형 | 140×210mm
▣ 값 | 12,000원
▣ ISBN | 978-89-546-1956-1 03840
▣ 담당 | 홍지은 (031_955_8863/danasc@munh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