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의 색깔들 중세의 책과 사랑
- 원서명
- La Couleur de la melancolie -La frequentation des
- 저자
- 자클린 세르킬리니툴레
- 역자
- 김준현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12-10-22
- 사양
- 300쪽 | 137*218 | 신국판 변형 | 양장
- ISBN
- 978-89-546-1943-1
- 분야
- 문학이론, 엑스쿨투라
- 정가
- 16,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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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14세기 중세 프랑스의 문학과 감성을 주제로 한 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엑스쿨투라 총서 네번째 권으로 나온 자클린 세르킬리니툴레의 『멜랑콜리의 색깔들―중세의 책과 사랑』은, 자신을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로 칭하며 선조들보다 더 멀리 본다고 의기양양해하던 12~13세기와 달리, 화려했던 한때가 가고 스스로를 선대의 보잘것없는 후손이자 날 때부터 이미 늙어버린 아이라 여겼던 14세기를 다룬다. 중세 프랑스인들은 14세기를 어떻게 인식했고 어떻게 책을 대했는가? 저자는 이 시기가 모든 것이 다 이야기됐고 더는 새로울 게 없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던 "멜랑콜리의 시대"였음을 강조한다. 『장미 이야기』에서 비용의 『유언의 노래』에 이르는 시기, 프랑스어는 지위가 뚜렷해지고 라틴어와의 관계 속에서 제 위상을 명확히 하고자 노력한다. 여기저기 떠돌며 재능을 펼치던 유랑예인들이 궁정의 음유시인이 되는가 하면, 왕의 명을 받은 "학식 있는 자들"과 "작가들"에 의해 위대한 번역들의 시대가 열린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회의 분열과 왕위 계승 전쟁, 굶주림과 흑사병으로 흉흉하기 그지없던 한 시대와 그 무렵의 사람들이 택한 문화 전략들을 보여준다. 그와 더불어 14세기 사람들의 피난처이자 이상화된 거울이었던 책, 질서와 영속성과 보존을 약속하는 수단이었던 책의 공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자연스레 예시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일차 문헌들과 당대 사회정치 상황을 통해, 그간 두루뭉술하게 지칭되던 "중세" 안에서 14세기 고유의 특성을 끄집어낸다. 사랑의 궁정에서 슬픔이 기쁨이 되고 세상에 대한 멜랑콜리가 글쓰기에 대한 매혹으로 바뀌고 비로소 제 색깔을 찾기 시작하는 한 시대를 그려낸다.
하위징아가 중세의 가을을 보았던 곳에서 세르킬리니툴레는 묘지를 본다.
시인의 기억을 사라지지 않게 간직하고 있는 책이라는 무덤들을!
-블루먼펠드코진스키(피츠버그대학 중세 문학 교수)
책을 읽고 쓰고 간직하거나 건네받는 중세인의 이미지들은,
저자가 14세기의 근본적인 감성으로 강조한 "책에 대한 매혹"과
"책에 대한 사랑"을 잘 반영한다. 아울러 중세의 책들에서 길어올린
이 이미지들은 과거의 책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보는 눈만이 아니라 지성에도 얼마나 풍성한 매혹을 선사했는지
새삼 상기시킨다. 이들 책은 진정한 위안의 원천이었으며,
흑사병, 백년전쟁과 같은 끔찍한 불행으로부터 몸을 맡길 은신처였다.
-실비아 휴오트(케임브리지대학 중세 문학 교수)
이 책은 단순히 멜랑콜리의 해부로 그치는 것도 아니고,
14세기에 국한된 내용만 있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 문학사에서 이제껏 "사랑받지 못했던" 한 시기,
『장미 이야기』에서 장 몰리네와 장 르메르 드 벨주에 이르는
장구한 시기를 심도 있게 다룬 활기찬 시론이다.
-마이클 프리먼(프리스톨대학 중세 문학 교수)
멜랑콜리, 14세기 프랑스 문학의 고유한 색깔
프랑스의 중세학자 자클린 세르킬리니툴레는 "멜랑콜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중세, 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간과되곤 했던 14세기, 더 엄밀히는 1300년에서 1415년에 이르는 시기를 갖가지 층위에서 조망하며, 이 기간에 표출된 다양한 표명들과 그 결과들을 상세히 제시한다. 당대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14세기의 문학, 광채를 발하는 선구자의 세기이자 영광의 세기였던 12세기와 대비되는 불모의 겨울을 지배하는 고유의 색깔을 암시하는 것으로 시작해(), 라틴어에서 프랑스어로의 변화(), 프랑스어의 새로운 위상, 언어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주의(이상 )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여러 작가들 사이의 문학 교류와 은유 계통의 형성(), 독창성과 소재의 혁신, 기억과 책의 관계(이상 ?시인들의 소재?), 그리고 유럽을 아우르는 문인들 간의 교류() 등으로 논의의 폭을 확장시킨다. 물론 이 얇은 책에서 "멜랑콜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문학의 겨울", "위기감에 사로잡힌 한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한 시대가 겪었던 물질적 정치적 사상적인 불안과 위기에 대한 문학 차원의 모색과 반응" 등으로 "멜랑콜리"를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저자는 중세인의 눈에 비친 세상을 보여주면서 사회와 정치의 긴밀한 얽힘 속에서 멜랑콜리의 대기가 어떻게 아련한 향수와 책에 대한 사랑으로 옮겨가는지, 14세기 특유의 감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표출되는지 당시의 시(롱도, 레, 발라드 등), 산문, 편지 등을 제시해 풀어간다.
문학을 중심으로 한 색다른 중세 여행
일반인이 지닌 서구 중세의 이미지는 하위징아의 『중세의 가을』이나 부르크하르트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같은 고전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들 책에서 중세는 "몰락의 기운이 만연한 시기"이거나 "근대가 동터오는 시기"로 그려지곤 한다. 이들 책이 지닌 또다른 특징은 서구 중세를 주로 문화사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표상된 "중세의 가을"이나 "근대의 여명" 같은 이미지들은 종합적이라기보다 파편적인 성격을 띠게 되고, 그 시대상을 입체가 아닌 단면으로 유추하게 할 뿐 아니라 그 내적 체계를 추상화하는 단점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멜랑콜리의 색깔들―중세의 책과 사랑』은 라틴 문화가 지배하던 중세에서도 14세기에 렌즈를 고정하고 그 시기 프랑스 문학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지 상세히 해명하여 당대의 감각적 문화적 체계를 밝힌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저자가 진솔하게 밝히고 있듯이 "중세의 가을"로 고정된 이미지에 새로운 고찰을 도입하여, 유럽 대륙에서 위용을 자랑하던 라틴 문화가 어떤 격절과 변화를 겪는지, 그로부터 프랑스 문학이 어떻게 분기해 나오는지 세밀히 추적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중세의 풍경은 익숙하면서도 어딘지 낯선, 이채로움을 띤 풍경이다. 저자는 음유시인과 군주, 기사와 귀부인, 문학과 사랑과 책, 이런 존재와 사물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또 그것은 어떤 필연성을 지니고 있었는지 시적인 서술로써 그 양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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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지은이 자클린 세르킬리니툴레Jacqueline Cerquiglini-Toulet
1945년에 태어나 퐁트네오로즈Fontenay-aux-Roses의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했고, 프랑스, 미국, 스위스 등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스위스 제네바대학교의 중세 프랑스 문학 담당 교수로 있었고, 현재 파리 4대학(소르본)의 중세 프랑스 문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욤 드 마쇼와 14세기의 글쓰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크리스틴 드 피장의 『연인과 귀부인의 백 편의 발라드』, 기욤 드 마쇼의 『진실한 이야기』, 『사랑의 샘』 등의 작품에 대한 비평적 주석판을 간행하였다. 14~15세기를 중심으로 기욤 드 마쇼에서 프랑수아 비용에 이르는 중세 후기의 서정시와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과 연구서를 발표했으며, 중세 특유의 독서와 글쓰기, 중세 프랑스 문학사 및 선집의 문제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옮긴이 김준현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중세 프랑스 시에 대한 연구로 석사(『"유증시遺贈詩"의 제명에 대한 연구』) 및 박사학위(『프랑수아 비용의 "유언의 노래"에 대한 연구』)를 받았다. 중세 시학과 수사학, 중세 후기의 서정시, 근대 초기의 외국문학 수용사와 번역의 문제 등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이 있으며, 최근에는 보들레르, 베를렌, 아폴리네르 등의 프랑스 현대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려대, 덕성여대, 서울대 등에 출강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목 매달린 자의 노래―프랑수아 비용 연구』(2012)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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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어느 수도사의 눈에 읽힌…… 25
라틴어의 상실 31
계통의 탐구 46
"이미 이야기되었다는" 슬픔 92
시인들의 소재 133
시와 포도주와 정신의 벗들 209
한 세기의 지친, 늙은 아이들 222
한 세기에서 다른 세기로 - 14세기의 문학 및 역사 연표 233
참고문헌 237
후주 253
옮긴이의 말_중세 서구, 칩거와 성찰의 14세기 289
찾아보기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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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서구 중세에 관한 책으로 대개 역사서를 떠올리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이 책은 사건과 줄거리로 꾸며진 중세사 담론과 달리, 서구 중세의 문화적 감각적 정신적 체계를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둔 학술서다. 중세에서도 14세기, 그리고 프랑스 지역을 집중함으로써, 한 시대 한 지역의 특성을 탐구한다. 흑사병과 굶주림, 백년전쟁(왕위 계승 전쟁)과 교회의 대분열 등 어두운 사회정치적 상황에서 중세인들은 어떻게 자신의 문화를 가꾸었는가. 유랑예인(종글뢰르)들은 여러 도시의 제후국을 떠돌다 군주의 호의를 입어 음유시인(메네스트렐)이 되는가 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군주의 보호에서 벗어나 개인성을 드러내는 작가로서 성장하기에 이른다. 유럽을 장악했던 단일한 권위, 교회의 힘이 분산되고, 아버지의 언어 라틴어 대신 어머니의 언어인 모어 프랑스어에 대한 관심이 증대한다. 이러한 배경 아래 사랑의 궁정이 설립되고 다양한 은유를 기반으로 한 책의 우주가 창조된다.
14세기 중세 프랑스의 문학과 감성을 주제로 한 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엑스쿨투라 총서 네번째 권으로 나온 자클린 세르킬리니툴레의 『멜랑콜리의 색깔들―중세의 책과 사랑』은, 자신을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로 칭하며 선조들보다 더 멀리 본다고 의기양양해하던 12~13세기와 달리, 화려했던 한때가 가고 스스로를 선대의 보잘것없는 후손이자 날 때부터 이미 늙어버린 아이라 여겼던 14세기를 다룬다. 중세 프랑스인들은 14세기를 어떻게 인식했고 어떻게 책을 대했는가? 저자는 이 시기가 모든 것이 다 이야기됐고 더는 새로울 게 없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던 "멜랑콜리의 시대"였음을 강조한다. 『장미 이야기』에서 비용의 『유언의 노래』에 이르는 시기, 프랑스어는 지위가 뚜렷해지고 라틴어와의 관계 속에서 제 위상을 명확히 하고자 노력한다. 여기저기 떠돌며 재능을 펼치던 유랑예인들이 궁정의 음유시인이 되는가 하면, 왕의 명을 받은 "학식 있는 자들"과 "작가들"에 의해 위대한 번역들의 시대가 열린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회의 분열과 왕위 계승 전쟁, 굶주림과 흑사병으로 흉흉하기 그지없던 한 시대와 그 무렵의 사람들이 택한 문화 전략들을 보여준다. 그와 더불어 14세기 사람들의 피난처이자 이상화된 거울이었던 책, 질서와 영속성과 보존을 약속하는 수단이었던 책의 공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자연스레 예시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일차 문헌들과 당대 사회정치 상황을 통해, 그간 두루뭉술하게 지칭되던 "중세" 안에서 14세기 고유의 특성을 끄집어낸다. 사랑의 궁정에서 슬픔이 기쁨이 되고 세상에 대한 멜랑콜리가 글쓰기에 대한 매혹으로 바뀌고 비로소 제 색깔을 찾기 시작하는 한 시대를 그려낸다.
하위징아가 중세의 가을을 보았던 곳에서 세르킬리니툴레는 묘지를 본다.
시인의 기억을 사라지지 않게 간직하고 있는 책이라는 무덤들을!
-블루먼펠드코진스키(피츠버그대학 중세 문학 교수)
책을 읽고 쓰고 간직하거나 건네받는 중세인의 이미지들은,
저자가 14세기의 근본적인 감성으로 강조한 "책에 대한 매혹"과
"책에 대한 사랑"을 잘 반영한다. 아울러 중세의 책들에서 길어올린
이 이미지들은 과거의 책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보는 눈만이 아니라 지성에도 얼마나 풍성한 매혹을 선사했는지
새삼 상기시킨다. 이들 책은 진정한 위안의 원천이었으며,
흑사병, 백년전쟁과 같은 끔찍한 불행으로부터 몸을 맡길 은신처였다.
-실비아 휴오트(케임브리지대학 중세 문학 교수)
이 책은 단순히 멜랑콜리의 해부로 그치는 것도 아니고,
14세기에 국한된 내용만 있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 문학사에서 이제껏 "사랑받지 못했던" 한 시기,
『장미 이야기』에서 장 몰리네와 장 르메르 드 벨주에 이르는
장구한 시기를 심도 있게 다룬 활기찬 시론이다.
-마이클 프리먼(프리스톨대학 중세 문학 교수)
멜랑콜리, 14세기 프랑스 문학의 고유한 색깔
프랑스의 중세학자 자클린 세르킬리니툴레는 "멜랑콜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중세, 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간과되곤 했던 14세기, 더 엄밀히는 1300년에서 1415년에 이르는 시기를 갖가지 층위에서 조망하며, 이 기간에 표출된 다양한 표명들과 그 결과들을 상세히 제시한다. 당대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14세기의 문학, 광채를 발하는 선구자의 세기이자 영광의 세기였던 12세기와 대비되는 불모의 겨울을 지배하는 고유의 색깔을 암시하는 것으로 시작해(<어느 수도사의 눈에 읽힌……>), 라틴어에서 프랑스어로의 변화(<라틴어의 상실>), 프랑스어의 새로운 위상, 언어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주의(이상 <계통의 탐구>)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여러 작가들 사이의 문학 교류와 은유 계통의 형성(<"이미 이야기되었다는" 슬픔>), 독창성과 소재의 혁신, 기억과 책의 관계(이상 ?시인들의 소재?), 그리고 유럽을 아우르는 문인들 간의 교류(<시와 포도주와 정신의 벗들>) 등으로 논의의 폭을 확장시킨다. 물론 이 얇은 책에서 "멜랑콜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문학의 겨울", "위기감에 사로잡힌 한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한 시대가 겪었던 물질적 정치적 사상적인 불안과 위기에 대한 문학 차원의 모색과 반응" 등으로 "멜랑콜리"를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저자는 중세인의 눈에 비친 세상을 보여주면서 사회와 정치의 긴밀한 얽힘 속에서 멜랑콜리의 대기가 어떻게 아련한 향수와 책에 대한 사랑으로 옮겨가는지, 14세기 특유의 감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표출되는지 당시의 시(롱도, 레, 발라드 등), 산문, 편지 등을 제시해 풀어간다.
문학을 중심으로 한 색다른 중세 여행
일반인이 지닌 서구 중세의 이미지는 하위징아의 『중세의 가을』이나 부르크하르트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같은 고전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들 책에서 중세는 "몰락의 기운이 만연한 시기"이거나 "근대가 동터오는 시기"로 그려지곤 한다. 이들 책이 지닌 또다른 특징은 서구 중세를 주로 문화사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표상된 "중세의 가을"이나 "근대의 여명" 같은 이미지들은 종합적이라기보다 파편적인 성격을 띠게 되고, 그 시대상을 입체가 아닌 단면으로 유추하게 할 뿐 아니라 그 내적 체계를 추상화하는 단점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멜랑콜리의 색깔들―중세의 책과 사랑』은 라틴 문화가 지배하던 중세에서도 14세기에 렌즈를 고정하고 그 시기 프랑스 문학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지 상세히 해명하여 당대의 감각적 문화적 체계를 밝힌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저자가 진솔하게 밝히고 있듯이 "중세의 가을"로 고정된 이미지에 새로운 고찰을 도입하여, 유럽 대륙에서 위용을 자랑하던 라틴 문화가 어떤 격절과 변화를 겪는지, 그로부터 프랑스 문학이 어떻게 분기해 나오는지 세밀히 추적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중세의 풍경은 익숙하면서도 어딘지 낯선, 이채로움을 띤 풍경이다. 저자는 음유시인과 군주, 기사와 귀부인, 문학과 사랑과 책, 이런 존재와 사물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또 그것은 어떤 필연성을 지니고 있었는지 시적인 서술로써 그 양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