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전 2
- 원서명
- 水滸傳
- 저자
- 시내암
- 역자
- 방영학, 송도진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일
- 2012-10-22
- 사양
- 320쪽 내외 | 신국판 변형 | 무선
- ISBN
- 978-89-6735-020-8
- 분야
- 장편소설, 고전
- 정가
- 13,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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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모든 민중 반란은 지극히 소박한 동기에서 출발한다. 반란 주동자들은 아무런 의미 없이
죽기를 거부한 이들이며, 최소한의 삶을 폭력으로 실현하고자 한 이들이다. 『수호전』이
그려낸 세계 또한 그러한 "위기의 시대"에 대한 문학적 반작용이며 그 최초의 일갈이
입에서 입을 거치고 붓에서 붓을 돌아 디테일이 보강된 장대한 서사시다. 그 작품이
당대의 현실을 얼마나 잘 묘사하고 진정성 있게 토로했는가의 문제는 『수호전』이
순환하는 역사 속에서 후대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다.
우악스러우면서 섬세한 노지심, 독하고도 날렵한 임충, 인간이 아니라 신장神將 같은 무송,
천진난만하면서도 잔혹한 이규, 그리고 반금련과 왕노파 등 이런 인물들이 일으키는
생동감 넘치는 사건이 『수호전』을 읽는 재미다. 그런데 국내에 번역된 기존의
『수호전』에서는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없다. 내용이 지나치게 평탄하고 중요한 부분을
아주 많이 빼거나 생략했고, 원전에는 인물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옷차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상세히 묘사되었지만 이것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고, 상황 묘사 또한 생략하거나
얼버무리는 때가 많았다. 이번 『수호전』에서는 생동감 있는 표현과 세밀한 부분의
묘사들도 빠짐없이 번역함으로써 원전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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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원말명초의 문인으로 『수호전水滸傳』을 썼다. 『수호전』의 저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과 논란이 있으나, 현재 중국 학계는 시내암이 지은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소주蘇州 사람이며 이름은 자안子安이고 내암耐庵은 자字다. 항해 무역을 하던 집안의 자제로 태어났다. 수재秀才와 거인擧人에 급제해 원나라 대도에서 열린 회시會試에 참가했으나 낙방했다. 나중에 추천을 통해 『수호전』의 무대인 산동성 운성?城에서 훈도訓導가 되었다. 그는 재임하며 양산박 부근에서 송강 등 영웅들과 관련된 사적을 두루 조사했으며 현지 풍토와 인심을 고찰했다. 전당에서 관직을 지내면서 현지 권력자와 맞지 않아 임기를 마치기 전에 고향 소주로 돌아왔다. 원말 정치적 혼란기에 장사성張士誠이 소주를 점거했을 때 막료로 들어갔으나 오래지 않아 그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훈장 노릇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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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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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시경詩經』에 “나라 안의 모든 땅이 왕의 것이고, 땅끝 물가까지 백성은 모두 왕의 신하다率土之濱 莫非王臣”라는 구절이 있는데, 옛 중국인의 전통적 지리 관념에 따르면 육지는 사각형이고 하늘은 둥근 것이었다. 그 사각형 땅끝에 물이 있으니 ‘수호水滸’는 바로 ‘영토 밖의 물을 나타낸다率土之外.’ 다시 말해 왕의 통제를 벗어난 백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전傳’은 개인이나 집단의 일을 기록한 것이니 백성들의 일을 기록한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수호전』은 왕의 통제 바깥에 있는 수호에 사는 백성들의 이야기다.
『수호전』에는 108명의 호한好漢이 등장한다. 글항아리 판에선 이것을 사내대장부로 표현했다. 사전에 따르면 용감하고 강하며 담력이 있는 남자라는 뜻이다. 흔히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수호전』에서는 다른 의미도 있다. 『수호전』 제27회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무송과 장청 두 사람이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강호에서 호한들이 하는 일이란 바로 살인·방화하는 일이었다.” 이 내용대로라면 살인·방화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야 비로소 ‘호한’이라는 것이다. 인간 됨됨이도 바닥이고 무예도 높지 않으며 그야말로 나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없는 악인이 호한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수호전』에서 호한은 무예가 높고 낮음, 인품의 고저, 백성을 위해 악인을 제거하거나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건 말건 그런 표준과는 다른 잣대를 쓰고 있다. 호한의 표준은 바로 감히 사람을 죽이느냐 마느냐, 사람을 죽인 적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역자들은 번역하는 동안 내내 호한을 어떻게 옮겨야 할지를 고민했지만 적당한 우리말을 찾지 못하고 많은 부분에서 사내대장부로 옮기거나 호한을 음역하는 방식으로 문맥에 따라 처리했다.
『수호전』의 내용은 지극히 모순되고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주요 내용은 상층부의 부패와 잔혹성에 반발하는 호걸들의 반항이 아닐까 한다. 제도권에 대한 그들의 용감무쌍한 반항이 민중의 갈채를 받았고 호걸들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선명한 캐릭터와 그 다양성이 『수호전』의 내적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사대기서의 ‘기奇’자는 내용과 예술적인 측면에서 참신함을 가리키며 동시에 창조적 업적을 포함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번역된 『수호전』의 여러 판본에서는 원전이 갖는 기이奇異와 신기新奇를 거의 느낄 수 없다.
이것은 인물이나 풍경, 사건에 대한 세세한 묘사를 생략하고 스토리 위주로 읽기 쉽게만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역자들은 『수호전』이 본연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번 글항아리 판 『수호전』은 원전 그대로 되살린다는 취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악스러우면서 섬세한 노지심, 독하고도 날렵한 임충, 인간이 아니라 신장 같은 무송, 천진난만하면서 잔혹한 이규, 그리고 반금련과 왕노파 등 이런 인물들이 일으키는 생동감 넘치는 사건이 『수호전』을 읽는 재미다. 그런데 국내에 번역된 『수호전』에서는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번역이든 평역이든 내용이 지나치게 평탄하고 중요한 부분을 아주 많이 빼거나 생략했다. 더욱 아쉬웠던 점은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원전에는 생김새뿐만 아니라 옷차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상세히 묘사되었지만 국내에 소개된 책들에서는 이것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고, 상황 묘사 또한 생략하거나 얼버무리는 것을 많이 발견했다. 이에 역자들은 원전의 생동감 있는 표현과 세밀한 부분의 묘사들도 빠짐없이 번역함으로써 원전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또한 어려운 한자 용어나 고유명사들은 ‘주석’을 통해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간략하게 설명했다. 특히 팔고문으로 작성한 서문과 송사강목, 김성탄의 문학관을 담은 독오재자서법, 김성탄의 문학사상을 담은 서문은 이 책을 번역하면서 가장 큰 성과인 동시에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또한 다른 한국 번역작품들이 놓친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 특히 국내 어느『수호전』 판본에서도 번역되지 않은 ‘삽시호 뇌횡이 목에 찬 칼로 백수영을 죽이다’ 같은 제궁조에 관한 문장을 번역했다는 점은 특장점이다. 그리고 본문에 대략 700~800개에 이르는 주석을 달아 다른 책들과 차별성을 두었다. 역자들은 “비록 번역작품이지만 창작에 못지않은 심혈을 기울였다”고 역자서문에 밝혔다.
모든 민중 반란은 지극히 소박한 동기에서 출발한다. 반란 주동자들은 아무런 의미 없이
죽기를 거부한 이들이며, 최소한의 삶을 폭력으로 실현하고자 한 이들이다. 『수호전』이
그려낸 세계 또한 그러한 "위기의 시대"에 대한 문학적 반작용이며 그 최초의 일갈이
입에서 입을 거치고 붓에서 붓을 돌아 디테일이 보강된 장대한 서사시다. 그 작품이
당대의 현실을 얼마나 잘 묘사하고 진정성 있게 토로했는가의 문제는 『수호전』이
순환하는 역사 속에서 후대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다.
우악스러우면서 섬세한 노지심, 독하고도 날렵한 임충, 인간이 아니라 신장神將 같은 무송,
천진난만하면서도 잔혹한 이규, 그리고 반금련과 왕노파 등 이런 인물들이 일으키는
생동감 넘치는 사건이 『수호전』을 읽는 재미다. 그런데 국내에 번역된 기존의
『수호전』에서는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없다. 내용이 지나치게 평탄하고 중요한 부분을
아주 많이 빼거나 생략했고, 원전에는 인물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옷차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상세히 묘사되었지만 이것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고, 상황 묘사 또한 생략하거나
얼버무리는 때가 많았다. 이번 『수호전』에서는 생동감 있는 표현과 세밀한 부분의
묘사들도 빠짐없이 번역함으로써 원전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