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어 떻 게 가 르 칠 것 인 가 ?
5세에서 18세까지 자녀의 나이에 따른 체계적 금융교육 가이드
자녀에게 용돈은 얼마나 주어야 할까? 좋아하는 것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축하고 소비하는 법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벌써부터 투자하는 방법이나 돈 버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될까? 내 아이의 금융 발달 수준은 얼마나 될까?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고민이다. 금융교육의 중요성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성교육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려움을 느낀다. 게다가 돈을 둘러싼 금융 환경은 어른도 좇아가기 힘들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복잡해지고 있다. 과연 내 아이에게 돈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공짜 용돈은 없다 - 용돈을 금융교육의 수단으로 삼아라
금융교육 전문가인 졸린 고드프리가 쓴 『공짜 용돈은 없다』(이콘)는 이 질문에 해답을 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다섯 살에서 열여덟 살 사이의 아이들이 돈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들을 설명하고 있다. 아이들이 습득해야 할 금융 습관을 꾸준한 저축, 현명한 소비, 지출 기록의 생활화, 예산에 따르는 생활, 투자, 사업가 정신, 신용의 관리, 기부 등 10가지로 나누어서 나이에 맞게 단계적 학습법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교육의 목표는 아이가 저축을 습관화하고, 현명하게 돈을 쓰고, 스스로 돈을 벌고, 지혜롭게 돈을 관리하고, 사회를 위해 보람된 일에 기부하는, 균형 잡힌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모든 용돈을 3등분해서 쓸 돈, 저축할 돈, 기부할 돈으로 나누도록 조언한다. 무엇보다도 용돈은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돈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먼저 가족 전체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용돈을 그 가치관을 심어주는 도구로 사용하되,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용돈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꿈과 비전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법, 돈과 관련된 현실의 제약을 인정하고 극복하는 법, 자선의 본능을 일깨워주고 기부를 생활화하는 방법 들이 저자가 교육 현장에서 경험한 사례와 교훈들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진다. 또한 여자아이이기에 겪어야 할 경제적 문제들(7장), 부자 아이에게 더욱 필요한 금융교육(8장), 기부와 자선 활동을 위한 금융교육(9장),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캥거루족의 문제, 즉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문제(10장) 등도 다루고 있다.
내 아이의 경제적 자립, 부모에게 달려 있다
금융교육은 단순히 돈에 대한 교육이 아니다. 훌륭한 아이를 키우기 위한 교육이다. 스스로를 책임질 줄 알고, 가정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먼저 배워야 한다. 부모가 경제적 가치관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한다면 아이들도 힘들어 할 것이고, 명확한 가치관을 가지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들도 그렇게 자랄 것이다. 자녀가 경제적으로 성숙한, 독립적이고 완전한 어른으로 자라는 것은 바로 부모에게 달려 있다. 『공짜 용돈은 없다』는 그런 부모가 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책 속으로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자각하도록 일깨워주는 것은 위생에 대해 철저하게 가르쳐주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매일 이를 닦습니다. 날마다 반복하는 단순한 습관이니까, 자연스러운 일이죠. 우리는 아주 어렸을 때 이 닦는 법을 배웠습니다. 참 신기하죠? 처음에는 서투르고 어색했지만 매일 아침저녁으로 반복하면서 잘 배울 수 있었어요. 우리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치과의사 앞에서 입을 벌리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겁니다. 금융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27쪽)
“용돈을 받으면 너는 여섯 가지 일을 해야 한단다. 돈을 세고, 돈을 저축하고, 돈을 소비하고, 돈을 벌고, 돈을 불리고, 돈을 기부하는 것이다.” (90쪽)
자신이 갖고 있는 열정을 금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법을 아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라. 그래야 자라면서 꾸었던 큰 꿈을 열심히 추구하게 되고, 그럴수록 용기를 얻어 원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137쪽)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도록 도와준다면 자신감과 자존감을 발달시키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 세계의 흐름에 자신도 한몫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살면서 결정해야 할 수많은 선택사항에 대해 더욱 신중해진다. (185쪽)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은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실수도 해보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아이가 실수했을 때. “네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라고 물어보지 말고, “실수를 통해 무엇을 배웠느냐?”라고 질문하라. (213쪽)
여자아이들이 경제적 자유를 경험하려면 정책 결정, 재정 투자, 교육, 그리고 개인의 행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우리는 여자아이들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았고, 천연자원에 투자하는 것만큼의 금액도 이들에게 투자하지 않는 문화에서 자랐다. (253쪽)
부모가 능력 있다고 해서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끝없이 채워주지 말라.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많다면 그만큼 해서는 안 되는 것도 많다. (281쪽)
자선 행위는 대중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적절한 교정 수단이 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선 행위를 하도록 격려해주라. 가치관, 목적의식 등이 발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위대한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아이들은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어른으로 자라게 마련이다. (295쪽)
당신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에 마음 쓰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말하는데, 당신은 이제 아이에게 이기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언제까지나 아이의 응석을 받아주며 헌신적인 부모로 남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기적이 되는 것은 완전한 어른이 되기를 두려워하는 ‘성인 아동’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애정이 담긴 행위일 것이다. (3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