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
- 원서명
- Au bonheur des ogres
- 저자
- 다니엘 페낙
- 역자
- 김운비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6-06-30
- 사양
- 384쪽 | 128*188 | 사륙판 | 양장
- ISBN
- 89-546-0162-6 03860
- 분야
- 장편소설
- 정가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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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프랑스에서만 매 편당 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갈리마르 출판사의 최고 인기 시리즈, 18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말로센 시리즈" 그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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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다니엘 페낙Daniel Pennac
1944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났다.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베트남, 프랑스로 옮겨 살았고, 1970년 파리 근교 중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후 파리의 빈민촌 벨빌에 정착했다. 말로센 가족의 이야기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1985), 『기병총 요정』(1987), 『산문 파는 소녀』(1989), 『말로센 말로센』(1995), 『정열의 열매들』(1999)을 잇달아 펴내며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기 작가가 되었다. "말로센 시리즈"는 프랑스에서만 매 편당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갈리마르 출판사의 최고 인기 시리즈로, 18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동화, 모험소설, 가족소설, 추리소설을 기발하게 섞고 변형시켜 예측 불허의 한바탕 인간희극을 펼쳐 보이는 "말로센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에서 독자들은 『산문 파는 소녀』『말로센 말로센』『정열의 열매들』에서 풀지 못한 이 사랑스러운 괴짜 가족의 비밀을 확인할 수 있다. 다니엘 페낙의 다른 작품으로는 『마법의 숙제』『독재자와 해먹』이 있다.
옮긴이 김운비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7대학에서 현대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편 소설 『청동입술』을 썼으며, 『정열의 열매들』『아름다움을 훔치다』『페기 수와 유령들』『천국 같은』『너 어디 있니?』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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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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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프랑스에서만 매 편당 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갈리마르 출판사의 최고 인기 시리즈, 18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말로센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가 드디어 한국독자에게 선보인다. 백화점 연쇄폭발사건을 둘러싼 화약 냄새 나는 음모, 여기에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작가의 유머러스한 입담이 어우러져 슬랩스틱처럼 쾌활하게 진행되는 이 독특한 추리소설은 다니엘 페낙이 대중성과 문학성을 두루 인정받는 프랑스 최고의 인기작가가 된 까닭을 보여주기에 무리가 없는 작품이다.
“자, 끝까지 읽어봐. 내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
주인공 뱅자맹 말로센은 백화점 품질관리원으로 일하지만 그의 진짜 직업은 불량품에 항의해오는 고객들에게 최대한 비굴하고 가련한 모습을 보이며 용서를 구하는 ‘희생양’. 그에게는 책임감 없는 엄마가 버려두고 간, 아버지가 다른 동생들이 넷이나 있다.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하고 늘 사랑에 허우적거리는 루나, 점성술에 빠져 있으며 오빠가 들려주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을 정자세로 속기하는 테레즈, 똘똘이 스머프의 시니컬 버전 제레미, 밤마다 식인귀 꿈을 꾸는 귀여운 막내 프티 등 말로센 가족의 면면은 범상치 않다.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라는 제목은, 19세기에 백화점이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의 세태를 그린 에밀 졸라의 소설 『귀부인들의 행복을 위하여』에서 따왔다. 이 이야기의 무대도 백화점. 크리스마스 전날을 시작으로 뱅자맹이 일하는 백화점에서 연쇄폭발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사건 현장에서는 어김없이 뱅자맹의 모습이 잡히고, 동생들 역시 사건에 얽히게 된다. 임신한 루나가 세번째 폭발의 희생자인 낙태반대론자 교수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점성술에 능한 테레즈는 네번째 폭발의 시각과 장소를 정확히 예견한다. 제레미는 사제 폭탄으로 학교에 불을 내더니, 클라라의 가방에서는 사건의 열쇠가 되는 사진이 발견되고, 심지어 뱅자맹의 개 쥘리우스까지 사건 현장에서 신경발작을 일으킨다. 말로센 가족은 경찰의 의심을 받게 되지만, 결정적 증거를 포착하지 못하는 경찰의 수사는 오리무중. 그러던 중 백화점에서 해고된 뱅자맹은 전철에서 우연히 만난 귀뚜라미 머리 노인에게서 폭발사건의 실마리를 듣게 되는데……
포복절도하도록 웃기고 신랄하다! 초현실적인 현실의 거대한 콜라주
스타카토처럼 톡톡 튀는 경쾌한 문장, 늘 속엣말로 지껄이는 주인공 뱅자맹의 매력, 유머와 추리 두 요소를 버무려 독특한 맛을 내는 다니엘 페낙 표 추리소설. 페낙의 책은 한번 손에 들면 실망할 일이 없다. 포복절도하도록 웃기고 신랄하며 초현실주의적인, 그러나 현실과 딱 들어맞는 이야기인 까닭이다.
거대한 콜라주 같은 이 이야기는 우리가 찾아 읽어야 할 흥미로운 사회 . 정치적 풍자의 요소를 품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작품 전반에 걸쳐 프티의 꿈으로 변주되어 나타나는 ‘새빨간 입술을 가진 식인귀’의 이미지다. 1980년대 당시 다니엘 페낙에게 고착된 이 악인의 이미지는 당시 사회상에 대한 페낙의 입장표명으로 볼 수도 있다. 당시 미테랑 사회당 정부는 증가하는 실업률과 재정적자, 이민자 문제에서 헤어나지 못해 르펜이 이끄는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지지자들은 급속히 늘어나게 된다. 르펜은 “이민자들이 우리를 파산시킬 것이며, 우리를 점령하고 쓸어내버려 우리의 아내와 아들들과 동침할 것이다!” 같은 선정적 문구를 거침없이 내뱉었던 인종차별주의자이지만, 장기 실업으로 위축되어 있던 프랑스인들과 일부 보수주의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결국 십 퍼센트가 넘는 프랑스인들이 그의 추종자가 되는 등 극우파의 기승은 멈추지 않았고 사회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이런 분위기는 현재까지 계속되어 ‘톨레랑스(관용)’의 프랑스는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사회적 상황에서 다니엘 페낙은 추리소설과 익살극, 가족소설이 혼합된 ‘말로센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작가가 소설적 배경으로 택한 것이 파리의 대표적 이민자 밀집 지역인 벨빌(Belle Ville)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페낙은 어렸을 때 군인 아버지를 따라서 모로코, 지부티, 베트남 등지의 전(前) 프랑스 식민지에 살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어린 페낙은 식민지 삶에서 반식민주의자로 성장하게 되었다. 벨빌은 페낙이 유년시절을 보낸 과거 식민지의 축소판이다. 벨빌은 아랍인뿐 아니라 베트남인, 중국인, 터키인 등 아시아계 인종과 북아프리카계 인종이 섞여 사는 독특한 지역이다. 페낙에게는 그들의 피부색이나 향신료 냄새, 언어와 노랫가락이 낯설지 않았다. 마음속 고향의 냄새를 맡은 그는 벨빌에 정착했고 자신의 문학작품에 등장할 인물들의 고향을 발견한 것이다.
이런 연유로 르펜이 가장 척결하고 싶어하는 곳을 무대로 일어나는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 속의 범죄는 안타까울 정도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 안에는 이민자들과 동성애자, 노인 등 소외 계층을 보듬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존재한다. 아버지가 각기 다른 오누이들이 인종과 취향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한 ‘부족’처럼 살아가는 ‘공존’의 소설, 익살과 사랑으로 배타적 범죄를 소멸시키는 소설, 그것이 반식민주의자로 자란 페낙이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프랑스에서만 매 편당 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갈리마르 출판사의 최고 인기 시리즈, 18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말로센 시리즈" 그 첫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