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가지 이야기
- 원서명
- Nine Stories
- 저자
- J. D. 샐린저
- 역자
- 최승자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4-12-24
- 사양
- 사륙판 양장 | 360쪽
- ISBN
- 89-8281-905-3
- 분야
- 소설집
- 정가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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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아홉 가지 이야기』는 겉으로 보면 익살맞고, 내면을 들여다보면 슬프다. 그것은 이 책이 순수 그 자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도라 웰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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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 1919~ )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작가. 1919년 뉴욕 시에서 육류와 치즈 수입상을 하던 유대계 아버지 솔로몬 샐린저와 아일랜드계 어머니 미리엄 샐린저 사이에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의 밸리 포지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했고, 뉴욕 대학을 중퇴한 뒤 어시너스 칼리지와 컬럼비아 대학에서 문예창작 수업을 받았다. 1940년 『휘트 버넷 단편』지에 단편소설 「젊은이들」이 실리면서 등단했고, 1948년 『뉴요커』지에 실린 단편소설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1951년에 펴낸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불멸의 명성을 얻었다. 이후 단편소설집 『아홉 가지 이야기』, 중편소설집 『프래니와 주이』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를 출간한 뒤, 긴 침묵을 지키고 있다.
1953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뉴햄프셔 코니시의 자택에서 살고 있으며 채식주의자에, 인터뷰를 철저히 거부하는 은둔자적 성격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세계는 수많은 미국 뮤지션과 영화인, 심지어 테러리스트와 암살범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그의 생애는 2000년 <파인딩 포레스터>로 "간접적으로 영화화된 바 있고, 그와 동거했던 여성작가 조이스 메이나드가 펴낸 자서전 『호밀밭 파수꾼을 떠나며』(1998)와 그의 딸인 마거릿 샐린저가 펴낸 『꿈을 잡는 사람』(2000)을 통해 세간에 드러나 화제가 되었다.
옮긴이 최승자
고려대 독문과를 졸업했으며, 계간 『문학과 지성』에 「이 시대의 사랑」 외 4편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이 시대의 사랑』 『즐거운 일기』 『기억의 집』 『내 무덤 푸르고』 『연인들』 등을 펴냈고, 『굶기의 예술』 『상징의 비밀』 『자스민』 『침묵의 세계』 『죽음의 엘레지』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워터멜론 슈가에서』 『혼자 산다는 것』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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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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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등 샐린저의 단편소설들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모두 그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커트 보네거트(소설가)
마침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J. D. 샐린저 최고의 걸작, 『아홉 가지 이야기』
최승자 시인의 번역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아홉 가지 이야기』는 여러 면에서 의미 깊은 소설이다. J. D. 샐린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제외한 그의 작품들은 모두 중편 혹은 단편이다. 그중 네 편의 중편이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와 『프래니와 주이』로 묶여 나왔으며, 샐린저 문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단편소설들은 단 한 권의 소설집 『아홉 가지 이야기』(1953)로 묶여 출간되었다. 샐린저는 1940년부터 1965년까지 중단편소설을 모두 35편 썼는데, 상기한 두 권의 책에 실린 중편 네 편과 샐린저가 직접 작품을 고르고 제목을 붙인 『아홉 가지 이야기』에 실린 아홉 편이 책으로 출간되었고, 나머지 스물두 편은 최초에 잡지에 발표된 이후 아직 한 번도 책으로 묶여 나오지 않았다. 완벽한 한 점의 도자기만 남기고 아흔아홉 개는 모두 부숴버리는 도공처럼, 샐린저는 『아홉 가지 이야기』에 실린 작품들을 제외한 나머지 단편들은 모두 버린 셈이다. 그러나 샐린저의 열혈 팬들은 1974년에 책으로 묶이지 않은 스물두 편의 단편들을 모아 해적판 선집을 펴내고 비밀리에 돌려 읽을 만큼 샐린저의 작품에 대한 커다란 사랑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연과 필연, 삶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그려낸 아홉 개의 보석!
수많은 ‘바나나피시 중독자’(일본에서는 ‘바나나피시’가 인기 만화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를 양산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을 위시한 아홉 편의 단편들은 편편이 샐린저 문학의 지형과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에 등장한 ‘글래스 일가’가 이 작품집에서도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특히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은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에서 화자가 추억하던 맏형 시모어 글래스의 자살을 스케치한 소설로, 샐린저의 작품세계 전체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1948년 1월 31일『뉴요커』지 21~25p 게재 샐린저의 단편소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인 동시에 그에게 작가의 길을 열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뉴요커』지에 열 편 이상의 단편소설을 보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던 샐린저가 처음으로 소설을 게재하게 되어 명성을 얻은 것이 바로 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의 바닷가 휴양지, 주인공 시모어 글래스는 부인인 뮤리엘과 함께 한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시모어는 언어의 천재이자 감수성 예민한 시인이지만 그의 아내 뮤리엘과 장모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독자는 그가 속물적인 이 세상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시모어는 해변에서 시빌이라는 어린 소녀를 만나 ‘바나나피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 직후 호텔방으로 돌아온 시모어는 잠든 부인 곁에서 머리에 권총을 쏘아 자살한다. ‘글래스 가(家) 연작소설’의 첫 작품이기도 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은 선불교와 에피파니(epiphany), 초월과 신비, 순수와 환멸이라는 샐린저의 중심개념들을 가장 핵심적으로 밝힌 작품이기도 하다. 샐린저가 만들어낸 순수 상징인 ‘바나나피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독자들과 학자들 사이에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다. 「코네티컷의 비칠비칠 아저씨」 1948년 3월 20일 『뉴요커』지 30~36p 게재 어느 겨울 오후, 대학 동창인 두 명의 젊은 중산층 여인이 술을 마시며 지난 이야기를 나눈다. 잃어버린 꿈과 충족되지 않는 일상 속에서 그들은 아주 조금은 현명해졌을지도 모르지만, 그 대가로 얻은 것은 고독과 자기 방치, 그리고 순수의 상실뿐이다. 여주인공인 엘로이즈의 회상 속에 등장하는 옛 연인은 군대에서 사고사를 당해 죽은 글래스 가의 쌍둥이 중 하나인 월트 글래스이다. 「에스키모와의 전쟁 직전」 1948년 6월 5일 『뉴요커』지 37~40, 42, 44, 46p 게재 당돌한 뉴욕 토박이 소녀 지니 매녹스는 테니스 파트너인 반 친구 셀레나에게서 테니스장을 오가는 택시비의 절반을 받아내기 위해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가 어딘가 한 군데 나사가 빠진 듯한 셀레나의 오빠 프랭클린을 만나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프랭클린은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와 시모어 글래스를 절반씩 섞어놓은 듯한 독특한 인물. 생생한 구어체 대화와 우화적 구성이 돋보이는 유쾌한 소품이다. 「웃는 남자」 1949년 3월 19일 『뉴요커』지 27~32p 게재 피츠제럴드 소설의 등장인물들을 연상케 하는 이 작품은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웃는 남자」와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년 야구팀 코치의 연애담을 교차시킨 액자소설이다. ‘코만치’라는 이름의 소년 야구팀 소속인 화자와 그의 야구팀 동료들은 코치와 그가 들려주는 활극 「웃는 남자」에 대해 크나큰 애정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코치의 애인이 찾아와 이들과 어울리고, 곧 이별하게 되면서 이야기 속 주인공 ‘웃는 남자’ 역시 슬픈 최후를 맞는다. 「작은 보트에서」 1949년 4월 『하퍼스』지 87~91p 게재 글래스 가의 일원이자 해군 중장 출신인 씩씩한 젊은 여성 부 부 탄넨바움과 그녀의 어린 아들 라이오넬의 이야기를 그린 짧고도 감동적인 일화. 라이오넬은 항상 집을 뛰쳐나가 아버지의 작은 보트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어린 아들의 마음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헤아려보려 한 부 부는 아들이 가정부의 고약한 말에 상처를 받았음을 알게 된다. 어른의 추악함에 상처받은 동심과 그것을 따뜻하게 감싸려는 젊은 어머니의 대화를 미묘하고도 섬세한 심리묘사로 그려냈다.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 1950년 4월 8일 『뉴요커』지 28~36p 게재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과 더불어 독자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 2차 대전에 참전하여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 많은 전우를 잃고 정신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던 샐린저의 자전적 요소가 담긴 소설이다. 화자인 X하사는 어느 날 영국으로부터 한 젊은 여성의 청첩장을 받고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국으로 파견되어 비밀리에 훈련을 받고 있던 그는 우연히 마을 교회에서 성가 연습을 하고 있던 귀여운 소녀를 눈여겨보게 되고, 곧 카페에서 소녀와 그 남동생을 만난다. 에스메라는 이름의 깜찍하고 자의식 강한 소녀는 X하사가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비참함’에 관한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한다. 몇 달이 흐르고,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참가한 X하사는 전쟁의 비참함으로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상태다. 그 무렵 그는 에스메와 그의 귀여운 남동생으로부터 그때의 약속을 상기시키는 위문편지와 선물을 받는다. 전쟁의 비참함과 어린아이의 순수를 대비시킨 감동적이며 서정적인 단편. 「예쁜 입과 초록빛 나의 눈동자」 1951년 7월 14일 『뉴요커』지 20~24p 게재 한밤중에 두 명의 변호사가 나눈 전화 통화 이야기. 아내를 믿지 못하는 남자는 술에 취한 채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넋두리를 늘어놓고, 듣는 남자는 귀찮은 전화 때문에 밀회를 방해받아 짜증이 난다. 모든 일이 해결되어 통화가 끝났지만, 듣는 남자의 기분은 개운치 못하다. 사랑과 그것에서 비롯된 환멸, 아이러니가 담긴 이 단편은 샐린저 특유의 위트와 간결한 결말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드 도미에 스미스의 청색 시대」 1952년 5월 『월드 리뷰』지 33~48p 게재 샐린저의 모든 단편 중 가장 유머러스하다는 평을 들었던 이 작품은 신분을 가장하여 캐나다의 통신미술학교에 교사로 취직하게 된 한 애송이 화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지독히도 형편없고 추잡하기까지 한 학생들의 그림 속에서 빛나는 작품을 발견한 주인공은 그 그림을 그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한 수녀에게 접근하려 한다. 그러나 수도회의 거절 편지를 받은 청년은 좌절감으로 거리를 헤매다가 문득 아름다움과 자유에 대한 돌연한 깨달음을 얻어 실연을 극복하게 된다. 샐린저가 무척 마음에 들어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뉴요커』지로부터 게재를 거부당해 상처를 입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지는 작품이다. 「테디」 1953년 1월 31일 『뉴요커』지 26~34, 36, 38, 40, 41, 44, 45p 게재 샐린저의 많은 작품에 등장하는 ‘어린 천재’를 모티프로 삼은 작품. 운명과 초월을 주제로 삼은 점에서 첫 수록작「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과 대(對)를 이루는, 이 작품집의 마지막 작품이다.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고 있는 천재 소년 테디 매커들과 한 청년의 대화를 통해 선(禪)에 대한 샐린저의 깊은 관심을 투영하고 있다. 주인공이 자신의 운명을 예견한 듯한 충격적인 결말이 많은 논쟁을 낳기도 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샐린저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유머와 깊이, 진정성이 담긴 작품집. 샐린저가 왜 사랑받는 작가인지를 알려주는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아마존 닷컴
30년 전 처음 읽은 뒤로 매해 되풀이해서 읽고 있는 책. ‘샐린저의 최고작. 정확하고 간결하며 충격적이다.
『아홉 가지 이야기』는 겉으로 보면 익살맞고, 내면을 들여다보면 슬프다. 그것은 이 책이 순수 그 자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도라 웰티(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