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거짓말을, 거짓말은 환상을 부른다!"
지금까지의 라틴아메리카는 잊어라!
15인의 라틴아메리카 젊은 작가들이 펼치는
대담무쌍하고 아찔하도록 매혹적인 이야기들!
덕수궁 미술관의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전’에 이어 영화관 씨네큐브의 ‘라틴아메리카 영화제’까지, 올가을 라틴아메리카 예술의 이국적 매력이 풍성한 가운데, 문학동네가 새로운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선보이며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전망이다.
이번에 출간된 라틴아메리카 단편선『침실로 올라오세요, 창문을 통해』는 스페인어권 9개국 출신의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젊은 작가 15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현지에서도 아직 미출간된 작품이 두 편이나 포함되어 있다.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의 외국인 교수 클라우디아 마시아스 교수(멕시코)가 기획하고, 스페인어권 문학 전문 번역가로 명성이 자자한 우석균 교수가 번역한 이 단편선은 “라틴아메리카 문학은 곧 가르시아 마르케스”라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을 해소시키고 젊고 참신한 라틴아메리카 문학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시작이 될 것이다.
라틴아메리카가 다양한 문화적 문학적 전통을 지닌 대륙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하나의 나라이겠거니 하는 선입관 때문에 특정 문학 전통을 본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 이 단편선에는 라틴아메리카 여러 국가의 대표적인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실려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 신선한 목소리들은 참신한 문학에 굶주린 독자들의 기대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_엮은이의 말에서
광기와 분열, 관능과 신비, 실험과 파격!
인간의 본성에 대한 황홀한 연주가 시작된다.
크락 그룹이나 마콘도 세대, 세비야 그룹 등 현재 라틴아메리카와 세계 문단에서 주목하고 있는 문학 경향과 문학 운동의 중심에 서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침실로 올라오세요, 창문을 통해』는 주제와 서사 기법에서 금기를 깨뜨리는 대담함과 용기를 보여주고, 패러디와 아이러니를 공통적인 무기로 사용하면서 선배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파괴하고 있다. 동시에 각 단편들은 독자적인 개성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며, 현실과 허구, 시간과 공간, 인간관계 및 에로티시즘에 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을 실험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의 적극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이라 산토스 페브레스(푸에르토리코)의「아우렐리아를 위한 묘약」은 풍요로운 자연 풍광과 토속적인 비전(秘傳)을 소재로 하여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이국적 정취를 듬뿍 발휘하는 한편 죽은 창녀와 사랑을 나눈다는 도발적인 설정을 보여준다. 에드문도 파스 솔단(볼리비아)의「원격 사랑」은 편지와 단편소설이 결합된 독특한 형식으로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인들의 불완전한 정조와 도덕관념을 익살스럽게 풍자하고 얄미울 정도로 교묘한 반전을 선사한다. 페르난도 이와사키(페루)의「트로이로, 엘레나여」는 바람난 부인과 그녀의 정부의 정사 장면을 몰래 지켜보는 무기력한 남편의 비극적인 모습을 희극적으로 익살맞게 그려낸 작품으로,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의 헬레네 이야기를 절묘하게 패러디하고 있다.
실바나 파테르노스트로(콜롬비아)의「미국의 숙녀들」은 여인들의 처녀막 재생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고객으로 위장하여 실태를 취재하고 고발하는 르포 기사 같은 작품으로, 화자인 ‘나’는 상담중에 나의 ‘처녀막’을 처음으로 보게 되는 경험을 한다. 앙헬 산티에스테반 프라츠(쿠바)의「짧은 작별」은 쿠바의 한 감옥에서 공생 관계에 있던 두 친구 중 한 명이 출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서 첫 장부터 독자를 무섭게 사로잡는 긴장감이 마지막 장까지 숨 쉴 틈을 주지 않으며 지속되다가 마지막에서 블랙 유머 가득한 반전으로 혼을 빼놓는다. 리카르도 차베스 카스타녜다(멕시코)의「아이들 도둑」은 현지에서 미출간된 작품으로 정신분열을 앓고 있는 소설가 페드레이가 어느 날 결코 자신이 쓴 적이 없는 책이 자신의 이름을 달고 출간되었음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간과 공간의 자유로운 변형이 파격적이고 실험적으로 선보인다.
필라르 아돈(스페인)의「옥스퍼드」는 관광 가이드로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여자가 느닷없이 나타난 한 마초적인 남자 관광객에 대해 이율배반적인 성적 욕망과 판타지를 품는다는 발칙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알레한드라 코스타마그나(칠레)의「일본판 닭 괴사 사건」은 자신을 버린 옛 애인을 쫓아 일본까지 날아간 여주인공을 등장시켜 허구와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아찔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후안 마누엘 데 프라다(스페인)의「스케이트 타는 남자의 침묵」은 서른이 넘도록 어머니의 손아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노총각이 어느 날 십대 시절 아름다운 연인이었던 실비아에게서 만나자는 편지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대담하고 불경스러우며 노골적인 글쓰기가 그로테스크하게 펼쳐진다.
“새로운 세계는 설명하기 이전에 먼저 살아보아야 한다.”
쿠바 작가인 알레호 카르펜티에르는“새로운 세계는 설명하기 이전에 먼저 살아보아야 한다”라는 아주 유명한 말을 한 적이 있다. (…) 한국의 독자들이 이 단편선 속의 새로운 세상들을 논리적으로 납득하려 하기 이전에 읽고 즐겼으면 한다.
_엮은이의 말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라틴아메리카는 더이상 우리에게 생소한 미지의 세계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국적인 매력과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는 공간으로서 독자들에게 이색적인 글 읽기를 선사한다.『침실로 올라오세요, 창문을 통해』속의 열다섯 편의 단편들은 적극적인 실험정신을 통하여 새로운 삶의 양식과 사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있으며, 우리 시대의 라틴아메리카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처음 기획 의도에서 밝힌 바와 같이 독자들은 이번 라틴아메리카 단편선을 통해 한정적이고 틀에 박힌 모습의 라틴아메리카가 아닌 다채롭고 무궁무진한 매력을 지닌 살아 있는 라틴아메리카를 만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주요 작품 및 작가 소개
「아우렐리아를 위한 묘약」마이라 산토스 페브레스(푸에르토리코)
어렸을 적부터 할머니를 따라 나무의 수지(樹脂)를 채취하여 마을의 정원 가꾸는 일을 해온 루카스는 자신의 손이 닿는 모든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손을 가졌다. 어느 날, 그는 창녀 아우렐리아와 격정적인 밤을 보내는데, 그 시각 마을에는 대홍수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할머니가 목숨을 잃는다.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다시 아우렐리아를 찾아가지만 그녀가 실종되었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구청의 지시로 익사한 창녀들의 시체를 수거하는 일을 시작한 루카스는 마침내 꿈에도 그리워한 아우렐리아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는 수지를 이용하여 그녀의 시신을 정성스레 염한다. 바로 그때, 아우렐리아의 몸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고, 루카스의 아랫도리는 지난날 격정의 밤을 떠올리기라도 하듯 고통스럽게 요동치는데……
루카스는 능숙한 손길로 살결을 어루만지고 안면을 이완시켰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어쩜 그렇게 아무도 그들을 찾지 않는지, 어쩜 그렇게 작별의 어루만짐 한 번 없이 화장(火葬)해서 하수도에 버릴 수 있는지. 온 도시의 남자들이 주물럭거리던 육체이건만 이제는 모두 다 나 몰라라 하다니. 루카스는 여인들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아무도 너를 건드리고 싶어하지 않아. 너를 어찌 다루어야 할지 아는 사람은 이제 나밖에 없어.”_「아우렐리아를 위한 묘약」에서
작가 소개 1966년생. 시집『아나무와 마니구아』(1990)로 데뷔. 소설『백곰』(1996)으로 후안 룰포 상 수상. 카리브 문학 특유의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문체와 도발적인 소재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십대 동성애자의 삶을 다룬『고통의 옷을 입은 인어 셀레나』(2001) 등이 있다.
「원격 사랑」에드문드 파스 솔단(볼리비아)
애인을 두고 멀리 타국으로 유학 온 ‘나’는 일주일에 세 번 애인과의 십오 분의 통화가 권태롭기 짝이 없다. 매일 밤 짜릿한 흥분으로 가득한 파티가 이어지고, 애인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지 않으려는 나의 노력은 처절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매순간 ‘고독’이라는 이름의 여인은 내 가슴 속에 바람을 불어넣고, 기어이 어느 날 스페인 출신의 매혹적인 여자애와 내 아파트 침대에서 밤새 함께 한 배를 타며 쾌락을 즐기고 만다. 그런데 자기야, 사실 자기도 나한테 말 안 해서 그렇지, 솔직히 다른 남자와 단둘이 어두컴컴한 골목길에서 차 안에 있던 적이 있지? 우리, 서로를 위해서 모든 진실을 굳이 다 말하지 말자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내가 어제 격정의 밤을 함께 보낸 크리스티나의 잠든 나체를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야.
완전한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 적이나 있을까? (…) 원격 관계는 결국 성격 테스트이고, 도덕성 테스트야.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도덕성이 부족해서 상황을 견뎌내지 못해. 상대방은 옆에 없는데 자유로운 시간이 아주 많으면 끊임없이 유혹이 찾아들고, 한 가지 유혹은 다른 유혹을 낳거든.
_「원격사랑」에서
작가 소개 1967년생. 단편집『무無의 가면들』(1990)로 데뷔. 후안 룰포 상, 볼리비아 소설상 수상. 이야기꾼으로서의 천부적인 자질과 대중문화적 감성으로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버클리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코넬 대학 재직중이다.
「트로이로, 엘레나여」페르난도 이와사키(페루)
정숙하고 착하지만, 어떤 마초라도 녹여버릴 발목을 갖고 있는 내 아내 엘레나. 지금 내가 집 안에 들어와 있는 것도 모른 채 그녀는 ‘우리’의 침대 위에서 어떤 놈팡이와 벌거벗은 채 뒹굴고 있다. 쾌락에 일그러진 턱을 파르르 떨며 도발적인 입술을 벌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도 실로 오랜만이다. 나와 관계할 때 아내의 욕구가 다 채우지 못한 채 브래지어만 반쯤 벗겨졌던 게 도대체 몇 번일까. 저 놈팡이는 도대체 누구일까? 어라, 저건 혹시 지난 학기 내 수업에서 낙제한 뺀질거리는 파리시 그 놈? 내게 복수하려는 걸까. 갑자기 저놈의 입에서 “트로이로, 엘레나여!”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나는 살인 충동이 이는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뒷걸음질로 집을 나선다. 파리시, 저놈의 모습은 과거의 누군가, 물오른 여편네들과 신나게 놀아나던 그 누군가를 너무도 닮았기 때문에.
작가 소개 1961년생. 세비야 산텔모 재단 문화원장을 역임하고, 문학잡지 <르네상스>를 이끄는 등 매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음. 작품 속에서 과거와 현재,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현실과 비현실, 역사와 문학, 유머와 비극과 공포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유목민’의 모습을 구현한다.
「짧은 작별」앙헬 산티에스테반 프라츠(쿠바)
세상에, 오늘 내 친구가 나를 두고 출소한다. 친구가 출소하자마자 나는 사방의 적들에 의해 살해당할 것이다. 나와 내 친구는 살벌한 감옥에서 공생하며 목숨을 부지해왔다. 내 친구의 출소 소식을 나는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비겁한 내 친구는 혹여 내가 배신하여 자신의 출소 계획을 망가뜨리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며 내게 줄곧 비밀로 해왔는데, 당일 하는 수 없이 털어놓은 것이다. 둘도 없는 단짝인 나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어쩐지 요새 내 친구가 좀 이상하긴 했다. 뭔가 숨기고 있는 듯했고 노상 불안해했다. 나와 함께 과거에 감옥 안 거물을 함께 처리해버렸던 그 과감함과 용기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오늘 새벽, 한 수감자가 내게 와서 날카로운 꼬챙이를 빌려가더니, 기어이 살인 사건이 터졌는데, 그 때문에 내 친구는 더욱 불안해하는 듯하다. 어쨌거나 나는 소중한 내 친구의 출소를 돕기로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수감자에게 비밀로 했다가 출소 직전 친구의 소지품 가방을 던져주기로 한 것이다. 잘 살라지, 쳇! 아, 그런데 아까 아침에 돌려받은 꼬챙이를 어디다 두었더라?
나는 얼마 전부터 내 친구가 몹시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는 평소보다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수감자에게는 치명적인 원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장기수들은 알고 있다. 기억을 들추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답답함과 증오심만 가득해질 뿐이라 다른 죄수와 조금만 불화가 생겨도 피를 볼지 모르기 때문이다. 감옥에 있는 동안 죄수들은 자신들이 산송장, 권리 없는 인간, 노예, 질 나쁜 저장육이라고 생각하며 동료애를 느끼지만 그렇다고 피를 보는 일에 양심을 켕겨하지는 않는다.
_「짧은 작별」에서
작가 소개 1966년생. 2006년 카사 데 라스 아메리카스 상, 2001년 알레호 카르펜티에르 상 수상. 쿠바작가예술동맹 문학상 수상. 구소련이 몰락이 쿠바에 야기한 경제적 . 사회적 충격,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쿠바 사회의 변화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을 주로 썼다.
「옥스퍼드」필라르 아돈(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관광 가이드로 일하는 알리시아에게 한 남자 관광객이 찾아온다. 거구의 몸을 흔들며 천둥 같은 목소리로 불같이 화를 내며 말을 하는 그 남자는 시내 명소 관광은 안중에도 없고, 자꾸만 알리시아에게 몇 살인지, 결혼은 했는지, 그녀의 집을 구경하러 가도 되는지, 커피 한잔 할 수 있는지 치근덕거린다. 그녀는 부디 계약 시간이 빨리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오 분이 채 안 남았을 때 재빨리 자리를 뜨려고 한다. 그때 그 남자의 거대한 손이 그녀의 팔을 억세게 틀어쥔다. 극도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녀는 놓아달라고 그에게 간청하고 그의 손에 힘이 조금 풀리는 순간 온힘을 다하여 줄행랑을 친다. 무사히 집에 돌아온 그녀는 샤워를 하면서 생각한다. 그 남자가 내 몸 위로 올라갔다가는 나는 깔려죽겠지, 죽지 않으려면 내가 위로 올라가야 하겠지, 그는 나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성기를 갖고 있겠지, 그의 옷을 벗기는 건 내가 되어야 할 테지……
작가 소개 1971년생. 소설『등진 남자』(1999)로 데뷔. 2005년 비판적 눈 소설상 수상. 영국, 독일, 아르헨티나 등 외국 문학에 대한 탐색과 연구를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에 끊임없이 변화를 꾀한다. 영어권 소설을 스페인어로 옮기는 번역가로도 활동중이다.
「일본판 닭 괴사 사건」알레한드라 코스타마그나(칠레)
빅토리아는 산티아고 부에노의 사무실 비서로 일하며 그에게 마음도 주고 몸도 주고 사랑도 줬건만, 그는 그녀를 차버리고 일본으로 떠나가버렸다. 부에노에 대한 애증으로 들끓는 마음을 끌어안고 빅토리아는 무작정 그를 뒤쫓아간다. 그곳에서 한 칠레인 과부의 가정부로 취직하여 정착한 빅토리아는 젖먹이 아이를 돌보며 소일한다. 부에노에 대한 애증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타향살이의 외로움으로 힘겨운 생활을 하던 중 기적적으로 부에노를 발견한다. 게이샤와 함께 모텔을 들어가는 그의 모습을 본 빅토리아는 눈이 뒤집혀 그들이 투숙한 모텔로 들어가 방문을 거세게 두들기는데……
이건 순식간에 생긴 일이다. 빅토리아는 산티아고 부에노를 보는 순간 그에게 사로잡힌다. 혼자서 흑담배를 피우고 있는 거친 목소리의 저 남자에게 눈이 멀었다고 말할 만하다. 빅토리아는 격정적이고 변덕스런 감정의 소유자다. 흔히들 그녀가 아주, 아니 정말 아주 이상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녀는 숙명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여자, 바로 그런 여자다. _「일본판 닭 괴사 사건」에서
작가 소개 1970년생. 소설『낮은 목소리로』(1996)로 데뷔. 군부독재를 둘러싼 과거와 기억이라는 칠레 현대 문학의 오랜 소재를 일상 속에서 미세하게 풀어냄으로써 이전 세대 작가와는 다른 참신한 시도를 꾀한다는 평을 듣는다. <로시난테> 지와 웹신문 <페리오디스타>의 편집인으로도 활동했으며, 현재 칠레 대학교 신문방송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