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상연된 사카모토 류이치의 실험적 오페라 LIFE에서, 호세 카레라스에 의해 낭독되었던 무라카미 류의 글에 잔잔한 일러스트를 담은 책. 전쟁과 학살의 땅에서 씌어진 편지를 나르는 주인공이 전쟁과 평화, 생명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는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해줄 것을 부탁받는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그가 남긴 이 한마디만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편지는 음악에 반응한다." 그는 그 말을 가슴에 품고, 편지와 함께 먼 여행을 떠난다. 그는 군인일 수도, 기관사일 수도, 평범한 여행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일단 포스트맨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포스트맨은 여러 곳을 지나간다. 그곳은 아우슈비츠일 수도, 이라크일 수도, 팔레스타인일 수도, 체르노빌일 수도, 뉴욕일 수도, 히로시마일 수도 있다.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은 그에게 편지를 맡긴다. 원하지 않은 죽음으로 내몰린 수천 수만의 사람들, 그들의 희망과 꿈과 바람을 담은 그 편지들은 그러나 전해질 곳을 알 수 없다. 포스트맨은 그 편지들을 가슴에 안고, 언제 끝날지 모를 여행을 계속한다.
무라카미 류
본명은 무라카미 류노스케. 1952년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태어나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중퇴했다.1976년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1980년 <코인로커베이비즈>로 노마 문예신인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반도에서 나가라>로 노마문예상 및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소설가와 영화감독 외에도 공연 기획연출자, 스포츠 리포터, TV 토크 쇼 사회자, 라디오 디스크 자키, 화가, 사진작가, 세계미식가협회 임원 등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69>, <교코>, <코인로커 베이비즈>, <타나토스>, <러브&팝>, <토파즈>, <5분 후의 세계>, <마이 퍼니 발렌타인>, <반도에서 나가라>, <공항에서>, <성공연애특강> 등이 있다.
양억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아시아 대학 경제학부에서 공부했다. 2008년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는 공부를 못해>, <바보의 벽>, <냉정과 열정 사이>, <코인로커 베이비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나는 모조인간>, <중력 삐에로>, <용의자 X의 헌신>, <사고루 기담>, <스텝파더 스텝>, <우리가 좋아했던 것>, <배터리>, <한밤중에 행진>, <프리즌 호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