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디터S 노트 - 브라운관과 책장을 넘나들며 영혼을 물들인 문장들
“여러분 나한테 박수쳐주셔야 돼요!”
“저는 용기를 잃은 젊은 친구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주고 싶어요. 왜냐면, 나는 너희들보다 상황이 더 나빴거든? 형편없이 더 안 좋았거든? 그런데 이만큼 성공했거든? 나는 하는데 너는 왜 못해? 해 봐! 꿈을 가져 봐! 꿈을 이뤄보라니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가수 인순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길 위에서 한 문장의 떨림이 들려옵니다. 그 떨림은 한참을 달려온 우리의 상처를 보듬고 토닥거리며 우리에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찾게 해 줍니다. 박원순 변호사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라”며 설파하고 장영희 교수는 “비록 메아리 없는 짝사랑일지라도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라”고 일러줍니다. 홍세화 선생은 “하루 하루 죽어가는 삶이기에 오늘이 더욱 소중하다”라고 말 하고 작가 박민규는 열정적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보다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심심해지려고 노력 한다”며 색다른 혜안을 제시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사랑도 빠질 수 없는 화두입니다. 뮤지션 이자람은 “하릴없이 기다릴 바에야 돌아와서 나를 안아주고 싶을 만큼 자신을 가꾸겠다”며 씩씩한 조언을 하고, 가수 이 적은 절제된 음성으로 애절한 사랑을 담은 소설『리 진』을 읽으면서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이들의 어깨를 다독여 줍니다. 개그맨 이홍렬은 그간 먹먹했던 부모님에 대한 짙은 그리움이 담긴 어머니의 편지를 낭독하며 눈시울을 적십니다.
사랑을 넘어선 희생과 봉사도 그 어떤 조명보다 낭독의 무대를 환하게 밝혀줍니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기부에 앞장서고 있는 톱스타 션은 아내 정혜영에게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차려줍니다”며 감사하고 이에 정혜영은 “김치 한가지로 상을 차릴 때도 고마워한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밥퍼 공동체 최일도 목사와 아내 김연수 시인이 주고받은 헌시「듣기만 하셔요」「행복한 패배」를 낭송하며 보여준 그들의 사랑은 단순한 부부애를 넘어서서 주위를 훈훈하게 합니다. 10년 넘게 헐벗은 아이들을 위한 구호단체에서 활동하는 국민 배우 김혜자는 임옥당의「무대사이를 거닐며」를,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는 한비야는『오드리 헵번 자서전』중 한 구절을 읽으며 자신의 몸보다 아픈 이웃을 먼저 챙기겠다는 따뜻한 다짐을 합니다.
이처럼『인생 낭독』은 KBS <낭독의 무대>를 밟았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명사들이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들 그리고 인생의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들이 들려주는 소박하지만 풍성한 이야기들은 우리의 인생에 귀감이 되는 것은 물론이요, 책장이 넘어가는 재미와 아침 봄바람과 같은 상쾌한 감동이 함께합니다.
이번 책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낭독의 생생함입니다. 당시의 감동을 책에서도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명사들이 소개한 글과 인상적인 인터뷰 및 방송 뒷이야기들을 알알이 수록했습니다. 이와 함께 200회를 이어온 <낭독의 발견>의 무대 사진들은 생생한 무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차분하면서 세련된 분위기의 무대 사진들은『인생 낭독』의 독자들에게 무대에 뛰어올라가서 낭독을 하고 싶은 유혹을 일으킬 것입니다. 우리 모두 낭독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명사들 저마다 자신에게 소중한 선물이 된 한 구절이 각자 있듯이 낭독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문화입니다.『인생낭독』은 모든 독자들에게 영혼을 울리는 문장들을 찾도록 돕고자 합니다.
● 추천글 - 낭독의 발견, 인생의 발견
<낭독의 발견>에 출연하면서 나는 여러 측면에서 “내 삶의 발견”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허접한 일상 속에서도 내 삶을 움직여왔던 귀한 책과 말씀들을 다시 찾아보면서 일상의 삶을 돌아보고 다시 앞을 향해 나 자신을 곧추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런 마음은 나 말고도 모든 출연자, 더 나아가 <낭독의 발견>을 시청한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것이 <낭독의 발견>이 롱런하게 된 이유일 것이다. 박원순 (변호사 · 희망제작소,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누군가의 마음속에 별처럼 소중하게 품고 있는 구절들을 그 사람의 진솔한 목소리와 표정과 함께 본다는 것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고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몰랐던. 아니 알았어도 그냥 무심히 지나쳤던 그 구절들이 내게도 문득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것도 <낭독의 발견>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그 구절들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볼 수 있다니, 언제 어디서나 불숙 내밀어 다른 이와 마음이 통할 수 있게 하는 두둑한 밑천을 가진 것 같아 참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장영희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눈으로 더듬던 글을 소리 내어 읽는 순간. 단어는 만질 수 있을 듯 생생해지고, 문장은 수줍게 감춰둔 리듬을 들어낸다. ‘낭독은 텍스트를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다. 낭독자의 성대를 통해 행하는 또 하나의 해석이다. 마치 작곡가의 악보를 해석하는 연주자처럼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낭독한다. 와중에 어떤 글은 불필요한 처연함을 얻고, 어떤 글은 예측하지 못한 풍자성을 얻으며, 비로소 텍스트는 끈이 풀린 들짐승처럼 새로운 세계로 뛰쳐나간다. 그 수많은 ‘뜻밖’의 순간을 체험하게 해준 <낭독의 발견>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적 (대중음악가 ·『지문사냥꾼』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