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절절한 고통과 뜨거운 열정
에르노의 일기는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보았을 절절한 고통과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하다. 그녀는 글을 씀으로써 그와의 시간이 아로새겨진 몸의 기억을 박제하고, 그럼으로써 "삶을, 혹은 삶에 가까운 무엇을 허무에서 구해"내고, 자기 자신을 지탱하고 구원한다. 그녀가 사랑을 위하여 바친 열정에 대한 기록은 일상을 문학의 자리로 승화시킨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걸작품으로 만들고 싶어했으며, 그것을 위해 순간순간을 열정을 다해 살았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에서 아니 에르노는 『단순한 열정』을 발표하고 10년이 지난 후에 일기장을 공개했을까? 단지 『단순한 열정』의 논픽션 판이라면 『탐닉』이 가지는 의미는 그녀의 노출벽이나 만용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이 페이지들 속에 『단순한 열정』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진실이 내포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정제되지 않고 암울한, 구원의 가능성이 없는 어떤 제물 같은 무엇이 있었다…… 생각이나 느낌들을 포착하기 위해 순간순간 종이 위에 나열해놓은 단어들은 나에게 시간만큼이나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다. 한마디로 그 단어들은 시간 그 자체다."
『단순한 열정』을 잉태한 생생한 현장으로 우리는 이끌고 간다. Lire
살아 있는, 속임수 없는, 감히 말하자면 문학적이지 않은 책. 꾸미지 않은 진실이 발가벗고 서 있다. 마치 잔인무도한 아침햇살 아래 드러난 맨얼굴처럼. LExpress
아니 에르노는 그 익숙한 열정의 의식과 기다림, 그리고 그녀가 상실의 폭력이라고 부르는 것의 달콤한 고문을 일깨워준다. The Economist
에르노는 자신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충족시키고, 고통스럽게 한 그 무엇도 감추려 하지 않는다. 그녀의 글쓰기는 변신의 글쓰기가 되고, 이 책을 단순한 개인사의 기록 이상이 되게 한다. Humanite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규정하는 프랑스 문단의 문제적 작가. 1936년 이브토에서 출생했다. 1974년, 독특한 주제와 문체가 돋보인 처녀작 『빈 장롱』으로 등단했고, 1984년에는 『아버지의 자리』로 르노도 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작품들은 소설과 자전의 경계를 허물면서 존재의 결핍과 상실감을 꼼꼼한 환기 속에 감싸안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옮긴이 조용희
성균관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클레르몽 대학에서 앙드레 지드 서간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외교안보연구원에 출강했으며, 『야생의 고독』 『그림 속으로 들어간 남자』 『좁은 문으로 들어서며』 『신원 미상 여자』 등을 번역했다.
* 2004년 4월 10일 발행
* 사륙양장/352쪽/9,800원
* ISBN 89-8281-812-X 03860
* 담당편집 : 김지연(031-955-8860)
『단순한 열정』을 잉태시킨 중독과도 같은 사랑,
그 은밀한 내면의 기록!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가 거기 있는 것, 섹스하고, 꿈을 꾸고, 그가 또 오고, 섹스하고……
모든 것이 기다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