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한 뼘 더 자란 앙리에트의 성장 일기
엉뚱하고 조금은 생뚱맞지만 더없이 사랑스러운 앙리에트가 새로운 일기장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2000년 『앙리에트의 못 말리는 일기장』으로 국내에 첫 인사를 한 뒤, 조금씩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엽기 소녀 앙리에트. 『앙리에트의 비밀 일기』에는 어느새 훌쩍 자란 앙리에트가 털어 놓는 유쾌 . 상쾌 . 통쾌한 비밀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앙리에트’ 시리즈는 사춘기 소녀의 꿈과 고민을 웃음 넘치는 에피소드와 발랄한 감성으로 표현한 프랑스 인기 만화입니다. 1984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월간지 『플뤼드 글라시알Fluide glacial』에 첫 신고식을 치른 앙리에트는 『난 책을 읽어요Je bouquine』에 연재되면서 프랑스의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이 앙리에트가 선보이는 기막히고 절묘한 한 마디 한 마디에 무릎을 치면서 공감하고 있지요. 어른들에게는 지나온 사춘기 시절의 잊지 못할 성장통과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오늘의 고민과 내일의 꿈을 일깨워 주는 앙리에트는 누구나 가슴으로 공감하고 머리로 이해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비밀 일기’ 시리즈는 중 . 고등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해심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부모님과 앞뒤 꽉 막힌 선생님, 도무지 대화가 안 통하는 친구들, 게다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까지…… 모든 십대들이 그렇듯이 앙리에트에게도 삶이 만만치만은 않지요. 청소년기에는 누구나 이렇듯 외모 문제, 이성 문제 등 고민에 빠지거나 엉뚱한 바람을 이루고 싶어 잠 못 드는 밤이 있게 마련입니다. 청소년들은 같은 또래인 앙리에트가 부모와의 갈등과 외모 콤플렉스, 남자 친구 문제 등을 풀어 가면서 작가가 되고픈 자신의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주어진 상황에 맞는 자신만의 해답을 찾게 될 거예요.
짜리몽땅한 몸매에 촌스러운 갈래 머리, 두꺼운 뿔테 안경의 주인공 앙리에트. 뚱뚱하고 못생기고 패션 감각도 모자란 사춘기 소녀 앙리에트의 엽기 발랄한 비밀 일기를 전격 공개합니다. 이 엉뚱한 공상 소녀가 국경과 세대를 뛰어 넘어 오늘날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까닭이 무엇인지, 여러분도 곧 알게 될 거예요.
“일기야, 사람들은 내 참모습을 몰라.”
훨훨 공상의 나라를 날아다니는 모습은 전편과 다르지 않지만, 『앙리에트의 비밀 일기』를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어느새 훌쩍 자란 앙리에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투덜투덜 구시렁구시렁 늘 불평만 해 대는 것 같지만,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자신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타인을 향한 따뜻한 응원이 담겨 있지요.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현상을 바라보는 앙리에트의 시선이 예전보다 한층 더 성숙해졌음을 우리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사실 앙리에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다들 어쩜 그렇게 앙리에트를 몰라주는지 못내 야속하기까지 합니다. 속내를 헤아려 주기는커녕 날마다 뚱뚱하다고 놀리며 박박 속을 긁는 짓궂은 아빠와 소심하면서도 끊임없이 잔소리를 늘어 놓는 엄마. 앙리에트의 천부적인 글재주를 좀처럼 알아보지 못하는 선생님과 ‘레벨이 안 맞아’ 도통 말이 안 통하는 친구들. 심지어 빵집 아줌마조차 앙리에트의 존재를 몰라줍니다. 그 때마다 앙리에트는 일기에게 털어 놓습니다. “사람들은 내 참모습을 몰라.”라고 말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고 싶어합니다. 특히나 자아정체성이 강해지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는 더욱 그렇지요. 이제 막 사춘기에 발을 들여 놓은 앙리에트도 마찬가지예요. 다들 앙리에트에게 어떤 장점과 매력이 있는지 알려고 들지도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단점만 들추는 사람들 사이에 선 앙리에트에게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다는 외로움이 밀려듭니다. 하지만 앙리에트는 절대 기죽지 않습니다. 대신 둘도 없는 친구 일기에게 속내를 털어 놓으며 속상했던 일들을 다 풀어 버리지요. 이렇듯 일기를 쓰는 행위는 자칫 안으로만 움츠러들 수 있는 앙리에트가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이자 불만을 해소하는 수단이 되어 줍니다. 앙리에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 나가는 방법을 깨달은 것이지요. 앙리에트가 청소년기를 얼마나 알차게 보내게 될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지 책에서는 미처 다 이야기해 주지 않지만 그 동안 앙리에트를 지켜봐 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앙리에트의 반짝이는 내일을 그려 보며 미소 지을 수 있을 거예요.
삶이 조금은 시시하다면, 벽에 부딪쳐 더는 못 나아갈 만큼 지쳤다면, 엉뚱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앙리에트의 일기를 들추어 보세요. 앙리에트를 만나는 순간, 여러분의 하루도 덩달아 새롭고 즐거워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