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 진달래꽃 / 산유화(山有花)
서정주 - 화사(花蛇) / 동천(冬天)
박목월 - 나그네 / 윤사월
박재삼 - 봄 바다에서 /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수정가
민영 - 용인 지나는 길에
문병란 - 직녀에게
김용택 - 섬진강 3
2. 순수 서정과 내면의 울림
박용철 - 떠나가는 배
신석정 -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김광섭 - 마음 / 성북동 비둘기
오장환 - The Last Train / 고향 앞에서
박인환 - 목마와 숙녀 / 세월이 가면
정한모 - 가을에 / 어머니 6
오세영 - 질그릇 / 원시(遠視)
송수권 - 여승
조창환 - 피보다 붉은 오후 / 풀잎
3. 새로운 감수성의 언어
정지용 - 카페 프란스 / 향수(鄕愁) / 유리창 1 / 백록담
이상 - 거울 / 오감도(烏瞰圖)
백석 - 여승(女僧) / 흰 바람벽이 있어 / 집게네 네 형제
김춘수 - 꽃 / 능금 / 처용단장 Ⅰ의 Ⅱ
김수영 - 눈 / 풀 / 푸른 하늘을
오규원 - 비가 와도 젖은 자는-순례 1 / 남들이 시를 쓸 때
황동규 - 꿈, 견디기 힘든 / 풍장 1
김광규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최승자 -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 이제 가야만 한다
기형도 - 오래된 서적 / 정거장에서의 충고 / 입 속의 검은 잎
장정일 - 요리사와 단식가 / 라디오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김춘수의 「꽃」을 변주하여
허수경 - 혼자 가는 먼 집 / 세월아 네월아
4. 현실인식과 역사
박세영 - 산제비
이용악 - 낡은 집 / 하늘만 곱구나
이육사 - 절정(絶頂) / 꽃
설정식 - 종각(鐘)
유진오 - 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
최석두 - 손
신동엽 - 산에 언덕에 / 껍데기는 가라
신경림 - 목계장터 / 농무(農舞)
조태일 - 국토서시
정희성 -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물구나무서기
정호승 - 슬픔을 위하여 / 맹인 부부 가수
이성복 - 그날 /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 1959년 / 또 비가 오면
이성부 - 신생(新生) / 몸
황지우 -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게 눈 속의 연꽃
최두석 - 성에꽃 / 노래와 이야기
5. 사물의 비밀과 존재의 탐구
한용운 - 님의 침묵 / 나룻배와 행인
윤동주 - 자화상 / 병원
김현승 - 플라타너스 / 눈물
구상 - 초토(焦土)의 시 1 / 그리스도 폴의 강 36
김남조 - 부활의 새벽 / 너를 위하여
고은 - 해연풍(海軟風) / 문의 마을에 가서
정현종 - 거울 / 사물의 정다움 / 사람이 풍경으로 태어나 / 거지와 광인-한산(寒山)에게
강은교 - 사랑법 / 우리가 물이 되어
고정희 - 상한 영혼을 위하여 / 지리산의 봄 1-뱀사골에서 쓴 편지
조정권 - 산정묘지(山頂墓地) 1
192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의 대표 시인 53명의 시 104편을 선정하고 해설을 붙인 『한계전의 명시 읽기』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사용되는 『국어생활』 『문학』 『작문』의 집필자이기도 한 서울대 국문과 한계전 교수는 『한계전의 명시 읽기』에서 교육현장에 뿌리내린 텍스트 중심의 시 읽기를 보여준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지속적으로 문학 교육, 시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시는 쉽게 가까이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대상으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한계전 교수는, 시 자체를 분석하고 감상하기보다는 작품 외적 자료나 정보로 시를 평가하고 재단함으로써, 도식적인 감상법과 천편일률적인 해석을 암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한계전의 명시 읽기』에 수록된 시들은 대부분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한계전 교수는 이들 시와 시인에 대한 기존의 평가와는 무관하게 시를 분석한 후, 시인의 전기적 특이점, 시인이 살았던 시대를 고려해 시를 읽어낸다. 이러한 세심하고 객관적인 접근은 우리에게 쉽고 재미있는 시 읽기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해준다.
대학에 비해 중고등학교의 경우, 문학교육은 더욱 불모성을 나타내고 있다. ‘시 감상’이라는 제목을 달고 수없이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지만, 거의 모두 참고서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시를 통해 문화적 식견과 교양을 높이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 이 책은 전문 연구서가 아닌, 시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시 읽기 교양서에 가깝다. 1920년대 이후 최근까지 발표된 작품들 가운데, 소위 인구에 회자되는 시,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 다른 사화집에 빈번하게 수록된 작품들을 우선 택했다.(‘책머리에’ 중에서)
친근한 접근과 알기 쉬운 분석, 새로이 맛보는 시 읽기의 즐거움
『한계전의 명시 읽기』는 인용된 시의 주제 및 성격에 따라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전통, 자연 그리고 인생’에서는 김소월 서정주 박목월 박재삼 민영 문병란 김용택의 시를 다루고 있다. 주관적 감성을 표출하기 위해 객관적 사물을 전면에 드러내었던 김소월, 동양적 우수를 담은 풍경화를 연상케 하는 시를 쓴 서정주, 자연과 인간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겹쳐놓는 수법을 사용한 박목월, 한국 특유의 정서인 ‘한’을 물의 이미지로 형상화한 박재삼 등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우리 삶을 되돌아본 시인들의 시를 꼼꼼히 읽어낸다.
2부 ‘순수 서정과 내면의 울림’에서는 박용철 신석정 김광섭 오장환 박인환 정한모 오세영 송수권 조창환의 시를 분석한다. 순수문학파를 이끌었던 박용철, 전원적 서정을 노래한 신석정, 인간 내면을 관조적으로 그려낸 김광섭, 서정적 사색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생명력을 추구한 오장환, 허무주의와 도시적 서정을 바탕으로 한 박인환 등의 시를 통해 우리 서정시의 흐름을 면밀히 짚어낸다.
3부 ‘새로운 감수성의 언어’에서는 정지용 이상 백석 김춘수 김수영 오규원 황동규 김광규 최승자 기형도 장정일 허수경의 시를 바탕으로, 기존 시단에 새로운 감수성을 도입한 시들을 검토한다. 정지용이 초기에 표현했던 감각적 이미지, 이상이 보여주었던 초현실주의적 상상력, 백석이 발견해낸 우리 고유의 토속적 감수성, 김춘수의 ‘무의미 시론’ 등을 밝혀내면서 우리 시에 유입된 새로운 감수성의 여러 양상을 되짚어본다. 또한 1960년대 이후 시인들의 새롭고 강한 개성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4부 ‘현실인식과 역사’에서는 박세영 이용악 이육사 설정식 유진오 최석두 신동엽 신경림 조태일 정희성 정호승 이성복 이성부 황지우 최두석의 시를 분석한다. 우리의 험난했던 근현대사는 우리의 시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씌어진 박세영 이용악 이육사의 시, 해방과 동시에 맞이한 민족분단기에 씌어진 설정식 유진오 최석두의 시, 오랜 군부 독재하에서 씌어진 신동엽 신경림 조태일 정희성 정호승 이성복 이성부 황지우 최두석의 시를 통해 이들 시인들이 시대 상황에서 눈 돌리지 않고 그려낸 부조리한 현실을 읽어낸다.
5부 ‘사물의 비밀과 존재의 탐구’에서는 한용운 윤동주 김현승 구상 김남조 고은 정현종 강은교 고정희 조정권 등 사물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시인들의 시를 분석한다. 흔히 저항시인으로 분류되는 한용운 윤동주의 시에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형상화를 읽어내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시 속에는, 자신의 시대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인들이 빚어내는 신선한 시어와 새로운 감수성, 남다른 상상력이 녹아들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한계전의 명시 읽기』에 수록된 일제 강점기부터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 21세기까지의 시를 읽음으로써 우리의 역사, 한국인의 삶과 사상의 변화를 동시에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대하여
한계전 교수는 40년 가까이 대학에서 시를 공부하고 가르쳐오면서도 문단 비평에는 관심을 갖지 않은 순수 한국 현대시학자이다. 그런 만큼 그는 문단의 이해관계를 떠나 한국의 당대문학을 가장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우리 학계에서는 몇 안 되는 전문 시학 교수의 한 분이라 할 수 있다. 『한계전의 명시 읽기』 역시 그의 그러한 학자적인 면모가 잘 나타나 있다. 객관적인 작품 선정, 탁월한 분석력, 전문성과 보편성을 넘나드는 감식안, 유려한 문장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한국의 현대시를 일반 독자나 전공자에게 가장 친근하게 접근시키면서도 전문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역저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세영(시인, 서울대 교수)
시는 마음속으로부터 나온다. 일찍부터 중국에서는 시언지(詩言志)라고 했다. 서구의 시인들도 시의 정서적 속성을 중시한다. 정서의 유로(流露)라는 말을 시의 정의로 내세우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이다. 『한계전의 명시 읽기』는 시로 통하는 길을 구체적인 시 텍스트를 바탕으로 새롭게 제시한다. 이 책은 통설적으로 인정되어온 이른바 명시 또는 대표작이라는 개념을 거부한다. 그러므로 아무런 선입견이 없이 저자의 감식안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치밀한 분석과 풍부한 해석을 통해서 시의 시다움을 드러내는 작업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면, 시의 절제된 언어 이상으로 불필요한 수식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설득력을 발휘하는 작품 해석의 방법은 오랫동안 시론 강의를 담당해온 노교수(老敎授)의 독자에 대한 배려임을 느끼게 된다. 권영민(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
* 2002년 10월 5일 발행
* ISBN 89-8281-575-9 03810
* 국판 변형 양장/456쪽/12,000원
* 담당편집 : 조연주, 손미선(927-6790~5, 내선 213, 201)
『한계전의 명시 읽기』는 시로 통하는 길을 구체적인 시 텍스트를 바탕으로 새롭게 제시한다. 치밀한 분석과 풍부한 해석을 통해서 시의 시다움을 드러내며, 불필요한 수식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설득력을 발휘한다. 권영민(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