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의 첫번째 시집 『화사집』이 문학동네에서 재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1941년 남만서고(南蠻書庫: 발행인 吳章煥)에서 간행된 『花蛇集』 초판본(100부 한정판)을 저본으로 편집했다. 『화사집』을 그 이름만으로 기억하고 있는 젊은 세대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이 시집은 세로쓰기를 가로쓰기로 바꾼 것말고는 원문을 그대로 따라 표기하였으며 초판본의 호흡을 느낄 수 있도록 시인 김상원(金相瑗)의 발문도 원문 그대로 수록했다.
"詩를 사랑하는 것은, 詩를 生産하는 사람보다도 不幸한 일이다"로 시작되는 이 발문에서 시인 김상원은 "廷柱가 <詩人部落>을 通하야 世上에 그 찬란한 비눌을 번득인 지 어느듯 5, 6年, 어찌 생각하면 이 冊을 묶음이 늦은 것도 같으나 亦, 끝없이 아름다운 그의 詩를 위하야는 그대로 그 진한 풀밭에 그윽한 香嗅와 맑은 이슬과 함께 스러지게 하는 것이 오히려 高潔하였을른지 모른다"라고 미당 시의 생명력을 역설적으로 상찬하기도 했다. 「花蛇」 「문둥이」 「水帶洞詩」 「雄鷄」 「부활」 등 미당의 초기시가 실린 『화사집』을 발간할 시인 오장환은 "내가 붓을 든 以後로 지금에 이르도록 가장 두려워하고 끄-리든, 이 詩篇을 다시 내 손으로 모아 한 권 詩集으로 世上에 傳하려 한다. 아- 사랑하는 사람의 災앙 됨이어!" 하며 이 시집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2001년 11월 3일 발행/ISBN 89-8281-438-8 02810
*125*190/64쪽/값5,000원
*담당편집: 김현정(927-6790, 내선 217)
밤에 홀로 눈뜨는 건 무서운 일이다
밤에 홀로 눈뜨는 건 괴로운 일이다
밤에 홀로 눈뜨는 건 위태한 일이다
아름다운 일이다. 아름다운 일이다. 汪茫한 廢墟에 꽃이 되거라.―「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