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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

원서명
雪は天からの手紙
저자
나카야 우키치로
역자
박상곤
출판사
글항아리
발행일
2023-01-10
사양
296쪽 | 120*205 | 양장
ISBN
979-11-6909-066-7 03400
분야
과학일반
정가
15,000원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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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에서의 눈 연구와 과학 하는 순심順心
눈雪의 과학자 나카야 우키치로 산문집

“대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이면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머릿속에 그린 후 그 내용을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할 줄 아는 것 (…)
그는 과학자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려고 했다.”

―이케우치 사토루·물리학자


“눈이 참 많이도 내린다. 겨우내 눈이 안 내리는 날이 거의 없다. 눈으로 뒤덮여 새하얘진 세상을 아침 해가 붉게 물들이는 맑은 날에도, 저녁 무렵이면 어김없이 아름다운 자태의 수지상결정 눈이 이슬비처럼 살포시 내려온다. (…) 눈 결정 연구를 시작한 지 벌써 5년이나 지났지만, 처박아두었던 현미경을 툇마루로 가지고 나와 난생처음 완전한 눈 결정 모양을 보았을 때의 감동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수정 바늘이 모여 이뤄진 듯한 눈 결정의 정교한 형태는 교과서에서 보았던 현미경 사진과는 차원이 달랐다. 냉철한 결정 모체, 날카로운 윤곽, 그 안에 박힌 다양한 꽃 모양, 그 어떤 탁한 색도 섞여들지 않은 완벽한 투명체인 눈 결정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_본문에서

언뜻 생각하기에 영하 10도면 작업하기가 무척 고될 것 같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이 정도 추위가 눈 연구에는 딱 좋은 기온임을 알 수 있다. 나도 추위에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 하쿠긴소에서 나흘, 닷새 연구를 계속하면 아침부터 자정까지 밖에 서서 일을 해도 추위를 그다지 심하게 느끼지 못한다. 물론 한 시간 간격으로 집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신기한 일이다. 난방시설이 없으면 몸이 자연에 적응하기 마련이지만 이런 때도 기온 변화가 적으면 훨씬 더 유리하다. 또 영하 10도 정도 되면 눈이 녹을 염려가 없기 때문에 눈 결정을 마음 놓고 만지고 자르며 연구할 수 있다.
_「눈 만들기」

번개가 구름 속을 휘젓고 다녀 구름 전체가 밝게 빛나는 현상을 막전幕電이라고 한다. 이 막전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빛을 내는데 말하자면 빛의 연주라고 할 수 있다. 막전은 높낮이가 다양한 천둥소리의 연주와 하모니를 이루며 머리 위에서 울려 퍼진다. 빛과 소리의 연주를 배경 삼아 번쩍번쩍 빛나는 선 모양의 낙뢰가 구름 바닥에서 지상으로 내리꽂힌다. 처음엔 비구름이 다가오는 쪽에서만 번개가 보이다가 구름이 머리 위까지 오면 사방에서 빛기둥이 사정없이 솟구친다. 번개는 구름과 구름 사이를 수평으로, 대각선으로 마구 누비며 돌아다닌다. 이 상태가 되면 당연히 천둥과 방전放電의 시간 차를 측정할 수 없게 되고 빛과 소리가 서로 뒤엉키며 관측소 안도 전쟁터처럼 아수라장이 된다. (…) 천둥 번개가 일찍 지나가고 나면 맑고 깨끗한 저녁 공기만이 남는다. 아카기산은 푸르른 자태를 뽐내며 서 있고 저 멀리 이런저런 모양의 나무와 농가가 띄엄띄엄 조그맣게 보인다. 대기는 차고, 황혼빛에 둘러싸인 산과 들, 심지어 공기까지 맑고 투명한 푸른 물빛을 띤다.
_「뇌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의 겨울은 자연의 맹렬한 기세에 극심한 식량난까지 겹쳐 최악의 고비를 겪어야 했다. 눈에 보이는 땅은 샅샅이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눈보라 치는 날에는 눈조차 하얗기보다 죽은 듯한 잿빛이었다. 잎이 떨어진 활엽수는 물론 눈 덮인 침엽수에서도 녹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녹색이라곤 한 점도 없는 세상, 모든 세상이 잿빛으로 덮인 세상에서는 식량난의 불안이 더욱 엄습해 왔다. 사람들은 어서 빨리 봄이 와 눈도 녹고 두릅이든 뭐든 파란 싹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힘없이 한숨을 내뱉었다.
홋카이도의 긴 겨울방학을 나는 가족들과 이 피난처에서 보냈다. 피난처에는 아이들이 갖고 놀 만한 것도 읽을 만한 책도 변변치 않았다. 특히 세찬 눈보라가 연일 계속되는 날에는 아이들이 옛날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 난로에 불을 지피고 그 주위에 모두 둘러앉았다. 다행히 장작은 많았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 소리가 밖에서 불어대는 거센 바람 소리를 간신히 잠재우며 근근이 살아가는 밤이 연일 계속되었다. 전등 불빛마저 침침했다. 세찬 바람 소리 에 둘러싸여 세상은 우울하고 적막했다.
_「이구아노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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