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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나

저자
이소영
출판사
글항아리
발행일
2021-07-21
사양
296쪽 | 141*208 | 양장
ISBN
978-89-6735-930-0 03480
분야
과학일반
정가
18,000원
『식물 산책』 『식물의 책』 이소영 신작
식물과 함께한 삶, 식물이 알게 해준 나와 우리

좋아하면 닮는다. 모든 식물, 모든 기관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하며 각별함이란 것을 무색하게 하는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이 이번에는 그렇게 닮아버리게 된 둘, ‘식물’과 ‘나’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식물과 나』는 제목 그대로 식물과 함께하는 ‘나’에 관한 이야기다. 식물과 함께였기에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된 나, 식물과 함께하는 오늘의 나, 언제까지나 식물과 함께일 내일의 나.
전작에서 식물과 식물 장소, 식물을 그리는 일에 관해 이야기해온 저자가 꺼내놓는 ‘나’의 생장, ‘나’의 사계.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의 것이지만, 생의 절반을 식물과 함께 보낸 사람의 것이기에 식물이 살아가는 모습과도 닮아 있다. 작고 눈에 띄지 않아도 생명이 시작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한평생을 살아가는 풀꽃의 성실함, 화려해 보이는 삶에도 기괴해 보이는 삶에도 저마다의 시련과 기쁨, 이유와 가치가 있다는 진리, 혹독한 겨울을 견디면 반드시 봄이 온다는 희망…….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 저자에게 식물은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함께 기억해주는 존재일 뿐 아니라, 인생 자체를 함께하는 존재다. 그러나 단 한 순간이라도 식물과 함께해본 적이 있다면 책장을 얼마 넘기지 않아도 곧장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나’는 우리 모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긴 겨울을 견디고 막 녹기 시작한 땅 위로 싹을 틔워내는 봄부터 화려한 꽃과 탐스러운 열매가 맺히는 여름, 색색으로 물든 이파리를 떨구고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는 가을, 맨 가지를 드러내고 묵묵히 힘을 다지는 겨울. 식물이 사계절을 나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봄의 새싹, 여름의 녹음, 가을의 낙엽, 겨울의 황량함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놀라운 삶의 풍경이 펼쳐진다. 봄이라고 해서 온화함과 반가움만 있는 것도, 겨울이라고 해서 시련과 기다림만 있는 것도 아니다. 어느 계절 녹록하지 않은 순간이 없지만, 다음 계절과 그다음 계절이 오면 그 순간순간도 모두 의미를 찾아간다. 싹을 틔웠기에 꽃을 피우고 꽃을 피웠기에 열매를 맺고 열매를 맺었기에 씨앗을 뿌린다는 한살이 과정은 그렇게 찾아진 의미들로 연결된다. 길게 보면 그 연결은 낮이 아닌 밤에 꽃을 피웠기에, 척박한 곳으로 이동했기에, 잎 모양과 꽃잎 색을 바꾸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진화의 과정이기도 하다. 생명을 가졌으니 살아가야 한다는 운명, 삶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시간을 식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저마다의 성실함과 강인함으로 살아내는 중이다.

그런 시간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식물의 형태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게 일이자 삶이라고 말하는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은 식물 안에서 식물보다 더 넓은 세계를 관찰한다. 이 책에는 식물계와 식물종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인간이 삶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그들이 처하게 되는 환경, 식물을 이용하거나 식물과 함께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에 관한 저자의 생각도 담겨 있다. 『식물과 나』는 식물에 관한 이야기, 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식물과 내가 함께할 때 식물에게, 그리고 나에게 일어나는 일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과 함께함으로써 식물의 삶과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 식물은 인간의 생활과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이 거대한 이야기를 저자는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상, 가장 혼자인 순간에도 그와 함께하는 식물들을 통해 들려준다.
저자는 그동안 특히 인간이라는 변수에 영향받는 식물의 삶에 관해 꾸준히 이야기해왔다. 이 책에도 그런 그를 멈춰 세우는 순간들이 등장한다. 기록을 위해 봐놓은 길가의 풀꽃이 잠깐 사이 모르는 사람의 발에 밟혀 훼손돼 있는 것을 볼 때, 이웃 농장에서 못 팔게 되었다고 건넨 털북숭이 복숭아를 볼 때, 산불로 전소되어 식물이 사라져버린 숲을 볼 때. 이런 장면들을 소개하며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좋아한다는 일방향의 마음을 넘어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가능한지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책에는 그에게 처음 식물의 좋음을 알게 해준 가족,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강아지 백구, 그처럼 식물만 바라보고 사는 동료들, 교외의 작업실로 그를 찾아와주는 다정한 사람들, 식물이 있는 장소에서 만난 다양한 풍경이 등장한다. 또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 불안해하던 시절, 어쩔 수 없이 무덤덤해지거나 강인해져야 했던 시기도 언급된다. 그때마다 그의 곁에는 언제나 식물이 함께했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고 아무도 알 수 없는 그날그날의 기분과 사건은 식물을 매개로 그에게 기억되고, 의미화된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 풀어놓은 ‘나’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으로 강조하고 싶어하는 것은 식물이란 누구에게나 그런 존재라는 사실, “그 사실은 내가 어떤 형태로 변모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내가 아닌 그 누구에게라도 마찬가지일 것”(207)이라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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