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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의 문장 신유한 평전

저자
하지영
출판사
글항아리
발행일
2021-05-31
사양
408쪽 | 153*218 | 무선
ISBN
978-89-6735-905-8 03900
분야
역사
정가
22,000원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가지고
지방 서얼로 태어난 비운의 문인
천하제일의 문장을 꿈꾸며
조선 문단에 파문을 일으키다

길이 남은 통신사행록 『해유록』의 저자 청천 신유한
논란의 중심에 선 정통 바깥의 문장과
시대의 제약을 넘어 새로운 경계를 열어젖힌 문학

“어떤 이들은 자네더러 구양수, 소식과 같이 절실하고 상세한 문장을 하지 않고, 왜 일부러 읽기 어려운 문장을 쓰는가라고 하지. 또 어떤 이들은 삼당三唐의 아리땁고 정이 가득한 시를 쓰지 않고 왜 일부러 싱겁게 맛없는 시를 쓰는가라고 하지. 그런 이들은 세상의 변화도 문체도 알지 못하는 걸세. 시대에 따라 문장은 변하기 마련이네. 옛 문장가들은 자기만의 의장意匠을 세웠지. 왜 자네한테만 그리 의심하는지 모르겠네. (…) 그대의 문장과 시는 읽기 힘든 곳이 한 구절 한 구절마다 있긴 하네. 아무 맛이 없는 중에 씹으면 씹을수록 더욱 빼어나지. 애당초 절실하지 않고 정이 가득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네. 옛사람이 적는 대로 써 내려가고 눈앞에서 읊조리는 것과는 다르지. 어찌 그대의 병폐라고 할 것이 있겠는가. 사람들은 원래 다른 사람의 단점을 지적하길 좋아하지. 너무 개의치 말게나.” _손명래, 「신유한의 문장을 논하는 말論申周伯文章說」


‘18세기 개인의 발견’ 시리즈는 신유한, 조귀명, 이용휴, 유한준의 생애를 비평적 시각으로 조명한다. 동아시아에서 ‘개인’에 대한 사유는 전국시대 양주 이래로 시대 전환기마다 출현해왔다. 당대의 지배적 가치관에 동의 못 하거나 이질감, 소외감을 느끼는 순간 개인은 공동체와 거리를 두며 자기만의 느낌, 감정, 생각을 일구어나갔다. 이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자주 거론된 북학파가 아닌, 또 다른 방향에서 새로운 사유를 모색한 네 인물을 다룬다. 그중 이 책이 조명하는 청천靑泉 신유한申維翰(1681~1752)은 뛰어난 문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서얼로 태어난 비운의 문인이며, 당대의 신분적·계급적 한계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독창적인 문장과 문학론을 펼친 인물이다.
신유한은 우리에게 흔히 통신사행록 『해유록海遊錄』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유록』 못지않게 빼어난 신유한의 다른 많은 작품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신유한의 문집 『청천집靑泉集』을 포함해 그가 남긴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충실히 복원하며, 그의 문학에서 삶을 읽어내고 삶에서 문학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신유한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사회가 부여한 한계 때문에 좌절해야만 했던 선비의 포부, 그렇게 수십 년을 살며 벼려낸 경계 밖 주체로서의 감성과 사유,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뒤섞여 만들어진 ‘천하제일의 문장’에 대한 애착과 문인으로서의 기상일 것이다. 이로써 독자들은 당대와 불화한 개인이 어떻게 자기를 만들어나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하나를 볼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방대한 자료를 참조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서술로 대중에게 다가선다는 데 있다. 저자는 신유한의 문집 『청천집』과 통신사행록 『해유록』은 물론이거니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신유한을 언급한 적 있는 여타 인물의 기록까지도 충실히 끌어모았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자료 모음에 그치지 않고, ‘경계 바깥에서 자기를 찾아나간 인물’이라는 관점으로 그의 삶에 서사를 부여하고 있다. 인물들 간의 서신이나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독자들은 마치 긴 옛날이야기를 읽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신유한이 직면했던 문제는 지금의 우리와도 멀리 있지 않다. 정통을 따르지 않는 문장 때문에 중심부로부터 배척당하고 고민했던 그의 모습은, 자기가 일반적인 기준에 맞는지 아닌지를 고민하고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모습과도 겹쳐진다. 하지만 신유한은 남들에게 자기를 맞추기보다 자기만의 길을 개척했으며, 그런 그의 삶은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위로와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삶은 결국 이질적인 개인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던 조선 후기에서 ‘나’라는 존재와 욕망을 이야기하려는 일군의 흐름에 위치한다. 쉽사리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그는 종종 좌절하기도 했고 경계 바깥을 서성였으나, 문학으로 그 단단한 벽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그의 문학은 주류가 되지는 못했지만 자신만의 새로운 경계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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