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이 충분하고 더없이 따스한 시간들이
훗날 네가 힘든 시간을 통과할 때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리라 믿어
‘요모기’는, 일본 홋카이도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네 살 여자아이예요. 이 책 『영원히 아름다운 것만 만나기를』은, 이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동생을 만나는 날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어요. 이 사랑스러운 기록은, 바로 요모기의 엄마 ‘다치바나 가오루’의 섬세함과 부지런함이 만들어낸 작품이랍니다.
여기서 잠깐! 이 책은 일본의 작가가 쓰고 한국어로 번역한 형태는 맞지만, 일본에서 출간된 원서를 옮긴 번역본이 아니라, 달 출판사에서 자체 기획․섭외․번역․진행․출간한, 100% 국내서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우리 ‘요모기’는요, 일단 너무 잘 먹고요, 잘 웃고요, 그 어떤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어요. 뱅 스타일의 일자 앞머리가 어느 누구보다 잘 어울리고요, 발그레하고 통통한 양볼과 까맣고 동그란 두 눈, 장난기 가득한 표정 하나 몸짓 하나는,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절로 나오죠. 어린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과 해맑음이 사진과 활자를 넘어, 또 국경을 넘어, 우리의 가슴까지 따스히 도달합니다. 이런 걸 감동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무엇이 감동일까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홋카이도 작은 마을의 정취와 요모기 엄마 ‘가오루’ 그리고 아빠 ‘다케시’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일상까지, 모두 들여다볼 수 있어요. 소박하고 평범한 듯하면서도 이 가족만이 가진 분위기는 가히 독보적이기까지 한데요. 일본에서 1,000명 중 3명 꼴로 선택한다는 ‘자택출산’의 귀한 풍경과 해마다 여름이면 매실 장아찌를 담그고, 매일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어 나누어 먹고, 아이가 입을 옷이나 텐트 등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겨울이면 침대처럼 쌓인 하얀 눈 위를 뒹구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곳곳에 펼쳐집니다.
그뿐인가요. 이 사랑스러운 가족이 옛것의 가치를 지켜내고 일본의 오래된 풍습과 전통문화를 잊지 않고 고수해나가려는 삶의 태도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축하할 일이 있을 때마다 만들어 먹는다는 ‘팥찰밥’이나 첫돌을 맞이한 아이에게 건강을 기원하며 떡을 짊어지게 하는 ‘잇쇼모치’, 정월이면 둥근 떡과 귤을 쌓아 만드는 ‘가가미모치’,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 하는 연례행사의 하나인 눈으로 만든 움집 ‘가마쿠라’ 등이 그것입니다.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풍습은 아니지만 교과서가 아닌 실제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재현되는 모습을 통해, 나아가 일본을 한 걸음 더 이해하는 데 실마리가 되기도 하고요.
눈도 잘 뜨지 못하고 꼬물거리던 갓난아기가 훌쩍 자라 엄마의 손을 잡고 동네 산책을 하고, 어설프지만 함께 부엌에 나란히 서고, 또 동생이라는 새로운 가족을 맞닥뜨리기까지의, 한 생명의 성장의 일부를 짧게나마 지켜본다는 경험은 우리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합니다. 조금은 울컥, 벅찬 마음이 되기도 하고요.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흔한 말을 다시 떠올려보게도 하네요. 사랑하는 누군가가 ‘영원히 아름다운 것만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또 얼마나 넓고 깊은가요.
문득 옆에 있는 가족들의 손을 한번 덥석 잡아보고 싶기도, 멀리 계신 부모님에게 오랜만에 쑥스럽지만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한번 걸어보고 싶기도, 사랑하는 사람의 무릎 위로 쓱 이 책을 한번 내밀어보고도 싶어지네요. “영원히 아름다운 것만 만나기를.” 이렇게 덧붙이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