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과 행복이 우리 삶을 스쳐가듯
괴로움과 슬픔 또한 언젠가는 다 지나가리니…”
‘21세기의 푸랑수아즈 사강’밀레나 부스케츠가 그려낸
삶과 죽음, 그리고 우리를 살아 숨쉬게 하는 사랑!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스페인 작가 밀레나 부스케츠의 두번째 소설로, 주인공 블랑카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상실감과 슬픔을 이겨내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을 솔직하고 감성적인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밀레나 부스케츠는 스페인의 유명한 출판사 설립자이자 작가였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상실의 경험을 소설로 써내려가기 시작했고, 커다란 슬픔과 애도를 이야기하면서도 삶에 대한 반짝이는 통찰로 가득한 소설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완성했다.
삶과 죽음, 사랑과 결혼, 섹스에 대해 재치 있고 진실한 목소리로 이야기한 이 작품은 출간 전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무서운 속도로 세계 각국에 계약되었고, 소설을 먼저 읽은 각국 출판사의 편집자들은 “첫 페이지부터 독자를 사로잡는다” “전례없이 즐거운 독서 경험” “너무도 특별한 목소리” 등 찬사를 쏟아냈다. 2015년 스페인에서 출간된 직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뒤 육 개월 이상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켰고, 뒤이어 출간된 미국과 유럽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밀레나 부스케츠는 한 인터뷰에서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소설이지만 가벼움, 살고자 하는 의지, 젊음이 넘치고 아이 같기도 한 활기찬 충동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와인, 친구, 바다, 남자. 이런 것들은 정말로 가벼운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동시에 감정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것들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엄마의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주인공의 1인칭 서술은 위트 있고 때로 경쾌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언뜻 가벼워 보이는 주인공의 이야기에는 누구라도 공감할 법한 감정들이 가득하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지만 그만큼 성숙하지 못하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 아끼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후회, 책에 대한 사랑, 구원으로서의 섹스,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느끼는 한없는 애정, 그리고 무엇보다 삶에 대한 갈증이 느껴진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가 평했듯 ‘살아간다는 것의 슬픈 기쁨’을 이야기하는 소설인 것이다.
나를 살아 숨쉬게 하는 것들.
강렬한 태양, 반짝이는 바다, 친구들의 애정, 달콤한 와인,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얻는 위안.
몇몇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나는 마흔 살이 된 내 모습을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스무 살 무렵, 나는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곤 했다. 평생의 반려자와 여러 명의 아이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는 서른 살의 나. 또는 손자들에게 맛있는 애플파이를 만들어주고 있는 예순 살 된 나의 모습. 사실 나는 달걀 프라이도 할 줄 모르지만 그 정도야 금방 배울 수 있겠지. 그리고 여든 살이 되면 꼬부랑 할머니가 돼서 친구들이랑 위스키나 마시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흔 살—쉰 살은 말할 것도 없고—이 된 내 모습은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자리에 있다. 엄마의 장례식에, 그것도 마흔 살이 돼서. _본문에서
주인공 블랑카는 열정적이고 내키는 대로 사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마흔이 되었지만 아직도 스스로를 “겉으로만 어른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현실적인’ ‘책임감’ 같은 단어에 갑갑함을 느낀다. 두 명의 전남편에게서 각각 얻은 두 아들을 키우며 전남편들과는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섹스 파트너로 계속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는 유부남인 애인을 만나는 중이다.
소설은 블랑카가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누구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았던 엄마는 파킨슨병에 걸려 고통스러운 말년을 보냈고, 엄마의 마지막 나날을 함께하며 그 고통의 무게를 나눠 지려했던 블랑카는 자신마저 허물어진 삶의 잔해 속에 파묻히는 기분을 느끼며 우울증에 시달린다. 힘들어하는 블랑카에게 주변 사람들은 카다케스에 휴가를 가서 잠시 쉬고 오라는 제안을 한다. 카다케스는 살바도르 달리나 파블로 피카소가 예술적 영감을 찾기 위해 자주 방문하던 바닷가 마을로, 블랑카도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여름을 보내곤 했다. 엄마의 집과 배가 여전히 남아 있고 엄마가 묻힌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블랑카는 결국 상실감과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함께 카다케스로 떠난다. 아들 둘과 친한 친구 둘, 전남편 둘이 함께하고, 가족과 함께 카다케스로 휴가를 올 애인과도 그곳에서 만나기로 한다.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고 바다가 반짝이는 평화로운 카다케스에서 블랑카는 과거의 연인과 새로운 연인, 자신이 사랑했던 혹은 사랑에 빠지고 싶었던 이들로부터 위안을 얻으려 노력한다. 음식과 와인, 햇살과 공기, 친구들의 애정, 섹스를 통해 엄마의 죽음의 무게를 이겨보려 한다. 그리고 엄마가 바랐던 것처럼 블랑카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갈 방법을 찾아본다. 행복과 즐거움이 우리 삶을 스쳐가는 것처럼, 괴로움과 슬픔 또한 언젠가는 다 지나가리라는 믿음을 안고.
▶ 추천사
해변에서 보낸 어느 하루처럼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소설. 기쁨과 상실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일러준다. _뉴욕 타임스
삶을 크게 한입 베어물고 싶게 만드는 유혹적인 소설. _ARA
사랑, 섹스 그리고 삶을 향한 강렬한 갈증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를 완전히 사로잡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_릿허브
존재론적 고민을 솔직하게 토로하는 이 소설은 황홀하게 아름다운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_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삶, 죽음, 사랑 그리고 섹스에 관한 아름다운 소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재미있고 섹시하고 강렬하면서도 영리한 소설이다.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커다란 슬픔에 빠져 완전히 나락에 떨어졌을 때조차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이야기한다.
_더 풀
감성과 지성의 순수한 응축…… 잊을 수 없는 소설. _마리 클레어
궁극적으로 이 소설은 엄마와 딸의 사랑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말들을 찾는다. 칭찬할 만하고 진정으로 문학적인 이 작품은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_라 방과르디아
가슴 아프면서도 동시에 재미있다. 부모를 잃고 나서 겪게 되는 필연적인 변화에 대한 통찰력 있는 탐구. _피플
죄책감, 욕망, 사랑, 분노 등 소설에서 표출되는 감정은 중년을 맞이한 한 인간의 감동적인 초상을 그려낸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재미있고 섹시하고 진실한 소설. _매트 헤이그(소설가)
▶ 책 속에서
“널 정말 많이 사랑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들은 사실 상대방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정말’이란 말을 붙이는 건 ‘그다지’ 사랑하지도 않는데 소심해서, 아니면 “널 사랑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가 두려워서인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그 말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유일한 방법인 거예요. ‘정말’이란 말을 넣으면 진심이 아닐지라도 누구나 쉽게 사랑을 ‘고백’할 수 있으니까요. _11쪽
내가 아는 한, 뒤끝도 없고,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물론 삶의 고통도—일시적으로나마 쫓을 수 있는 것은 섹스밖에 없다. 절정에 다다르면 모든 것이 산산이 흩어지고 만다. 하지만 그 느낌은 아주 잠시 동안만, 그나마 곧장 잠이 들면 그보다 조금 더 오래 지속될 뿐이다. _17쪽
나는 매일같이 엄마의 얼굴을 보려고 애를 쓰고 있어요. 세월을 거슬러올라가, 빛을 잃고 돌덩이처럼 변해버리기 전 엄마의 진짜 눈동자를 떠올리려고요. 그럴 때마다 망치로 단단한 벽을 깨부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가는 유리들이 바삭거리는 소리를 내며 켜켜이 쌓이듯, 슬픔이 마치 수의처럼 우리를 뒤덮어버리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_95쪽
어쩌면 우리는 모두 떠나지 못한 여행을 가슴속에 품고 사는 건지도 몰라요.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늘 떠날 계획을 세우면서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에게 단 일 분조차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시간을 사려고 아등바등해요. 눈을 뜨고 있다 해도 살아 있는 동안 다시 볼 수 없는 곳도 많고, 아직 눈을 감지도 않았는데 더는 기회가 없다는 걸 깨닫는 것만큼 견디기 어려운 일도 없을 거예요. _108쪽
거짓말과 예의바른 행동, 그리고 가식적인 미소로 미끄러지기 쉽게 쌓아올린 벽은 망토처럼 나를 보호해준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벽을 세울 힘도, 의욕도 없다. _175쪽
나는 한때나마 사랑했던 모든 이들을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 그간 수많은 이별과 배신—내가 그랬든 상대방이 그랬든—을 겪었으면서도 나는 모든 것이 한줌의 재로 변하기 전의 투명하리만큼 맑고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본다. 어리석기 짝이 없는 영웅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금껏 내가 경험했던 사랑이나 마음의 상처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건 나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다. _1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