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상상력
- 원서명
- The Moral Imagination: The Art and Soul of Buildin
- 저자
- 존 폴 레더락
- 역자
- 김가연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일
- 2016-10-31
- 사양
- 반양장본 | 388쪽 | 214*138
- ISBN
- 9788967353896
- 분야
- 정치/사회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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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정가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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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평화세우기와 분쟁 해결 분야의 최고 전문가 존 폴 레더락이 국제분쟁 조정 현장에서 얻은 통찰을 망라한 책이다. 이미 갈등이 사회를 뒤덮은 것처럼 보일 때, 평화를 가능케 하는 작지만 필수적인 전환을 만들어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사회가 폭력으로 병들어 있을 때, 구성원은 무엇에 기대어 폭력에 잠식되지 않고 평화를 응시할 수 있을까?
저자는 세계의 갈등 현장에서 보고 겪은 이야기, 그곳에서 오랫동안 숙성시킨 지혜를 이론과 우화를 넘나들며 솜씨 좋게 풀어낸다. 전환점이 되는 순간이란 어떤 것인지, 평화협정이란 어떤 의미인지, 분쟁 해결과 평화세우기의 관점에서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다시 사유할 수 있는지. 여러 단상에서 시작되는 듯한 각 장의 이야기들은 독자를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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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평화세우기peacebuilding 분야 최고 권위자, 이스턴메노나이트대 석좌교수. 노트르담대 존비크록 국제평화연구소에서 갈등전환학을 가르치고 있다. 갈등과 분쟁 현장에서 20년 넘게 활동하며 탁월한 업적을 남긴 국제분쟁 조정 전문가로서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북미 등지에서 광범위한 활동을 펼치며 소말리아와 북유럽, 니카라과, 콜롬비아, 네팔의 평화세우기 과정에 일조했다. 미국에서는 공동체 내 갈등, 교회와 가정의 갈등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콜로라도대에서 사회학(사회 갈등 프로그램)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평화 교육에 관련된 다수의 책과 매뉴얼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저술했다. 주요 저서로 『평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화해를 향한 여정』 『갈등전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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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을 위한 생각들
1장 논제를 제기하는 방식에 대하여
2장 도덕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네 가지 이야기
3장 순간에 대하여: 전환점들
4장 단순함과 복잡함에 대하여: 평화세우기의 본질을 찾아서
5장 평화 협정에 대하여: 선으로 된 시간 이미지
6장 비관주의의 선물에 대하여: 폭력의 지형에서 얻은 통찰
7장 아름다움에 대하여: 사회 변화의 예술
8장 공간에 대하여: 거미줄의 삶
9장 대중과 움직임에 대하여: 임계 효모 이론
10장 거미줄 관찰에 대하여: 자리의 영혼 찾기
11장 뜻밖의 행운에 대하여: 우연한 지혜가 주는 선물
12장 시간에 대하여: 우리 앞에 놓인 과거
13장 피리 부는 사나이에 대하여: 상상력과 창의성
14장 소명에 대하여: 위기의 미스터리
15장 결론: 도덕적 상상력의 명령
에필로그: 대화
용어 해설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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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우리 시대 폭력에 대한 깊은 통찰
장기화된 사회 갈등 한가운데에서 평화를 똑바로 응시하기 위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평화세우기라는 난제를 다루는 현장에서 가장 통찰력 있는 이론가이자 활동가인 레더락 교수는 2001년 9월 11일 비극적 사건 이후의 몇 년간의 세계를 아주 정확히 관찰했다. 그는 특정 지역 혹은 전 세계에서 폭력과 불안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근본 원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이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지미 카터, 39대 미국 대통령, 200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고도의 기술을 가진 활동가이자 날카로운 안목의 이론가 레더락은 직접 깨닫고 배운 과정 저 깊숙한 곳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 결과는 참으로 놀랍다. 그는 통찰, 이야기, 메타포의 진수성찬을 차려낸다. 이 책은 세계 전체가 갖추어야 할 도덕적 상상력을 불러내는, 대단히 특별한 만찬이다.”- 윌리엄 유리, 하버드대 로스쿨 글로벌 협상 연구 책임자
“사회 변화와 평화, 갈등 연구, 신학, 윤리, 종교 관련 분야에서 이만큼 완벽한 책은 없다. 이 폭넓은 지식을 넋을 빼앗길 정도로 말끔하게 잘 엮어놓았다.”- R. 스콧 애플비, 노트르담대 역사학 교수·존 M. 리건 주니어, 노트르담대 국제평화학연구소 소장
“생각의 빗장을 열어주는, 고무적이며 희망적인 책이다. 파괴적인 폭력 양상에 변화를 일으키고 억압적인 사회관계를 일거에 뜯어고치면서, 까다로운 갈등을 근본부터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심으로 곧장 돌진한다.”- 버나드 메이어, 갈등 해결 및 중재 전문가
“탁월한 책이다. 현장에서 직접 길어 올린 이론을 제시하면서 비판이론에 기반한 최고의 실전 지침을 담았다. 갈등 전환 및 평화세우기 분야의 활동가, 학자, 전문가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향후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 찰스 비야비센시오, 케이프타운 정의화해연구소 상임이사
“지금 폭격 중인데 음악을 연주하다니, 제정신이에요?”
올해 3월, 국제유고전범재판소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인종 청소를 주도한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에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유고 연방 해체 후 터진 전쟁으로 사라진 목숨이 10만 명이 넘는다. 다음은 그 전쟁 기간 동안 무려 4년간 거대한 수용소처럼 철저하게 봉쇄되었던 사라예보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중심가 빵집이 문을 열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섰다. 저격수의 총질에 이어 포탄이 터지고, 다시 그 총구는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을 조준했다. 그 참혹한 현장에서 한 남자가 갑자기 첼로를 켜기 시작했다. 죽은 스물두 명의 목숨을 추모하기 위해 22일간 연주를 하기로 한 것이다. “사라예보에 폭격이 일어나고 있는데 음악을 연주하다니, 제정신이에요?” 누군가 묻자, 그는 대답한다. “제가 여기 앉아서 첼로를 켜고 있는데 사라예보를 폭격하다니, 제정신이냐고 가서 좀 물어보시지요.”
이 책은 갈등 해결 전문가, 혹은 평화세우기 전문가가 보고 듣고 지향하는 이른바 “갈등 전환” 예술에 대한 것이다. 여기서 예술은 창조적인 노력을 뜻한다. 이 책은 전쟁이라는 첨예한 갈등 상황을 일거에 종식할 만한 획기적인 대안이 존재한다고 보지 않는다. 장기화된 갈등 국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의 실마리를 주는 것은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어떤 아이디어, 어떤 순간, 어떤 발상의 전환이다. 폭력의 해소와 평화세우기는 어떤 협정, 정치가들끼리의 조약 혹은 국제기구의 제재로 가능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회 속에 갈등이 어떻게 뿌리 박혀 있는지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인 해방으로 다가올 만한 조정의 장, 상호 이해 및 존중을 실현하는 일이다.
평화세우기라는 창조적인 여정
평화세우기는 결코 직선적인 과정일 수 없으며, 정부 보고서나 눈에 보이는 폭력의 크기로 측정하거나 판별될 수 없다. 폭력을 초월하는 데 필요한 상상력을 담지하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장기적인 폭력 사태라는 큰 그림과 왜 그것이 건설적인 변화를 도모하고자 할 때 오래도록 해소되지 않는 과제로 남았는지 이해하고 느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파괴적인 관계를 통해 만들어지고 그 유산으로 남은 것들, 폭력적인 향식을 깨는 데 필요한 지리적 공간과 현실에 깊게 발을 담가야 한다. 또한, 무의미한 질문으로서가 아닌 평화세우기를 확대하는 원천으로서의 창조적 절차 자체를 탐구해야만 한다. 사회 변화와 인간관계를 다룬 시와 그림, 그 속의 상상력과 발견, 궁극적으로 그런 여정을 계속하는 사람들을 위한 신비로운 소명에 예술가의 길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적용시키는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
음악이, 나아가 예술이 도대체 갈등이라는 꼬인 매듭을 어떻게 풀 수 있는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리는 그 매듭을 끊어낼 수 있는 잘 벼린 칼을 찾아 헤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두 동강 났을 때 그 줄을 쥐고 있던 양쪽 끝의 사람들이 튕겨 나갈 위험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방법, 확실하다고 믿었던 방법은 반드시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저자가 보기에 그것은 절대 안전한 방법이 아니다.
이 책에는 저자만의 특별한 용어들이 등장한다. ‘깜짝 놀랄 일’ ‘아하 하는 순간’ ‘수직적/수평적 역량’ ‘하이쿠 태도’ 등, 학술 용어라기에는 생소한 모양새이지만 이런 표현들은 분명히 어떤 기술, 어떤 사유를 불러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강구된 것들이다. 때론 이미 있는 용어를 새롭게 재해석해 사용하기도 하고, 특정 사물에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평화세우기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빵 만들기와 효모의 원리를 사회변화를 설명하는 데 이용하거나, 유의미한 사회 변화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 이미지를 거미줄 관찰에서 얻는 식이다.
‘임계 질량’과 ‘임계 효모’도 마찬가지다. 임계 질량이 변화를 실제로 일으키는 최소 에너지에 집중한다면 임계 효모란 그런 수치보다는 질을 더 중요시하는 개념이다. 흔히 많은 수의 서명, 많은 수의 시위 인구를 확보하는 것을 사회 변화의 지표로 여기지만, 때로는 단 한 사람이 변화의 불씨를 지핀다. 또한 ‘협상’이 갈등을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중화제라면 ‘플랫폼’은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활동하는 면역체계다.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화가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게끔 하는 시스템이다. 역시 도덕적 상상력이 바탕에 있지 않다면, 시스템은 교란될 것이다. 그러면 이 ‘도덕적 상상력’이란 과연 무엇인가.
도덕적 상상력-갈등 현실을 수용하면서 다음 단계의 평화를 상상하는 힘
“상상력”은 무한대의 가능성을 포용하는 힘이다. 평화를 지향하지만 평화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한 활동가인 교수가 타지키스탄의 악명 높은 범죄자이자 자신의 친한 친구를 죽인 적군 지도자와 대화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진실로 그가 평화세우기라는 거대한 사명 아래 개인적 감정을 잊었을까? 그는 단지 정부로부터 중재를 요청받았고, 먼저 적군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를 찾았을 것이다. 우연하게도 그것은 철학이었다. 그들은 종종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우리는 첼로 연주자에게 한 것과 질문을 할 수 있다. “당신 친구를 죽인 사람과 지금 철학 얘기나 하고 있다니 제정신이에요?”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말하듯, 비관주의에 뿌리를 두고서 더듬더듬 대화를 이어나갔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임계 효모’가 되었다.
어느 날 반군 지도자는 “만약 내가 무기를 내려놓고 당신과 함께 간다면, 당신이 나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활동가는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고 있었다. 그는 대답했다. “당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덧붙였다. “그러나 나는 당신 옆에 붙어 함께 갈 것이고, 당신이 죽으면 나도 죽을 것입니다.” 반군 지도자는 결국 중재를 받아들였고, 그후 몇 년이 흘러 이 지역의 사람들은 무기를 내려놓았다.
“도덕적”은 상상력의 방향을 뜻한다. 이는 폭력과 갈등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동이 정치적 이해관계자의 편의대로 해석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소박하게 꿈꾸던 가깝거나 먼 미래를 가리키는 표지판이다. 폭력은 눈앞의 문제를 푸는 색다른 해결책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행위로 정의되기도 한다. 그래서 도덕적 상상력은 폭력의 정반대 말이 될 수도 있다.
저자가 보기에, 평화협정은 그저 종이 위의 글일 뿐이다. 혹 그대로 평화가 실행된다 해도 그것의 효과는 갈등 상황에 깊숙이 몸담은 이들이 이룩한 진정한 한걸음만큼의 효과도 발휘하지 못한다. 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닦은 기반이 없다면 전쟁이 종식된다 해도 일시적인 봉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프로 명확히 나타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노력은 평가절하되었다. 그들은 평화라는 정해진 종착지로 가려는 과정에서 그저 스쳐지나가는 풍경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가 직접적인 평화를 이끌었는가? 그의 이야기로는 단 한 줄의 보고서도 쓸 수 없다. 이들은 그러나 예술적이다. 누구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그림을 만들었다. 폭력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재에서 좀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 밀양 송전탑을 앞에 두고, 강정 해군기지를 바라보며, 무너진 공동체가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지 상상하는 능력. 도덕적 상상력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평화세우기와 분쟁 해결 분야의 최고 전문가 존 폴 레더락이 국제분쟁 조정 현장에서 얻은 통찰을 망라한 책이다. 이미 갈등이 사회를 뒤덮은 것처럼 보일 때, 평화를 가능케 하는 작지만 필수적인 전환을 만들어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사회가 폭력으로 병들어 있을 때, 구성원은 무엇에 기대어 폭력에 잠식되지 않고 평화를 응시할 수 있을까?
저자는 세계의 갈등 현장에서 보고 겪은 이야기, 그곳에서 오랫동안 숙성시킨 지혜를 이론과 우화를 넘나들며 솜씨 좋게 풀어낸다. 전환점이 되는 순간이란 어떤 것인지, 평화협정이란 어떤 의미인지, 분쟁 해결과 평화세우기의 관점에서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다시 사유할 수 있는지. 여러 단상에서 시작되는 듯한 각 장의 이야기들은 독자를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