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문학동네신인작상 수상작!
1천만원 고료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인 전혜성 장편소설『마요네즈』가 출간되었다. 문학동네신인작가상은 제1회 공동수상자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의 김영하와 『식빵 굽는 시간』의 조경란을 배출함으로써 새로운 역량 있는 신인 탄생의 산실로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500∼600매 분량의 경장편(經長篇)을 대상으로 유능한 신진작가의 가장 중요한 등용문이 되고 있는 문학동네신인작가상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68편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김윤식(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도정일(문학평론가, 경희대 영문과 교수) 서영은(소설가) 등 세 분이 본심을 맡아 진행된 이번 심사에서 전혜성의 『마요네즈』는 쟁쟁한 다른 응모작들을 제치고 당당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마요네즈』는 심사위원으로부터 치밀한 구성력과 인물 창조의 탁월성, 소설의 진정성에 대한 강한 집착과 더불어 소설문학의 정수에 다가서려는 작가의 결기와 노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모녀 간의 갈등을 축으로 애증의 가족관계를 새로운 통찰과 문제의식으로 그리고 있다. 가족과 모성애라는 익숙한 아니 진부하기조차 한 소재를 참신한 감각과 날카로운 주제의식으로 투시하는 능력이 단연 돋보여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었다.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가 전혜성 씨는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영화잡지의 기자를 거쳐 극작가로 활동하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아마조네스의 꿈』 등의 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하기도 했다.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 2년만에 장편소설『마요네즈』를 완성하여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을 거머쥠으로써 또 하나의 무서운 신예의 출현을 예고한다.
붕괴해가고 있는 우리 시대 가족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문제작
가족의 신화에 도전하는 강렬한 주제, 작중인물을 선명하게 부각시킨 솜씨, 생생한 일상어의 재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타응모작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받은 수상작 『마요네즈』는 한 여성의 시각을 통해 붕괴해가고 있는 우리 시대 가족의 현주소를 무서울 정도로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는 수작이다.
남편과 두 아이를 가진 36세의 주부이자 남의 전기 대필을 부업으로 하는 나와, 의식불명인 채 죽어가는 아버지를 외면하고 구박하기까지 하며 손자손녀의 뒤를 보살피기는커녕 짐스러워하고, 가족의 안위보다 자신의 몸을 치장하고 삶을 즐기는 데 더 관심을 갖는 어머니, 그리고 북쪽에서 생물교사를 하다 전쟁중에 월남하여 시장바닥을 뒹구는 인생을 살며 주벽과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등 이 소설은 독특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격한 목소리로 질기디 질긴 애증의 가족관계를 풀어간다. 혈연으로 맺어진 천륜의 관계인 가족 사이의 어찌해볼 수 없는 소통 불능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가족간의 폭력 등이 거침없이 생생하게 그리고 생피가 돋듯 선연히 그려진다.
전혀 새로운 형태의 어머니상이라는 인물 창조의 탁월함이 돋보이는 작품
이 작품에서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탁월한 인물 창조에 있다. 특히 소설에 등장하는 어머니에 대한 묘사는 가히 획기적이다. 작가 전혜성은 남편과 자식에 대한 헌신과 희생으로 요약되는 전통적인 어머니상을 여지없이 파괴하고 배신하며 전혀 새로운 형태의 어머니상(像)을 제시한다. 기존의 모성애 개념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기이한 어머니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때로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기존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어머니와는 정반대인 이 고약한 어머니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도 정밀하고 날냄새나도록 살아 있다. 가족을 위한 맛있는 음식의 재료가 되어야 할 마요네즈를 윤나는 머릿결을 위해 허옇게 머리에 바라는 어머니의 모습은 이 소설의 압권이다. 아마도 우리 문학사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어머니상이라는 이 인물 창조의 탁월성이야말로 이 신예작가의 빼어난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부분이 아닌가 한다.
이 소설의 또하나의 매력으로 생생한 사투리의 재현을 들 수 있다. 소설에서는 경상도 사투리가 어머니의 입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실감나게 표현되고 있다.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우며 구체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한층 보강하고 있는 이 일상어의 생생한 재현이야말로 신예작가 전혜성의 탄탄한 작가적 재능을 인정하게 하는 또다른 일면이다.
무서운 신예작가의 탄생, 엄정하기 이를 데 없는 심사위원들이 쏟아부은 찬사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마요네즈』는 충실한 기본기와 문학적 진정성에 대한 강한 집착을 지닌 한 신예작가의 탄생을 알린 문제작이다. 엄정하기 이를 데 없는 세 심사위원들이 이 작품에 쏟아부은 찬사는 이 무서운 신예의 무한한 가능성을 예감하게 한다.
시대적 상처와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살아버린 사람들과, 이를 지켜보면서 성장하여 어른이 된 한 여인이 조용한 목소리로, 때로는 격한 감정으로, 결코 비단일 수 없는 한 필의 무명베를 짜내고 있다.
-김윤식(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이 작품은 시류에 반하여, 또는 세상의 편안한 믿음을 박살내며, 가족과 모성애라는 것의 진실에 대한 양보할 수 없는 작가적 발견과 통찰을 제시한다. 가족과 모성애라는 두 가지 가치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제기하고 그 진실을 천착하며 작중의 어머니를 질긴 방식으로 그려보임으로써 우리가 아는 친숙한 세계의 구성 방식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이처럼 흥미로운 성격과 모습으로 형상화된 최근의 예를 나는 알지 못한다.
-도정일(문학평론가, 경희대 영문과 교수)
어머니에 대한 정밀묘사는 날냄새가 나도록 살아 있고, 그것이 기존의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헌신적인 어머니상과 정반대인 점이 흥미롭다. 어머니에 대한 사회통념을 여지없이 깨어부수고, 사랑이란 이름의 가족이기주의의 울타리가 되고 있는 가정 안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폭력을 거침없이 드러내보여주는 작가의 문제의식이 참신하다.
-서영은(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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