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 유머러스한 문체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후 교육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온 중견시인 김진경의 새 시집. 새 시집 『슬픔의 힘』의 전반적인 구도에는 "부재하는 삶의 진정성, 그로부터 야기되는 슬픔, 슬픔을 바탕으로 쏘아올리는 그리움의 몸짓, 그것이 마침내 닿아 불현듯이 짧게 드러나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삶의 편린들, 진정성 그 자체는 아닐지라도 진정성을 흘낏 엿볼 수 있게 하는 매개들이 내재"(김상욱, "해설"에서)되어 있다.
치밀한 구성력과 탁월한 인물 창조, 소설의 진정성에 대한 강한 집착!
씌어진 모든 것들 가운데서 나는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섬세하고 날카로운 언어감각,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는 이의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우리 평단의 거목 유종호 선생의 책 읽기, 그리고 세상 보기
그 오래된 새벽, 오련한 고요함이 찾아와 밖에 나가보니 웬 낭인 하나가 눈을 맞고 서 있었다. 그는 숯불처럼 이글거리는 불덩이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 불의 공기를 그는 마당 한가운데 가만히 내려놓고 나서 스스로 발자국을 지우며 대문 밖으로 사라져갔다. 마당은 태초의 적막 속에서 화염으로 부시게 타오르고 사방에서 새벽닭들이 깨어나 다투어 울었다. 문학은 내게 그렇게 왔다. - - "작가의 말"에서
한시도 책을 놓지 않았던 이의 책으로 쓰는 자서전
인문학적 이성의 향기가 배어 있는 숙수(熟手)의 글쓰기
"그때 사물은 각자의 목소리를 가지고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녁 하늘의 마지막 빛에 의지해서 나는 쓰기 시작한다."
거대한 해일이 밀려온다
거대한 해일이 밀려온다
서정성이 한국시의 기본이라 해도 도광의 시인의 서정은 독특하면서도 편안하다. 서정을 관통하는 그의 정신이 인간에 대한 애정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도광의 시인의 시는 늦은 가을 감나무에 높게 매달려 시리고 푸른 하늘에 대비되어 붉게 반짝이는 홍시처럼 외롭게 보이지만 아름답다. 스스로 외롭기에 오히려 그의 시가 사람의 훈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김명인(시인, 고려대 교수)
원재훈의 모든 시는 연가이다. 가족이나 친구, 이웃은 물론이고, 딸기나 호박꽃, 참외, 꽁치, 손톱 같은 하찮은 대상이라도 그의 시 속에서는 모두가 그의 연인이 된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따뜻하고 진하게 배어 있다. 그것은 생래적으로 그의 몸에 나 있는 길이다. 그것은 노래처럼 몸에서 저절로 흘러나온 것이다. 김기택(시인)
이병률의 시에는 힘이 있다. 이 범상치 않은 힘을 그는 어디서 구하는 것일까. 세상이 잊고 지나쳐버린 의미를 정성스레 건져올린 그의 시의 무대는 드넓다. 약간은 어두운 조명 아래 꼼꼼히 직조된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신선한 전율마저 느낀다.
시의 행간을 더듬어가는 그의 의식의 더듬이는 어떤 바람결에도 흔들리지 않는, 흔들려도 사내의 냄새를 내는 팽팽한 긴장의 가시 끝에 진한 눈물 방울을 맺히게 하고 있다. 예리하다. 보이는 순간 가차없이 썩 베어낸다. 에스프리의 피가 낭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