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광어」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백가흠의 첫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가 재출간되었다. 등단 십 년, 그사이 그는 두번째 소설집 『조대리의 트렁크』를 펴내고, 장편소설 『향』의 연재를 끝냈으며, 세번째 소설집의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첫 소설집을 출간 육 년 만에 다시 펼쳐본다. 생생하고 신선하다. 갓 잡아올린 광어처럼 펄떡펄떡 살아 움직인다.
2011년 1월 22일 새벽. 우리 문단은 커다란 별 하나를 잃었다. 한국전쟁, 경제개발 등 질곡 많은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의 삶에 증인이 되어주었던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영면에 든 것이다. 향년 80세.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다, 1970년 나이 마흔에 뒤늦게 등단한 그는 지난 40여 년간 쉼 없이 작품을 쓰고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다. 체험을 바탕으로 육화된 원숙하고 따뜻한 작품은 오랜 세월 한국인의 삶에 위안과 용기를 주었고, 그 세월 동안 그는 한국 현대사의 말 없는 관찰자, 개인의 아픔과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구도자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또한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 사람에 대한 세밀하고 따뜻한 묘사와 인간 내면의 거침없는 서사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각박한 시대에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손을 내밀던 어머니였다. 그런 그이기에 독자들의 슬픔은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