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이름, 박완서
2011년 1월 22일, 한국 문단은 소중한 작가 박완서를 떠나보내고 큰 슬픔에 잠겼었다. 1931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광복과 한국전쟁, 남북분단 등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었던 박완서 작가는 1970년 불혹의 나이에 문단에 데뷔하여 2011년 영면에 들기까지 40여 년간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2015년,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4년째를 맞았다. 더이상 그의 신작을 만날 수는 없지만, 그가 40여 년간 세상에 내놓은 작품들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박완서 작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인해 영원히 죽지 않는 작가가 되었다. 하여 해마다 그의 기일이 돌아올 때마다 그를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소한 움직임들이 이어지고 있다. 박완서 작가 4주기에 맞춰 발간된 그의 초기 산문집 일곱 권도 그렇게 작지만 진심 어린 마음을 담고 있다.
유폐된 개인과 그 고독이 빚어내는 길 잃은 꿈으로 삶의 지리멸렬함에 균열을 내왔던 작가 김도연의 다섯번째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그는 ""꿈같은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 같은 꿈""을 드러내는 것이 그의 환상을 특별하게 만든다는 평(이경재, 문학평론가)을 들은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 그 독특함은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자유자재로 변주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그가 택한 공간은 오대산 월정사와 사하촌의 정육점이다. 그의 "현실 같은 꿈"에서 인간세상이란 배 가른 돼지들을 갈고리에 널어놓은 정육점과 같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 정영효의 첫 시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등단 당시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로 상상력을 끌어와 자연스럽게 전개하는 능력을 인정받았던 정영효는 51편의 시에서 현실의 공간을 자신만의 구조로 다시 직조하며 이설의 이야기들을 불러온다. 시집의 해설을 맡은 김나영 문학평론가가 "들려주는 말보다 들려주지 못한 말을 더 많이 남기는 이야기"라고 한 것처럼 정영효의 시들은 다 말해지지 못한 나머지의 것들을 가리킨다. 정영효의 시를 통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대상의 한쪽을 선택해 완결하는 언어가 아니라 그 제목 바깥에 존재하는 가능태의 이야기들을 오래도록 바라보려는 시인의 태도이다.
이 책은 한국 최초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저널리스트 이학준이 대형 연예기획사인 스타제국 신주학 사장의 허락을 받아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매니저가 되어 1년간 케이팝 세계의 명암을 밀착취재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나인뮤지스" 대신 인기 걸그룹을 취재하라는 압박을 받기도 하고, 당시 촉망받는 신인배우였던 "김수현"을 카메라에 담을 기회도 있었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데뷔 날짜도 성공 여부도 희미한 아홉 명의 소녀 연습생들이었다. 소위 "연예계 물이 들지 않은" 이들을 통해 케이팝 세계의 맨얼굴을 날것 그대로 포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화려한 명성만큼 그림자도 분명히 존재하는 케이팝 세계의 면면을 낱낱이 보여줌으로써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 각자의 입장과 고뇌를 드러낸다. 더불어 케이팝 시장이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과 반대로 극복해야 할 문제들도 날카롭게 짚어낸다.
문학평론가 이소연이 첫 평론집 『응시하는 겹눈』을 데뷔 6년 만에 문학동네에서 펴냈다. 등단 이후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을 해온 이소연은 『문학동네』 리뷰팀을 거쳐 현재 『현대문학』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생생한 현장비평을 펼치는 젊은 평론가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 출간되어 호평받은 의 한 꼭지였던 여행에 대한 생각을 확장한 것으로 " 여행 편"이라 할 만하다. 는 "여행으로 삶을 촉촉하게"를 기치로 여행에 필요한 아홉 단어를 중심으로 밥장 식 여행을 풀어간다. 밥장은 2005년부터 스페인, 그리스, 에스토니아, 이집트,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아르헨티나 등 동서양과 남반구 북반구를 넘나들며 여행을 다녔는데 10여 년간 이어져온 여행에서 그가 내린 결론은 단순하다. 무미건조하게 산다는 것은 감방 속의 삶(루이 페르디낭 셀린느)이며, 진짜 인생은 우리가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순간 시작된다(닐 도널드 월시)는 것. 길 위에서 이런 교훈을 마주하기까지 여행에서 찾은 아홉 가지 키워드(행운, 기념품, 공항+비행, 자연, 사람, 음식, 방송, 나눔, 기록)를 중심으로 그는 여행도 인생도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밥장 식 여행의 한 수를 공개한다.
가장 뜨거운 열여덟에 만난 열세 권의 책!
죽어가는 초고령 노인을 "관리"하고 길들이려는 의료환경에 좌절하고,
연애칼럼니스트 곽정은이 말하는 ‘혼자’의 힘에 관하여
래퍼 스윙스가 청춘을 지나오며 틈틈이 써온 글
"거울 밖으로 나온 건 나였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문단 안팎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권혁웅의 산문집 『미주알고주알』을 펴낸다. 책에 붙은 시리즈 이름이 ´시인의 감성사전´인 데서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듯 이 기획은 사전의 방대함과 감성의 세세함과 그림의 상징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다시 말해 책을 읽는 맛과 책을 쓰는 맛과 책을 보는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쓰이고 그려지고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첫 주제를 "몸"으로 삼아 여기 496페이지의 두툼한 사전 형식의 책 한 권으로 빚어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문단 안팎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권혁웅의 산문집 『생각하는 연필』을 펴낸다. 책에 붙은 시리즈 이름이 ´시인의 감성사전´인 데서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듯 이 기획은 사전의 방대함과 감성의 세세함과 그림의 상징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다시 말해 책을 읽는 맛과 책을 쓰는 맛과 책을 보는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쓰이고 그려지고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세번째 주제를 "사물"로 삼아 여기 460페이지의 두툼한 사전 형식의 책 한 권으로 빚어냈다.
예리한 시선으로 순간의 시학을 포착하는 능력을 인정받으며 2007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한 주원익이 첫번째 시집을 펴낸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언어 너머의 언어를 향해 가며 되돌아오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사이의 시간을 구축한다. 이 시간에서 시인의 언어는 "당신"에게 말해졌다고 생각되는 순간 타버리듯 허물어지고, 사라져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온전함의 불가능을 말한다.
"매일 글을 쓴다. 그리고 한순간 작가가 된다.
기적 같은 하루하루, 당신과 내가 시의 배경이 되고 노래의 주인공이 된다
"잘 들어줘라.
인을 업으로 삼은 지 26년. 그리고 다섯 권의 시집. 대략적인 계산으로 치자면 5년에 한 번 새 시집을 펴낸 셈이니 시를 두고 그리 서두르지도 그리 게으르지도 않았다는 증거. "그냥 그런" 속도가 실은 "최상의 타이밍"이기도 하다는 알 듯 모를 듯한 삶의 이야기를 품고 여기 정끝별 시인이 다섯번째 시집을 내놓는다.
몸과 마음과 풍경이 만나고 갈라서는 언저리에서 태어나는 김훈 산문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