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9년 만의 신작 소설집
“친애하는 미시즈 버드에게,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대한 시인 호라티우스가 들려주는 소박한 삶의 지혜.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승리로 오랫동안 피폐했던 로마에 평화가 찾아오자, 호라티우스는 ‘백년제’의 기념 찬가를 짓고 합창대의 지휘를 맡는다. “옛것은 사라지고 새롭고 영광스러운 시대가 열렸다.” 쓰라린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평화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호라티우스의 가르침은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축제의 주관자인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도 가르침을 전하려 했다. 시인의 시선은 미래를 향하고 있었다. 그는 백년제 찬가를 통해 로마의 미래를 위해 돌봐야 할 가치와 시민적 태도가 무엇인지 보여주려 했다. 탐욕과 과잉의 시대인 오늘날, 오히려 소박함과 은둔에서 행복을 찾은 호라티우스의 지혜가 우리에게도 뜻깊게 다가온다.
마스다 미리가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부부의 평범한 일상
나이가 들어 노동할 수 없는 나이가 되면 인구 조절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권장하는 세상이 온다면? 인간의 정신을 데이터로 전환하여 육체 없이 컴퓨터 서버상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면? 범죄자들을 감옥에 구금하는 대신 범죄의 형량에 따라 기억의 일부를, 혹은 전부를 삭제하는 형벌 체계가 만들어진다면? 후기자본주의, 애국주의, 빈부격차, 인구 증가, 이민자 문제 등 현대사회의 가장 첨예한 이슈들을 SF적인 설정을 통해 기발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 매슈 베이커의 소설집 『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가 출간되었다. 〈버라이어티〉 선정 ‘주목해야 할 스토리텔러 10인’에 이름을 올린 미국의 젊은 소설가 매슈 베이커는 2015년 에드거상 후보에 오른 아동소설 『이걸 찾는다면If You Find This』으로 데뷔한 이후, 관습적인 소설의 문법과 틀을 벗어난 독창적인 작품들을 다수의 문학잡지와 온라인 플랫폼에 기고하며 주목받아왔다. 2020년에 출간된 『아메리카에 어서 오세요』에도 역시나 설정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이야기 열세 편이 알차게 담겨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회적 관습이나 제도, 과학기술을 소재로 우리 사회의 작동 방식을 때로는 위트 있고 익살스럽게, 때로는 날카롭게 풍자해낸 이 책은 영국의 유명 SF 옴니버스 시리즈 〈블랙 미러〉에 비견되며 출간 즉시 다수의 제작사와 영상화 판권 계약을 맺었다.
“앞의 빗줄기가 뒤의 비를 마중하듯이”
“거꾸로 선 꿈의 세상에서, 가끔 나는 바로 선다”
“가자 어둠 없어도 빛나는 별이 타는”
“보이는 모든 길에서 이륙하라”
“여자의 모든 것은 여기에서 비롯되었으니까요”
전국 고교 선수권 대회(인터하이)의 제패를 위해 츠지도 고교는 중국 유소년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콩 웬거(차이나)를 스카우트해오는데, 그는 ‘고교 탁구의 제왕’으로 불리는 카이오 고교의 에이스 카자마 류이치(드래곤)를 꺾기 위한 용병으로 활약하게 된다.
인터하이 예선에서 탈락하여 실의에 빠진 페코는 버터플라이 조의 지도 아래 강력한 탁구 로봇으로 거듭난 스마일의 눈부신 발전에 자신이 설 땅이 사라져버렸음을 깨닫고는 탁구를 그만둔다. 한편 페코․스마일과 함께 타무라 도장의 키드 삼인방 중 하나였던 카이오학원의 아쿠마는 카이오의 주장 카자마가 스마일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자신보다 한참 아래라고 생각했던 스마일의 예봉을 꺾고자 가타세 고교로 찾아간다. 아쿠마는 스마일과의 사적인 대외시합을 치르지만, 패배한 후 카이오 탁구부의 규율대로 퇴출당한다. 그러나 아쿠마는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왔던 페코를 각성시켜 다시 탁구의 길로 들어서게 하고, 페코는 타무라 할멈에게서 체력회복훈련을 받은 후 할멈의 아들이자 후지도 대학 탁구부 코치인 미치오의 지도 아래 다시 한번 ‘히어로’가 되기 위한 특별 훈련에 돌입한다. 인터하이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6개월…
타무라 할멈의 ‘사랑’을 매체로 한 코칭을 바탕으로 히어로로의 부활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한 페코. 한편 탁구 로봇이 되어버린 스마일은 코치 코이즈미 조의 손에서 벗어나 방향 없는 뜀박질을 시작한다. 스마일의 성장 과정에 사랑이 결여되어 있었음을 타무라 할멈으로부터 전해 듣게 된 코이즈미 조는 자신의 코칭에 사랑을 더하기 위해 스마일과 함께 놀이동산 데이트를 다녀온 후, 인간의 감정을 알아버리고도 파멸하지 않은 최초의 로봇 스마일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30년이 넘도록 작가의 삶을 위협해온 논쟁적인 소설
20세기 문제작을 넘어 21세기 고전으로
“정확한 디테일, 적절한 상징, 공감어린 시선, 깊은 여운”
“슬플 때나 외로울 때나 맛있는 건 맛있는 거야.”
“맛있는 술은 마음을 쉴 수 있게 해주는구나.”
「주생전」과 「운영전」, 「최척전」과 「상사동기」는 남녀 간 애정을 소재로 당대의 사회문제를 절묘하게 반영한 애정전기소설이다. 궁녀의 금지된 사랑(「운영전」 「상사동기」), 가족애로 확장된 부부의 사랑(「최척전」) 등 작품마다 사랑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전쟁과 사랑이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소재가 애정전기소설을 통해 본격적으로 구현됨으로써 변화가 꼭 필요했으나 아직 꿈쩍도 않던 사회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이, 그 과정에서 피어난 낭만이 절묘하게 그려진다.
오늘의 교실은 15도 정도 각도를 튼 것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