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 -셰리스 아주머니의 애프터눈 티- 텍스트 중 권지* | 23-01-24 18:30
안녕하세요. 편집부입니다. <절연>을 세심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의주신 대사는 중국인을 비하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한국인의 특징을 말하는 것은 맞는 듯합니다. 중국인이 아님이 분명한 사람에게 '칭챙총'이라고 말하거나 한국인이나 베트남 사람에게 '아리가또'라고 인사하는 등이 서구권에서는 흔한 인종 비하 표현인 것처럼, 해당 부분은 의도적으로 상대를 비하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특징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314쪽에는 “중국 아니야, 대만”이라고 말하는 슈리에게 앤더가 “알았어, 칭챙총, 칭챙총, 어차피 다 똑같이 생겼으니까 나한테는 뭐가 됐건 똑같아”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번역문의 '김치'는 원문에는 '泡菜(파오차이)'로 표기되어 있는데요, 해당 대사의 발화자(이슈마일)가 영어를 사용하니 원문의 표현도 (소설 속) 실제 발화 내용의 번역어라는 점, 파오차이는 채소절임의 통칭으로 영어 사용자가 중국인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할 만한 단어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 ‘개고기’와 같이 쓰였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소설 속 인물이 영어로 ‘kimchi’라고 발화한 것을 작가가 (중국에서 한국의 김치를 표기할 때 사용하는 단어인) ‘泡菜’로 옮긴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저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중국어 원문을 번역한 일본어 번역자도 일본어판에 해당 단어를 ‘キムチ’로 번역했고요.
답변이 되었을까요? 감사합니다.
답변 봤지만 잘 이해가 안갑니다. 중국인 비하가 맞지만 한국인의 특성을 말하는 것이고 원문은 파오차이라는 게 상당히 이상하지 않나요? 말씀하신대로 "어차피 다 똑같이 생겼으니까 나한테는 뭐가 됐건 똑같아" 대사가 유일한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문제는 이슈마일은 모든 비하를 중국인의 특성으로 합니다. 개고기를 먹는 것 또한 중국의 특성입니다. 한국인이라 한국의 특성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한국에선 소수만 먹는 음식이고 다양한 종의 동물을 먹는 것 자체가 중국의 특징이에요. 말씀해주신 답변이 성립하려면 이슈마일이 여러나라의 특징으로 아시아인을 비하해야하는데 이슈마일은 김치라는 단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인 비하로 통일했으며, 그 사이에 김치가 있는 게 매우 이질 적이며 맥락상 김치는 중국음식으로 보인다는 건 바뀌지 않습니다. 차라리 원문인 파오차이가 있었던 게 나았고 말씀하신 것처럼 파오차이는 김치도 아닌 모든 채소 절임을 뜻하는 중국음식이며 딱히 어디에서든 비하로 쓰이지 않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처음부터 파오차이가 들어가는 것부터 이상합니다. 답변이 안되어서 다시 여쭤봅니다. 중국에서 김치가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며 파오차이를 베낀 음식이 김치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네,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소설 속 인물이 김치/파오차이로 중국인을 비하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그것이 중국의 음식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거나, 작가가 그렇게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씀이시지요? 그렇지만 작품 속에서 그렇게 말한 인물이 아시아에 대해 무지한 인물이라는 점을 보았을 때 이번 작품에서는 작가의 의도가 반드시 그렇다고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주신 의견 되새기며 앞으로 작품을 편집할 때 더욱 세심히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