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태어났다. 1897년 빈의 군사기술사관학교에 입학하지만 얼마 못 가 중퇴하고, 브륀공과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며 습작을 시작한다. 베를린대학교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1906년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을 발표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 밖에 소설집 『합일』 『세 여인』, 희곡 『몽상가들』 『빈첸츠와 유력 인사들의 여자친구』, 산문집 『생전 유고』를 썼다. 1930년 제1부와 제2부를 묶어 『특성 없는 남자』를 출간해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1932년 제3부 앞부분 출간을 끝으로 더는 내지 못한다. 1938년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병합되고 작품이 금서로 지정된 이듬해, 무질은 아내와 함께 스위스 제네바로 망명해 집필을 이어가나 끝내 완성하지 못한 채 1942년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특성 없는 남자』는 1957년 아돌프 프리제가 유고를 포함해 세 권 분량으로 편집한 판본을 완간하면서 재조명되었고, 1999년 독문학 전문가들이 선정한 ‘20세기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 첫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무질의 역작은 오늘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더불어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3대 소설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