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영은 빗물에 푹 빠진 ‘빗물박사’다.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토목 전공자로, 물을 처리하는 전문가다. 전공대로라면 대규모 댐이나 토목사업에 참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2000년 봄에 가뭄을 맞아 대책을 고심하던 끝에 물이 없는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수처리의 한계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때 단비처럼 일본의 무라세 박사가 쓴 빗물 관련 책을 만났다. 이후 건전한 물의 순환에 착안해 2001년 서울대학교에 빗물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빗물 연구에만 매달려왔다.
빗물 연구의 사회적인 첫 성과물은 2006년 완공된 서울 광진구의 주상복합 건물, 스타시티의 빗물 저장 시설이다. 이 건물 입주민들은 빗물을 생활용수로 활용하기 때문에 물값을 따로 내지 않으며, 한강에서 물을 적게 끌어와 쓴 덕분에 에너지도 절약하게 되었다. 스타시티의 빗물 시설은 2008년 국제물학회지의 커버스토리에 ‘세계적인 미래형 물 관리 모델’로 소개되었다. 이후 전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2010년에는 국제물학회IWA의 PIA(창의 프로젝트) 상과 대한민국 국가녹색기술대상을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사)빗물모아지구사랑의 공동대표로 빗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새로운 가치 부여를 위한 연구와 홍보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이 있고, 역서로《빗물을 모아 쓰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