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아 34호
- 저자
- 엘릭시르 편집부
- 출판사
- 엘릭시르
- 발행일
- 2021-04-06
- 사양
- 204쪽 | 판형 170*240mm
- ISBN
- 9 772384 289005 03
- 분야
- 소설집, 평론, 교양
- 정가
- 13,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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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소설
듀나 작가의 「콩알이를 지켜라!」는 코로나19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달라진 동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으로, 남편의 어리석은 행동의 뒷수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박하루 작가의 「웃는 탐정」은 세계 유일의 ‘초월 탐정’ 김재건과 미소년 조수 마곤이 등장하는 신작이다. 이번 작품은 마곤의 추리력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된 모종의 택배 소동을 다룬다. 칼 데처의 「죽음의 세트장」은 작가가 1930년대 할리우드에서 일했던 경험이 생생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세트장 한복판에서 살인이 벌어지자, 아마추어 탐정으로 활약하는 이는 다름 아닌 스크립터다.
기획 기사
《미스테리아》 34호의 첫 번째 특집은 일본의 본격 미스터리 총정리다. 1920~1930년대의 영미권 추리 작가들이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는 정교한 논리와 트릭의 걸작을 쏟아냈을 때, 일본 추리 작가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그 작품들을 접하며 화려한 논리와 트릭의 세계에 매혹되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강력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허구의 세계에서 오로지 추리와 논리의 지적 활동에 집중하는 미스터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활동이 ‘본격 미스터리’라는 기치 하에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서브컬처와의 결합이라든가 SF/판타지와의 영역 공유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본격 미스터리’라는 용어가 ‘본격적인’ 미스터리라는 의미인지 혹은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어떤 역사적/사회적 컨텍스트가 존재했는지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두 번째 특집에서는 체인질링, 즉 인간의 아기와 바꿔치기한 요정의 아이에 관한 민담을 살펴본다. 현재의 시선으로는 아동학대의 정황이 거의 확실한 체인질링 민담의 흔적을 돌이켜보며, 과거에는 이 소재가 요정 이야기로 ‘예쁘게’ 프레임화되었다면 현재에는 어떤 식으로 미스터리와 공포물을 넘나들며 끔찍한 현실을 폭로하는지에 대한 가설을 제시한다.
언제나처럼 풍성한 연재 원고들도 준비됐다. 정성일 평론가는 브랜던 크러넌버그의 영화 에서 타인의 뇌를 점유한 살인자가 일으키는 오작동의 오싹한 여정을 따라간다. 정은지 작가는 레이첼 쿠시너의 『마스 룸』을 통해 교도소 수감자들의 필사적인 유희이자 생존 비법이기도 한 ‘스프레드’라는 독특한 요리의 방식을 소개한다.(‘CULINARY’) 유성호 법의학자는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아동학대의 흔적을 목도해야 하는 가슴 아픈 부검 현장을 돌이켜본다.(‘NONFICTION’) 홍한별 번역가는 에드거 앨런 포의 「고자쟁이 심장」과 그 작품이 모델로 삼았던 부유한 노인 살인 사건 양쪽을 살펴보며 포가 공포물과 미스터리물의 경계를 어떻게 교묘하게 오갔는가를 들여다본다.(‘MIRROR’) 이은의 변호사는 드라마 의 예를 들며 학교 폭력에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를 알려주며, 일상 곳곳에 만연한 폭력을 맞닥뜨려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넨다.(‘OBJECTION’) 곽재식 작가는 1945년의 해방 전후로 일본인들이 의도치 않게 버리고 간 보물에 관한 어떤 뜬소문들과 함께, 보물찾기에 진심을 바쳤던 이들의 진지한 행보를 소개한다.(‘PULP’)
주목할 만한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애티카 로크의 『블루버드, 블루버드』, 루스 웨어의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수자타 매시의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윌리엄 린지 그레셤의 『나이트메어 앨리』, 아오사키 유고의 『노킹 온 록트 도어』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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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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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제5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공고
SPECIAL 본격 미스터리의 파격
본격 미스터리의 적자생존 : 김은모
본격 미스터리 타임라인 : 지혜림
고전 추리소설이 일본에 수용되기까지 : 박광규
트릭을 파헤쳐보자! : 임지호
신본격은 왜 이럴까?―서브컬처와 미스터리의 나선은하 : 하성호
SPECIAL 뒤바뀐 아이, Changeling : 김용언
SESSION PULL ME OUT―당신 뇌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의 마음속에는 누가 있을까 : 정성일
취미는 독서
『블루버드, 블루버드』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요정이 부르는 곳』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나이트메어 앨리』
『노킹 온 록트 도어』
『유리고코로』
『어리석은 자의 독』
『완벽한 스파이』
『터키 갬빗』
CULINARY 밋밋하지 않은 맛, 레이첼 쿠시너의 『마스 룸』 : 정은지
NONFICTION 너무 작은 몸, 너무 많은 상처 : 유성호
MIRROR 살인은 드러난다 : 홍한별
OBJECTION 나는 네가 학창 시절 저지른 일을 알고 있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 이은의
PULP 명동의 보물단지 : 곽재식
SHORT STORY
듀나 「콩알이를 지켜라!」
박하루 「웃는 탐정」
칼 데처 「죽음의 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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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체인질링, 즉 요정이 바꿔치기한 아이는 유럽 각지에서 수백 년 동안 꾸준히 구전 설화나 민담의 소재로 등장했던 존재입니다. 건강하고 예쁜 인간의 아기를 몰래 데려가고 그 자리에는 쪼글쪼글하고 식탐이 강한 요정의 아기를 남겨둔다고 믿어졌죠.
하지만 체인질링 민담 자체를 찬찬히 뜯어보기 시작하면 과연 이것을 전설의 영역으로만 남겨두어도 괜찮은지 생각하게 됩니다. 요정이라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부각시킴으로써 이 민담의 본질적인 어둠으로부터 시선을 돌려버린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의 의문의 실종과 죽음이 실제로는 하루하루 생존을 근심해야 하는 극빈의 삶에서 빚어진 극단적인 선택은 아니었는지, ‘정상적인’ 혼인 관계 바깥에서 태어난 아이라든가 선천적인/후천적인 신체 결함이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에 대한 ‘고의적인’ 실종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 말입니다. 현재의 시선으로는 아동학대의 정황이 거의 확실한 체인질링 민담의 흔적을 돌이켜보며, 과거에는 이 소재가 요정 이야기로 ‘예쁘게’ 프레임화되었다면 현재에는 어떤 식으로 미스터리와 공포물을 넘나들며 끔찍한 현실을 폭로하는지 간략하게 살펴봅니다.
또 하나의 특집은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총정리입니다. 일본 미스터리들을 살피다보면 종종 ‘본격 미스터리 걸작’이라는 문구를 접하게 되는데요, 이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정리하는 기획을 꼭 한번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1920~1930년대에 걸쳐 작가가 독자에게 공정한 게임을 제시하고 거의 언제나 작가/탐정이 독자/범인에게 승리를 거두는, 정교한 트릭과 화려한 구성을 과시하는 영미권 미스터리들이 거대한 흐름을 구성했습니다. 이 시절을 두고 ‘황금기’라고 일컫지요. 그리고 그 황금기가 끝난 다음에는 하드보일드와 누아르가 득세하면서, ‘누가 죽였는가, 어떤 방법으로 교묘하게 저질렀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범죄가 왜 발생하게 되었는가’로 질문의 초점이 바뀌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트릭에 집중한 작품들은 예전만큼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편이며, 출판 비율도 점점 줄어들고 있지요.
하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만은 수수께끼를 사랑하는 독자와 작가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치밀한 논리 싸움으로써의 미스터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해왔습니다. 일본 내에서 ‘본격 미스터리’로 불리는 이 정교한 장르는, 황금기의 퍼즐 미스터리에 대한 향수를 가진 분과 미스터리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의 미래에 대해 궁금한 분 모두에게 일련의 답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설
듀나 작가의 「콩알이를 지켜라!」는 코로나19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달라진 동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으로, 남편의 어리석은 행동의 뒷수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박하루 작가의 「웃는 탐정」은 세계 유일의 ‘초월 탐정’ 김재건과 미소년 조수 마곤이 등장하는 신작이다. 이번 작품은 마곤의 추리력을 상승시키는 계기가 된 모종의 택배 소동을 다룬다. 칼 데처의 「죽음의 세트장」은 작가가 1930년대 할리우드에서 일했던 경험이 생생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세트장 한복판에서 살인이 벌어지자, 아마추어 탐정으로 활약하는 이는 다름 아닌 스크립터다.
기획 기사
《미스테리아》 34호의 첫 번째 특집은 일본의 본격 미스터리 총정리다. 1920~1930년대의 영미권 추리 작가들이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는 정교한 논리와 트릭의 걸작을 쏟아냈을 때, 일본 추리 작가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그 작품들을 접하며 화려한 논리와 트릭의 세계에 매혹되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강력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허구의 세계에서 오로지 추리와 논리의 지적 활동에 집중하는 미스터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활동이 ‘본격 미스터리’라는 기치 하에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서브컬처와의 결합이라든가 SF/판타지와의 영역 공유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본격 미스터리’라는 용어가 ‘본격적인’ 미스터리라는 의미인지 혹은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어떤 역사적/사회적 컨텍스트가 존재했는지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두 번째 특집에서는 체인질링, 즉 인간의 아기와 바꿔치기한 요정의 아이에 관한 민담을 살펴본다. 현재의 시선으로는 아동학대의 정황이 거의 확실한 체인질링 민담의 흔적을 돌이켜보며, 과거에는 이 소재가 요정 이야기로 ‘예쁘게’ 프레임화되었다면 현재에는 어떤 식으로 미스터리와 공포물을 넘나들며 끔찍한 현실을 폭로하는지에 대한 가설을 제시한다.
언제나처럼 풍성한 연재 원고들도 준비됐다. 정성일 평론가는 브랜던 크러넌버그의 영화 <포제서>에서 타인의 뇌를 점유한 살인자가 일으키는 오작동의 오싹한 여정을 따라간다. 정은지 작가는 레이첼 쿠시너의 『마스 룸』을 통해 교도소 수감자들의 필사적인 유희이자 생존 비법이기도 한 ‘스프레드’라는 독특한 요리의 방식을 소개한다.(‘CULINARY’) 유성호 법의학자는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아동학대의 흔적을 목도해야 하는 가슴 아픈 부검 현장을 돌이켜본다.(‘NONFICTION’) 홍한별 번역가는 에드거 앨런 포의 「고자쟁이 심장」과 그 작품이 모델로 삼았던 부유한 노인 살인 사건 양쪽을 살펴보며 포가 공포물과 미스터리물의 경계를 어떻게 교묘하게 오갔는가를 들여다본다.(‘MIRROR’) 이은의 변호사는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예를 들며 학교 폭력에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를 알려주며, 일상 곳곳에 만연한 폭력을 맞닥뜨려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넨다.(‘OBJECTION’) 곽재식 작가는 1945년의 해방 전후로 일본인들이 의도치 않게 버리고 간 보물에 관한 어떤 뜬소문들과 함께, 보물찾기에 진심을 바쳤던 이들의 진지한 행보를 소개한다.(‘PULP’)
주목할 만한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애티카 로크의 『블루버드, 블루버드』, 루스 웨어의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수자타 매시의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윌리엄 린지 그레셤의 『나이트메어 앨리』, 아오사키 유고의 『노킹 온 록트 도어』 등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