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사랑(문학동네포에지018)
- 저자
- 최갑수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21-03-30
- 사양
- 100쪽 | 130×224 | 무선
- ISBN
- 978-89-546-7778-3 03810
- 분야
- 시, 문학동네포에지
- 정가
- 10,000원
- 신간안내문
-
다운받기
-
도서소개
사랑이나 하자꾸나/맨몸으로 하면 되는 거/하고 나서 씁쓸하게 웃어버리면 되는/그런 거
1997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한 최갑수 시인의 단 한 권의 시집, 『단 한 번의 사랑』을 문학동네포에지 18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2000년 5월 문학동네에서 60편의 시를 첫 시집으로 묶어 선보이고 21년 만이다. 국문과 4학년 재학중에 “시의 높이가 시인의 생(生) 체험의 부피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면, 이 시편들이 보유하고 있는 높이와 그 부피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평을 들으며 등단한 시인 최갑수는 “70년대 정서를 가지고, 결승점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며, 세기말/세기초에 시인이 되”(이문재)었다. 사랑은 있어야 하지만, 그 사랑은 언제나 사랑을 원하는 자의 것은 아니어서, 그 사랑과 사랑을 원하는 실존과의 거리 때문으로 우리의 젊은 삶은 고단해진다고 이 신산한 삶의 지도와 그 지도를 억세게 혹은 세심하게 분탕칠하는 역마살이 부러울 지경이라는 이문재 시인의 애정은 결코 넘침이 없었다. 그가 들려주는 맑고 따뜻한 노랫가락엔 수선스러운 누이의 그리움과 고드름 끝에 갇혀 타는 햇살의 외로움이 있다(박태일). 이 시대의 소란한 풍경(風景) 속에서 풍경(風磬)처럼 느리고 깊은 그의 시를 읽으면 엷은 미소와 함께 생에서 결코 소멸할 수 없는 그리움에 고요히 잠기게 될 것이다(김철식).
-
저자
1997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단 한 번의 사랑』이 있다.
-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밤을 말하다 / 해안 / 남포 / 버드나무 선창 / 창가의 버드나무 / 나무를 생각함 / 가포(歌浦)에서 보낸 며칠 / 후허하오터(呼和浩特)의 달 / 후허하오터의 선인장 / 판티엔 후허하오터(Hotel 呼和浩特) / 신포동 / 해안 도로 / 단 한 번의 사랑 / 밀물여인숙 1 / 밀물여인숙 2 / 밀물여인숙 3 / 밀물여인숙 4 / 석양리(夕陽里) / 양계장 / 어두워지다 / 야행(夜行) / 고드름 / 11월 / 연못 속의 거리 /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 내 속의, 격랑으로 일렁이는 커다란 돛배 / 석남사 단풍 / 미루나무 / 늦은 밤 잠이 깨다 / 새벽 두시의 삽화 / 연못아, 나도 한때는 / 외로운 애인 / 카페 레인보우 / 저물 무렵 / 감나무와 바람의 쓸쓸한 연애 / 오후만 있던 일요일 / 부기우기 / 지붕 위의 별 / 뼈 / 야간비행 / 그 도시의 외곽 / 나는 밀물이었다 / 오후만 있던 수요일 / 안개다방 / 석촌호수에서 / 새벽 강가에서 / 정기 구독 목록 / 그 여자의 낡은 사진 / 야행성 / 집으로 가는 길 / 봄길을 걷다 / 낙심 / 은하사 내려오는 길 / 온몸을 봄산에 기댄 채 / 악기들 / 샌프란시스코 / 겨울나무 / 손금을 보는 이유 / 노모(老母) / 그것들에게
-
편집자 리뷰
사랑이나 하자꾸나
맨몸으로 하면 되는 거
하고 나서 씁쓸하게 웃어버리면 되는
그런 거 _「밀물여인숙 4」
잠에서 깨었다
창틈으로 길들이 희게 번지고
아직 베개를 베는 잠은 서툴다
가지 못하는 길들은 가끔
집으로 들어서기도 한다 _「늦은 밤 잠이 깨다」
날아가는 새를 잡아
창틀에 앉히고
덜렁덜렁 먼산을 가지러 가기도 하는 오후
누군가 나무에 나뭇잎을 매달기 위해
애쓰고 있다 _「손금을 보는 이유」 부분
1997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한 최갑수 시인의 단 한 권의 시집, 『단 한 번의 사랑』을 문학동네포에지 18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2000년 5월 문학동네에서 60편의 시를 첫 시집으로 묶어 선보이고 21년 만이다. 국문과 4학년 재학중에 “시의 높이가 시인의 생(生) 체험의 부피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면, 이 시편들이 보유하고 있는 높이와 그 부피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평을 들으며 등단한 시인 최갑수는 “70년대 정서를 가지고, 결승점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며, 세기말/세기초에 시인이 되”(이문재)었다. 사랑은 있어야 하지만, 그 사랑은 언제나 사랑을 원하는 자의 것은 아니어서, 그 사랑과 사랑을 원하는 실존과의 거리 때문으로 우리의 젊은 삶은 고단해진다고 이 신산한 삶의 지도와 그 지도를 억세게 혹은 세심하게 분탕칠하는 역마살이 부러울 지경이라는 이문재 시인의 애정은 결코 넘침이 없었다. 그가 들려주는 맑고 따뜻한 노랫가락엔 수선스러운 누이의 그리움과 고드름 끝에 갇혀 타는 햇살의 외로움이 있다(박태일). 이 시대의 소란한 풍경(風景) 속에서 풍경(風磬)처럼 느리고 깊은 그의 시를 읽으면 엷은 미소와 함께 생에서 결코 소멸할 수 없는 그리움에 고요히 잠기게 될 것이다(김철식).
“걸어가야만 할 날들은 많은데 희망은/정말로 실낱같기만”(「집으로 가는 길」)한 “막막한 봄밤/소리치면 툭, 하고 끊어질 것만 같은 수평선/(……)/무엇일까,/우리를 밤새 깨어 있게 만드는/비린 냄새의 그것들은”(「버드나무 선창」). “깨어보면 사랑은/돌멩이 같은 것/발길에 툭툭 채어/마른 먼지나 일으켜대는”(「악기들」). ‘애처로운 등을 한 채 이곳에 온 우리’ “외진 몸과 외진 몸 사이/하루에도 몇 번씩/높은 물이랑이 친다”(「밀물여인숙 3」 「밀물여인숙 1」). “보고 싶은 이 없이 참을 만했던 며칠/저녁이면 바람이/창문에 걸린 유리구슬 주렴 사이로/빨강 노랑 초록의 노을 몇 줌을/슬며시 뿌려주고 가기도 했다”(「가포(歌浦)에서 보낸 며칠」). “창틀에 놓인 베고니아 화분이 그리움 쪽으로 쓰러”지고 있다(당선 소감).
비빌 데 없는
내 젊은 날의 구름들을 불러다
왁자지껄 모래밭에 앉히고
하늘 한편에서
1박 2일로 민박하는 초저녁달에게
근대화슈퍼 가는귀먹은 할머니한테 가서
진로소주 몇 병 받아오게 하고
깍두기도 한 종지 얻어오게 하고
그런 날 저녁
외롭고 가난한 나의 어느 날 저녁
남해 한 귀퉁이 섬마을에서
바람이 나를 데리러 왔다가는
해당화가 피었대,
엽서만 전해주고 그냥 돌아간 후
마을회관 옥상에 놓인 풍향계는
격렬하게 어스름 쪽을 가리키고
어디까지 왔나,
밤하늘은 금세
온갖 외로움들로 글썽거리고
_「석양리(夕陽里)」 전문
사랑이나 하자꾸나/맨몸으로 하면 되는 거/하고 나서 씁쓸하게 웃어버리면 되는/그런 거
1997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한 최갑수 시인의 단 한 권의 시집, 『단 한 번의 사랑』을 문학동네포에지 18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2000년 5월 문학동네에서 60편의 시를 첫 시집으로 묶어 선보이고 21년 만이다. 국문과 4학년 재학중에 “시의 높이가 시인의 생(生) 체험의 부피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면, 이 시편들이 보유하고 있는 높이와 그 부피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평을 들으며 등단한 시인 최갑수는 “70년대 정서를 가지고, 결승점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며, 세기말/세기초에 시인이 되”(이문재)었다. 사랑은 있어야 하지만, 그 사랑은 언제나 사랑을 원하는 자의 것은 아니어서, 그 사랑과 사랑을 원하는 실존과의 거리 때문으로 우리의 젊은 삶은 고단해진다고 이 신산한 삶의 지도와 그 지도를 억세게 혹은 세심하게 분탕칠하는 역마살이 부러울 지경이라는 이문재 시인의 애정은 결코 넘침이 없었다. 그가 들려주는 맑고 따뜻한 노랫가락엔 수선스러운 누이의 그리움과 고드름 끝에 갇혀 타는 햇살의 외로움이 있다(박태일). 이 시대의 소란한 풍경(風景) 속에서 풍경(風磬)처럼 느리고 깊은 그의 시를 읽으면 엷은 미소와 함께 생에서 결코 소멸할 수 없는 그리움에 고요히 잠기게 될 것이다(김철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