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힘든 노동이 아니라 하나의 모험이다
: 수학 근육을 만드는 10가지 훈련법
우리 인간의 두뇌는 고도로 집중한 상태인 집중모드, 휴식 상태인 분산모드를 오간다. 공부할 때는 집중모드만 필요할 것 같지만 분산모드의 활용 또한 중요하다. 예를 들어, 19세기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는 몇 주 동안 어떤 수학 문제에 매달렸는데(집중모드) 잘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잠시 그 문제를 잊고 휴가를 즐기다가(분산모드) 번뜩 해답이 떠올랐다고 한다. 푸앵카레에게 통했던 이 방식을 누구나 수학 공부법에 적용할 수 있다.
25분 동안 타이머를 맞춰두고 집중(‘포모도로 기법’)해서 어떤 개념이나 문제를 익혔다면, 그다음에는 목욕이나 운동, 음악 듣기, 잠자기 등 다른 활동을 하면서 뇌를 쉬게 해주자. 단순해 보이지만 이런 식으로 집중모드와 분산모드를 하루에 몇 번만 오가도 생각보다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바버라 오클리는 집중모드와 분산모드 특성뿐 아니라 각각의 사고모드로 전환하는 요령, 그리고 이러한 방식을 터득해 기억력과 창의력을 향상한 이들의 경험담을 전한다.
이 책의 구성 또한 사고모드의 전환에 맞췄다. 다양한 개념을 교차해 제시하고, 여러 학습자들의 인터뷰, 사진 및 그림 자료로 주의를 전환시키며 각 장 마지막에는 ‘요약’ ‘잠깐 멈춰 복습하기’ ‘배운 내용 다지기’를 넣어 해당 장의 내용을 상기시켜 자연스럽게 사고모드의 전환법을 익히게 돕는다.
여러분이 (아직) 수학과 과학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리 두뇌가 엄청난 양의 암산을 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른다. 공을 잡거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 때, 움푹 파인 도로를 피하려고 운전대를 돌릴 때마다 우리는 항상 머릿속에서 계산을 한다. 우리는 이미 해답을 알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천천히 이를 해결해가면서 종종 무의식적으로 복잡한 계산을 하고 복잡한 방정식을 푼다. 사실 우리 모두는 수학과 과학에 대한 자연적인 감각과 재능을 타고났다. 일단 그 분야의 용어와 문화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된다. _24쪽
정보를 체계화하고 덩어리로 뭉쳐라!
여러 개의 컴퓨터 파일을 압축 파일로 변환하듯이 우리 뇌는 많은 정보를 덩어리로 묶어서 기억할 수 있다. 정보를 덩어리로 만들어두는 경우, 핵심 개념만 기억하면 자연스럽게 세부 사항이 떠오르기 때문에 적은 노력을 들이고도 많은 내용을 기억할 수 있다. 정보 덩어리를 만들기 위해서 지능지수가 좋을 필요도, 몇 번이고 같은 내용을 달달 암기할 필요도 없다. 기억력 또한 훈련을 통해 향상할 수 있다.
바버라 오클리는 우리 머릿속에 정보 덩어리 도서관을 짓는 일곱 단계의 방법을 제시하고, 비유와 은유 활용하기, 시각 이미지로 구성하기, 기억의 궁전 기법, 암기용 문장 만들기, 노래 만들기 등 기억력을 향상하는 구체적인 팁을 통해 학습 내용을 두뇌에 저장하는 요령을 알려준다. 몸의 근육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연습하면 기억 근육 또한 탄탄해질 수 있다.
실력이 보통이든, 엘리트든 간에 모든 체스 선수들은 연습을 통해 재능을 키운다. 연습, 특히 가장 까다로운 측면에 의도적으로 집중해서 연습을 진행하면 보통의 두뇌를 가진 사람들도 뛰어난 지능을 ‘타고난’ 사람들의 영역으로 올라설 수 있다. 웨이트 리프트 트레이닝을 하다보면 근육이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정 정신 패턴을 연습하다보면 여러분의 정신 패턴은 확장되고 깊어진다. 흥미롭게도 이런 연습은 작업 기억을 확장하는 데도 좋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연습을 통해 점점 더 긴 자릿수의 숫자를 반복적으로 외우다보면 작업 기능이 향상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_231쪽
짧고, 굵게 25분이면 된다!
벼락치기 공부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하지만 수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괴롭기에 우리는 기껏 책상 앞에 앉아도 책을 펴기보다는 친구와 채팅을 하거나 인터넷 서핑에 빠져 상황을 회피한다. 수학과 과학을 잘하려면 이렇게 일을 미루는 습관, 즉 ‘좀비모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버라 오클리는 습관을 구성하는 요소로 계기, 루틴, 보상, 믿음을 꼽고 여기서 ‘계기’만 바꾸면 미루기 습관을 제어하고 새로운 공부 습관을 익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부를 하다가 휴대전화에 자꾸 눈이 가는가? 그렇다면 공부할 때 휴대전화를 다른 장소에 두고 25분만 집중해보자. 25분이 지나면 웹서핑을 하거나 휴대전화를 하거나 뭐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자. 이렇게 ‘좀비모드’에 들어서게 하는 계기를 제어하고, 25분 세션을 하루에 몇 번만 반복한다면 새로운 루틴이 확립돼 ‘학습된 부지런함’이 습관처럼 붙는다. 이 외에도 상상을 통한 비교법, 학습 계획 짜기 전략 등 새로운 학습 습관을 익힐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매번 힘들게 결심하지 않아도, 하루종일 공부에 얽매이지 않아도 짧고 굵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해준다.
엉덩이가 아닌 ‘요령’으로 승부하라
스톱워치로 공부 시간을 측정하거나 ‘몇 회독’을 했는지 세는 등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바버라 오클리는 이렇게 요령 없이 ‘반복해서 읽기’만 해봐야 헛수고라고 강조한다. 『이과형 두뇌 활용법』에서는 짧은 시간을 투자해 최대한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학습법과 시험 당일에 활용 가능한 팁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책을 보지 않고 배운 내용 떠올려보기, 자체 시험 진행하기, 간헐적으로 내용 반복하기, 다양한 문제 풀이법을 번갈아가며 연습하기 등 공부를 잘하기 위한 열 가지 학습법뿐 아니라 풀이법을 이미 알고 있는 문제 유형 반복해서 풀기, 답만 보고 문제를 풀 줄 안다고 착각하기 등 공부를 망치는 열 가지 학습법도 제시해 시간 낭비를 줄이게 해준다. 더불어 ‘시험 준비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수록해 놓친 부분이 없는지를 시험 전에 점검해볼 수도 있다. 시험을 칠 때 어떤 문제부터 시작할지, 긴장 푸는 법 등 현실적인 조언까지 담아 수학 및 과학 학습 전반의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수학 점수를 높이기 위해 분투중인 학생이든, 수학 능력을 키우고픈 직장인이든 이 책에서 제시한 여러 요령만 제대로 익힌다면 수학을 더 좋아하고 더 잘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효율적인 공부법에 대해 무척 많은 조언을 해줬다. 하지만 불행히도 평범한 학생들이 쉽게 파악해 활용할 만한 형태는 아니었다. 모든 과학자가 일반인들을 위해 전문적인 내용을 요령 있게 풀어 쓸 줄 아는 것도 아니고, 모든 작가가 과학을 잘 이해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버라 오클리는 바늘에 실을 꿰듯 멋지게 이 일을 해냈다. 그녀는 생생한 사례를 들어 전략을 제시해줌으로써 유용하고도 신뢰할 만한 아이디어를 알려주었다. 딸아이에게 이 책의 조언이 왜 좋았느냐고, 사실 몇 가지는 네가 중학생일 때 가르쳐줬던 내용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이렇게 답했다. “이 책에서는 왜 그렇게 하는지를 말이 되게 알려주잖아요.” _3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