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게 피어싱
- 원서명
- 蛇にピアス
- 저자
- 가네하라 히토미
- 역자
- 정유리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4-07-30
- 사양
- 136쪽 | 변형사륙판 양장
- ISBN
- 89-8281-854-5
- 분야
- 장편소설
- 수상내역
- 아쿠타가와상
- 정가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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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2004년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일본 열도를 흥분시킨, 스무 살 신예작가의 당돌한 도발!
"스플릿 텅이라고 알아?"
"뭐야 그게? 갈라진 혓바닥?"
"그래, 맞아. 뱀이나 도마뱀 같은 혓바닥. 인간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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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등교를 거부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더니, 고교 때부터 남자친구와 동거하기 시작한, 이른바 ‘문제아’였다. 호세이 대학 사회학부 교수이자 번역문학가인 아버지가 사다준 책들을 읽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3년, 동거하는 남자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응모한 작품 『뱀에게 피어싱』으로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4년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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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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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일본 문단에서 가네하라 히토미의 등장은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열아홉 살에 쓴 이 데뷔작 『뱀에게 피어싱』으로 2003년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어 2004년 와타야 리사와 함께 아쿠타가와 상을 공동 수상하며 37년 만에 아쿠타가와 상 최연소 수상기록을 갱신했다. 『뱀에게 피어싱』은 피어싱과 문신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적나라한 표현으로 수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고, 아쿠타가와 상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 10명 중 9명의 추천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갈색으로 물들인 머리, 귀에는 양쪽에 모두 여섯 개의 피어스, 앞뒤가 깊게 파인 갈색 니트, 검은 미니스커트와 무릎까지 오는 검은 스타킹. 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법한 차림으로 시상식장에 등장한 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등교를 거부한(그녀의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중퇴이다) 이색적인 전력으로 또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독자들은 『뱀에게 피어싱』의 충격적인 내용과 묘사에 혀를 내두르기도, 또 그녀의 감성에 공감하고 열광하기도 했다.
"스플릿 텅이라고 알아?"
루이는 클럽에서 만난 아마라는 남자의 스플릿 텅에 매료되어 그와 동거를 시작한다. 스플릿 텅이란 뱀처럼 끝이 둘로 갈라진 혀라는 뜻. 혀에 피어싱을 한 다음 구멍을 점차 확장시키다 마지막에는 남은 끝부분을 절단하는 것이다. 루이는 그에게 피어싱과 문신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 주인인 시바라는 남자를 소개받아 혀에 피어싱을 하고, 또 아마처럼 등에 문신을 새겨나가면서 시바와 SM적인 육체관계를 가지기 시작한다. 차갑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디스트 시바, 어리숙하면서도 다혈질인 아마 두 사람과 루이의 기묘한 관계가 한동안 지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루이에게 치근거리는 불량배에게 아마가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얼마 후, 루이는 우연히 그 불량배가 사망했다는 기사를 읽는다. 루이는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생활을 계속해나간다. 그리고 문신이 완성되고, 얼마 후 아마가 실종된다. 루이는 걷잡을 수 없는 패닉 상태에 빠진다.
『뱀에게 피어싱』은 스무 살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다. 문장은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고 힘이 넘치며, 매끄럽고 쉽게 읽히는 이야기에는 독자를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 주인공 루이가 느끼는 고통이 읽는 이에게 선명하게 전해져온다. 그 고통을 이해하려 애쓰기 이전에 어떤 슬픔이, 스무 살 소녀의 것이라고 잘라 말할 수 없는 투명한 슬픔이 먼저 느껴진다. 아쿠타가와 상 심사위원들이 소설에서 묘사되는 젊은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솔직히 털어놓으면서도 이 작품을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은 것도 『뱀에게 피어싱』이 가진 이런 힘 때문이다.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며 토해내는 글
가네하라 히토미는 소설만큼이나 독특한 전력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학교에 거의 가지 않았고, 중학교 때는 스스로 손목을 그어 정신과를 드나들기도 했으며, 고등학교 때 남자친구와 동거를 시작했고, 한동안 빠찡꼬 가게에서 살다시피 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대학교수이자 번역문학가인 아버지의 일 때문에 일 년간 미국에서 생활하던 중 아버지가 사다준 소설들을 읽다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후 아버지가 주관하는 대학의 창작 세미나에 참가하면서 습작 기회를 가졌다. 집을 나가 생활하는 동안에도 아버지는 딸이 쓴 글을 꼼꼼하게 읽고 평가해주었고, 딸은 아버지의 이해 속에서 꾸준히 글을 써나갔다. 그리고 2003년, 동거하는 남자친구의 권유로 응모한 이 작품 『뱀에게 피어싱』으로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2004년 같은 작품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글쓰기는 습관이자 자신의 일부와도 같은 것이며,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스스로 납득하기 위해 글을 쓴다고 말한다. 불안정한 나날들 속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녀에게 글쓰기는 곧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탱할 수 있게 하는 근거인 셈이다. 딸의 글을 가장 잘 이해하는 아버지의 애정 어린 표현대로, 그녀의 글은 그녀가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며 토해내는 진주와 같은 것이다. 고통스러울수록 더욱 밝게 빛나는 글을 써내고, 글쓰기와 함께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야말로 숙명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걸어온, 그리고 앞으로도 소설가의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최근의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는 문장“작가는 ‘가지고 있는가, 가지고 있지 않은가’로 결정된다. 그녀는 분명 ‘가지고 있다’.” ― 쓰지 히토나리(소설가)
문장의 힘이 느껴진다. 언어를 치장하거나 심리를 정당화하는 요즘 소설의 폐해를 벗어나, 주인공의 행동과 감정의 흐름을 거칠지만 힘있는 선으로 그려내 독자의 눈앞에 내밀어 보인다. 최근의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는 문장이다. ― 주조 쇼헤이(평론가)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뭐야, 또 이런 식의 소설인가’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에 남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며칠을 두고 다시 읽었다. 처음에 읽었을 때보다 디테일에 대한 시선의 언어화가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읽은 후에 남는 무언가가 대체 무엇인지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슬픔’이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의 세계가 슬픈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가 어떤 슬픔을 추상화하고 있다.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재능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 미야모토 데루(소설가)
마치 몸 속에 울퉁불퉁하고 모난 돌이 있어서 아무리 토해내려고 해도 토해낼 수 없는…… 그런 고통과 초조함을 느끼게 한다. 그 돌은 원래 자신의 일부여서, 토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고통스럽게 몸을 비틀며 그것을 토해내려고 할 때, 그 돌 대신 ‘작품’이라는 진주가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둥근 진주가 아니다. 색다른 빛으로 반짝이는, 이지러진 진주다. 앞으로 계속 써나가는 동안 몸 속의 울퉁불퉁한 돌이 둥글어지고 아픔이 가시게 될지, 혹은 그 돌이 죽을 만큼 상처를 입히며 몸 속을 휘젓고 다닐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아버지로서는 이 『뱀에게 피어싱』이라는 멋지게 이지러진 진주를 한동안은 손에 쥐고 있고 싶다. ― 가네하라 미즈히토(호세이 대학 교수, 작가의 아버지)
가네하라 히토미金原ひとみ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등교를 거부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더니, 고교 때부터 남자친구와 동거하기 시작한, 이른바 ‘문제아’였다. 호세이 대학 사회학부 교수이자 번역문학가인 아버지가 사다준 책들을 읽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3년, 동거하는 남자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응모한 작품 『뱀에게 피어싱』으로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4년 같은 작품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정유리
고려대 국문과와 일문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대 대학원 한국·조선문화연구과에 재학중이다. 옮긴 책으로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있다.
* 2004년 7월 30일 발행
* ISBN 89-8281-854-5 03830
* 변형사륙판 양장 | 136쪽 | 8,000원
* 담당편집 : 이상술(031-955-8864)
2004년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일본 열도를 흥분시킨, 스무 살 신예작가의 당돌한 도발!
"스플릿 텅이라고 알아?"
"뭐야 그게? 갈라진 혓바닥?"
"그래, 맞아. 뱀이나 도마뱀 같은 혓바닥. 인간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