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마스다 미리처럼!
특히 이번 에세이에서 마스다 미리는 신발도, 안경도, 여행도, 사람도 자신에게 맞는 쪽을 선택해도 좋다고 말한다.
예쁘지만 딱딱해서 발을 아프게 하는 구두를 길들여가며 신기보다 내게 맞는 구두를 찾는 마스다 미리. 우리도 마스다 미리처럼 살아보면 어떨까.
구두를 찾는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신발에 쓸려 까지지 않는 외출용 구두를 찾는 중이다. 내 경우 신발에 쓸려 까지는 부분은 항상 복사뼈 아래. 깔창을 넣어 조정해보기도 하지만 별로 효과가 없다. 처음에아픈 구두는 결국 자신의 발에는 안 맞는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_‘구두를 찾는 여행은 계속’ 중(145쪽)
“좀더 심플한 안경도 써볼까~”
라는 혼잣말과 함께 아주 가느다란 독일제 안경을 써보았다. 익숙하다. 안심이 된다. 안정감이 든다. 역시 모험은 이제 그만. 이런 결론에 도달하고는 결국 평범한 안경을 구매.
_‘이렇게나 멋진 안경점에서’ 중(53쪽)
● 싫은 일은 달콤한 간식 하나로도 잊혀지는 법!
애플파이, 고구마 만주, 빙수, 찹쌀떡, 딸기 디저트...
이 책은 “배고픔”이 마스다 미리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도와주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달콤한 디저트를 찾아 떠나는 일은 마스다 미리가 어른이 되며 터득한 ‘싫은 일 날려버리기’ 방법이다.
업무미팅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들른 카페의 사바랭과 백화점 지하의 애플파이, 술자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구워 먹는 식빵 한 장. 마스다 미리의 디저트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입이 궁금해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달콤한 음식. 매일같이 꼭 먹는다.
업무 미팅이 예정되어 있으면,
‘미팅 끝나고 달콤한 거 먹어야지, 어디로 갈까?’
집을 나서기 전부터 생각한다.
_‘달콤한 걸 좋아해서 불공평한 느낌’ 중(27쪽)
사람의 뇌는 도대체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 인생과 고구마 만주를 동시에 생각할 수 있다니……. 신주쿠역에 다다르자 ‘인생에 대하여’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 다음에 무엇을 생각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고구마 만주는 저녁식사 후 순식간에 모조리 먹어버렸다.
_‘인생이 점점 줄어든다…’ 중(17쪽)
● 마스다 미리의 미식 여행기, 3박 4일 한국 방문기 수록!
자신의 세계가 ‘여행과 간식으로 돌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는 마스다 미리는 이 에세이에서 디테일한 음식 묘사는 물론, 마쓰모토, 가나자와, 삿포로, 오키나와, 한국 등 매력적인 여행지에서의 감상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특히 마스다 미리가 한국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위해 서울에 왔을 때 맛보고 느낀 ‘한국에서 3박 4일’ 에피소드는 국내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비 오는 날 무엇을 먹나요?”
통역을 맡은 젊은 한국 여성이 함께 거리를 걷다가 묻길래,
“네? 비 오는 날 먹는 음식이요?”
무슨 말인지 처음엔 잘 몰랐다.
“한국에서는 비 오는 날에 먹는 음식이 있나요?”
반대로 질문해보니,
“한국에서는 비 오는 날에 부침개를 먹거든요.”
비오는 날 먹는 음식.
왠지 낭만적이다. 일본에서는 ‘비’라고 했을 때 딱히 먹고 싶어지는 음식은 없다. 여름의 무더운 날에는 소면, 겨울의 추운 날에는 역시 전골, 이 정도일 뿐이지, ‘비’에 모두가 공통으로 먹고 싶어지는 요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부침개가 먹고 싶어지네, 짬뽕도 좋겠지.
빗소리를 들으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러웠다.
_‘한국에서 3박 4일’ 중(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