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의 기준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아라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무레 요코의 가벼운 에세이라고 판단했다. 독신 여성 무레 요코가 사회적 편견에 맞서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법을 위트 있게 묘사하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여성들에게 위안이 되는 책이 우리의 기대였다.
그런데 출간을 준비하면서 뜯어보니 출판사의 판단이 조금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무레 요코는 흔히 말하는 ‘힐링’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바로 나답게 사는 법에 관해서다. 우리는 어쩌면 자기 위안의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구나 여행을 가야 하고, 열심히 일하는 건 바보 같고, 남다른 취미를 가져야 ‘나답게’ 사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정말 누구나 그런 삶을 원하는 것일까?
누군가는 더 열심히 일하고 싶고, 여행이 귀찮을 수도 있고, 주말에는 그냥 집에서 쉬는 게 편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 여유가 없으니, 나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힐링이 유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무엇이 됐든 나와 맞느냐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은연중에 ‘힐링’을 위한 활동 그 자체에도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을 위한 그 힐링이 정말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인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남들이 다 한다는 이유로 따라 하면 결국은 탈이 나게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이 있다.
무레 요코는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를 통해 자신만의 기준을 세울 것을 이야기한다. 모든 기준은 나한테 맞느냐이다. 아무리 좋고, 편하고, 예쁜 거라고 해도 나와 맞지 않으면 쿨하게 이별을 고한다. “발볼이 넓으니, 맞지도 않는 하이힐에 발을 우겨넣기보다는 편한 신발을 찾아서 신으면 된다”는 식이다.
어쩌면 까다롭고 까칠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게 정상이다. 나와 안 맞는 이유가 확실하다면 무리해서 따라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이유가 있어서 안 하는 걸 남들이 뭐라고 하는 게 이상한 거니까. 그래서 이 책을 보고 나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불편했던 것들이 하나씩 생각날 것이다. 그리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