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필치와 장중하고 지적인 문체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1947년 인도 뭄바이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살만 루슈디는 영국으로 이주하여 케임브리지 대학 킹스칼리지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1964년 파키스탄으로 가 짧은 기간 동안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일했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 루슈디는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1975년 소설 『그리머스』로 문단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두번째 작품 『한밤의 아이들』(1981)로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루슈디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이 소설은 그해 부커 상과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프라이즈를 수상하고, 1993년에는 지난 이십오 년간 부커 상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을 뽑는 ‘부커 오브 부커스’에 선정되었다.
1988년 출간한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그의 열두 명의 아내를 창녀에 비유한데다, 코란의 일부를 ‘악마의 시’라고 언급해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소설로 루슈디는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르나, 무함마드를 모독하였다 하여 이 소설을 출간한 이듬해 이란의 이슬람 최고 지도자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영국은 이란과 단교하고, 루슈디는 오랜 세월 암살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한밤의 아이들』 『치욕』 『악마의 시』 『하룬과 이야기의 바다』 『무어의 마지막 한숨』 『그녀가 밟은 땅』 『분노』 『광대 샬리마르』 등이 있으며, 부커 상을 비롯하여 휘트브레드 최우수 소설상, 프랑스 최우수 외국 도서상, 독일 올해의 작가상, 유러피언 이리스티언 문학상, 오스트리아 정부가 수여하는 유럽 문학상 등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다.
영국 정부의 보호 아래 런던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루슈디는 2000년 뉴욕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명예교수로도 활동했으며, 2007년 봄부터 오 년 동안 애틀랜타 에모리 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