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S > 베스트 셀러
파리 빌라 - (La Villa de Paris)
윤진서
2015년 5월 8일 발행
200쪽 | 125*188 | 양장
979-11-5816-005-0 03810
장편소설
정상
12,000원

"이 모든 일들이 글을 쓰면서 일어났다.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이제 보게 하는 일이다."


배우 윤진서가 소설 『파리 빌라』를 펴냈다. 소설은 이별 후 여행을 떠난 여자의 여정과 그녀가 밟은 도시에 대한 사랑, 사람에 대한 애정을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찬란한 사랑의 순간과 그 사랑이 지난 후의 아픔, 여행한 도시에서 마주한 감정의 입자들을 사랑에 대해 다른 정의를 내리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건조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상과 실제,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 사랑과 사랑 사이에서 소설은 수많은 경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다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다.

배우. 2001년 영화 <버스, 정류장>으로 데뷔하여, <올드보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바람 피기 좋은 날> <비스티 보이즈> <산타바바라>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는 연기라는 일과 그후 다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의 과정에서 흐르는 감정을 글로 담는다.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은, 사람을 여행하는 일이라 믿는다. 2013년 산문집 『비브르 사 비』를 출간했다.

차례



Prologue, New York _008
Train to Paris _010
Paris _015
New York _017
Restaurant La Cantine du Troquet _024
Home, 66 villa de Beausejour _029
Home, Seoul _034

Saint Germain des Pres, Paris _048
Home, Paris _054
Home, Seoul _056
New York _058
Airport, India _063

Train to Marseille _070
Marseille _073
New Hotel Bompard, Marseille _076
Calanques de Sormiou _086
Aix-en-Provence _096

Avignon _116
Fly to Athens _122
Athens _128
Hotel Fresh, Athens _132
Athens _138
Service Area, Hoengseong _145

Los Angeles _152
Silver Lake, Forage Restaurant _159

Venice Beach, Los Angeles _172
Road to San Francisco _175
San Francisco _179
Fly Home _186
East Sea _188

작가의 말 _199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찾아온다는
인생의 축제 같은 시간이 나에게도 찾아왔다
 
 
세상에는 땅에 굳건히 발을 붙이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발 정도 공중에 떠올라 있는 사람도 있다. 앞의 사람을 보면 대책 없이 기대고 싶어지고 뒤의 사람을 보면 속절없이 애틋해진다. 배우 윤진서는 역시 경계에 서 있는 쪽이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그렇다. 영화를 시작하면 다른 사람의 삶을 그려내야 하는 일에 몰입하다가도 그 일이 끝나면 다시 진정한 자신의 얼굴을 찾아야 하는 일의 반복이다. 허상과 현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윤진서에게 그 과정은 여행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여행 역시 어디론가 발붙일 곳 없이 떠돌아다니는 일. 그런 그녀에게 있어 글쓰기는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일종의 안정감을 제공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2013년 산문집 『비브르 사 비』를 통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들을 선보인 적 있는 윤진서가 이번에 소설 『파리 빌라』를 펴냈다. 소설에서 작가는 삼십대 여성의 사랑과 여행, 그리고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는 이별 후 정처 없는 여행길에 나선 한 여자의 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여자는 마치 지난 사랑에서 도망치기라도 하듯 뉴욕에서 파리로, 파리에서 남프랑스로, 인도로, 아테네로, 로스앤젤레스로, 샌프란시스코로 계속해서 이동하지만 공간의 변화와 상관없이 과거 사랑의 기억과 이별의 아픔은 여자의 현재를 지배한다.
사랑했던 과거의 시절과 이별 후 여행을 하는 현재의 이야기는 순간순간 교차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운명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생 역시 여러 가지 모양의 파도를 만나며 살아가는 것. 오랜 여행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날서 있던 이별의 아픔은 점차 마모되고 여자가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는 부부, 영화를 본 후 토론을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사람들, 자신의 아내를 잡아먹은 식인 식물을 찾는 남자, 격동이 일어난 아테네의 소란 속에서 평온히 바텐더로 일하는 할아버지 등 소설 곳곳에 파편처럼 존재하는 인물들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익명인 채로 등장해 여전히 익명으로서 사라진다. 하지만 그들이 무심히 나누는 말과 행동에서 우리는 가슴 저릿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소설에서 주목할 점은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이 작가의 서늘하고 건조한 문장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는 여자와 그녀의 친구 효정, 그리고 여행이 끝난 뒤 다시 만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렇듯 두 여자처럼 누구나 사랑에 관한 각자의 결론을 내릴 것이고 그러지 못했더라도 계속해서 알아가려 할 것이다.


 
사랑의 기억은 여전히 그곳에 머물러 있다
이별하고 갈 길을 헤매도 여전히 다시 사랑할 것
 
소설의 제목 ‘파리 빌라’는 깊은 의식 너머에 존재하는 하나의 기억이 우리를 본능적으로 어디론가 이끄는 것처럼 여자를 언제고 다시 어느 한 시절로 이끄는 기억의 조각을 뜻한다. 여자의 기억 어딘가에 남아 있는 파리의 하얀 밤과 뉴욕의 밤거리 그리고 남프랑스의 해안가 모두 ‘파리 빌라’라는 기억의 공간에서 상징적으로 살아 숨쉬고 있다. 그것은 하나의 공간이기도 하고 감정이기도 하며 빛깔이기도 하다.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작가가 직접 여행길에서 찍은 사진들이 여자가 거쳐간 도시의 풍경―남프랑스의 푸름, 아테네의 열정, 뉴욕의 텅 빈 찬란함, 파리의 퀴퀴함―처럼 소설에 스며들어 분위기를 형성한다. 소설 중간중간에는 각각의 순간에 대한 작가노트가 별면으로 펼쳐져 있어 윤진서가 소설을 쓰며 느꼈을 감정의 면면을 독자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윤진서는 ‘이 모든 일들이 글을 쓰면서 일어났다’고 말한다. 그만큼 윤진서는 이 소설을 쓰면서 소설 속 인물과 감정적으로 맞닿아 자신의 내면을 고스란히 내보였다. 그러므로 독자들 또한 소설을 읽으며 윤진서의 상상 속 세계를 통해 사랑에 대해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랑. 이미 너무나 소모되어 식상해져버린 단어다. 태초에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우리는 이 감정에 대해 말하고 노래했을 테니까. 그래서 아무리 이야기해도 모자랄 만큼 우리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사랑과 멀어질 수 없으며, 새삼스레 다가오는  감정 때문에 마음이 시리고 애틋해지며 돌연 뭉클해질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을 읽으며 사랑에 빠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책장을 덮을 때쯤 당신이 이렇게 생각하기를 기대해본다.
부디 우리의 삶에 사랑이 넘치기를.
 


* 책 속에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찾아온다는 인생의 축제 같은 시간이 나에게도 찾아왔다. 그와 나, 우리의 소박한 축제가 벌어진 것이다. 이상하리만치 가깝고 기묘하리만치 친근한 사이가 되어 마치 새 가족을 얻은 듯 서로를 원했다. 매일 아침이 올 때까지 함께 술을 마시며 시간을 뒤로 흘려보냈고 아침이 온다고 해서 할 일을 찾아 문을 나서지도 않았다. 모든 것이 서로에게만 허락되는 진정한 시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우리에게만 존재하는 시간을.
_ 40쪽, [Home, Seoul]
 
“있잖아, 만약에 네가 누군가에게 실연을 주었다면 아마도 그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을 거야. 네가 당했던 실연만이 진짜 사랑이었을 거야. 이유를 불문하고 끝까지 곁을 지키지 못한 쪽은 사랑했다고 말할 자격이 없는 거야.”
_ 55쪽, [Home, Paris]
 
나는 한때 진짜 삶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 적이 있었다.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했던 여인들, 혹은 되기 싫었으나 내 안에 자리잡았던 여인들, 그들은 밤이면 한꺼번에 다가와 입을 벌려 욕망을 드러내고는 아침이면 다시 내 안의 깊숙한 곳 어딘가로 도망쳤다.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했던 여인들의 수는 많아져갔고 나 자신 또한 점점 그녀들을 갈망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_ 82쪽, [New Hotel Bompard, Marseille]
 
“숨이 멎을 때 그 끈을 가지고 원하는 곳으로 가서 별이 되겠지. 그 끈 안에 엮인 이들을 너의 별로 불러들일 수도 있어. 끈의 길이만큼 너의 구심점을 가지고 우주를 여행할 수도 있지. 사실 사랑의 끈은 사후에 너에게 큰 자유와 영예를 안길 거야. 사람이 지구에 남길 거라곤 사랑밖에 없는지도 몰라.”
_ 106쪽, [Aix-en-Provence]
 
결국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진눈깨비와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나 땅에 닿으면 없어질 정도로만 존재하는, 눈도 비도 무엇도 아닌, 진눈깨비 말이다. 처음엔 그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으나 이곳에 와서야 비로소 나는 그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서른이 넘는 동시에 나는 분명, 내가 하고 싶었던 진정한 무엇을 찾았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 내가 발견한 것은 진눈깨비인 나 자신뿐이다.
_ 155쪽, [Los Angeles]
 
“하루종일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들 또한 수족관에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을 했어. 그리고 동시에 우리는 가능하면 가능한 만큼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충분히 자유로워 보여.”
“팬티가 보일까 젖가슴이 보일까 걱정하며 한여름의 스커트를 고르고 싶지는 않단 말이야.”
“왜 그러지 못하는데?”
“좋은 질문이야. 나는 스스로를 가두었던 걸까?”
_ 161쪽, [Silver Lake, Forage Restaurant]
 
금방이라도 내게로 쏟아져내릴 것 같은 거대한 돌덩이 앞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무기력함이었지. 대자연 앞에 선 나의 육체의 무게가 너무도 가벼워 오히려 그쪽으로 소유되는 기분. 그리고 사랑이라는 거대한 자연 앞에 놓여 있는 인간에 대해 생각했어.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사랑이 내게로 온다면 결국 어떻게 될까 하고. 내가 자연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기력하게 휩쓸리고, 서로의 육체에 빨려들어가면서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겠지.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생각과 행동들이 비정상으로 느껴지기도 할 거야. 
_ 164-5쪽, [Silver Lake, Forage Restaurant]
 
 
다행이었다.
알 수 없는 설렘과 안도로 심장이 크게 뛰었다. 때맞춰 먼바다에서 큰 파도가 다가오며 바다가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결. 눈이 시린 푸른빛의 덩어리.
언젠가의 한순간이 떠올랐다. 파도가 나를 들어 올려 물 위에 서게 해주었을 때, 살아 있는 바다를 처음 만나던 그 가슴 벅찬 순간들이.
_ 193쪽, [East Sea]
 
문학동네 031-955-8888
문학동네 어린이 02-3144-3237
교유서가 031-955-3583
글항아리 031-955-8898
나무의마음 031-955-2643
난다 031-955-2656
달출판사 031-955-1921
루페 031-955-1924
벨라루나 031-955-2666
싱긋 031-955-3583
아우름 031-955-2645
아트북스 031-955-7977
애니북스 031-955-8893
앨리스 031-955-2642
에쎄 031-955-8897
엘릭시르 031-955-1901
오우아 031-955-2651
이봄 031-955-2698
이콘출판 031-955-7979
포레 031-955-1904
휴먼큐브 031-955-1902
구독문의 031-955-2681
팩스 031-955-8855
닫기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찾아오시는길 채용안내 제휴문의 전화번호안내 문학동네카페 문학동네 페이스북 문학동네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