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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세계사
THE HORSE IN HUMAN HISTORY
피타 켈레크나
임웅
글항아리
2019년 2월 7일 발행
752쪽 |148*220 | 양장
978-89-6735-586-9 93
정상
38,000원

6000년 이상 문명을 이끌어온 마력馬力
기마 군국주의를 고무하고 부추겨온 위대한 대서사시!
"농경중심설"에 입각한 문명론은 "기마중심설"에 바탕해 다시 쓰여야 한다.

"문화인류학과 역사가 훌륭하게 결합된 매혹적인 연구."_ 컨템포러리리뷰
"인간사회에서 본 말에 관해 광범위하고 이해하기 쉽게 논의했다."_ BMCR



마력의 출현, 기마병과 에쿠스

이 책은 인간사회에서 마력horsepower이 출현하고부터 지금까지 6000년이 넘도록 전 세계적으로 어떠한 문화적 파장이 나타났는지를 살펴본다. 말은, 북아메리카에서 최초로 진화해 전 지구적으로 확산과 멸종을 거듭했는데, 다른 어느 지역보다 먹이가 풍족하지 못한 불모지에서 그 해부학적 특성을 발달시켰으며 또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원거리를 달리는 네발짐승이 되었다. 따라서 말이 인간 문화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려면 무엇보다 물이 풍부했던 원시 문명의 중심부가 아니라 초원지대와 사막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저자는 주변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앞선 해석에서 완전히 간과된 주요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기존 이론에 도전하며 구멍을 메워나간다.
사육된 말과 인간 사이의 공생관계를 분석하는 일은 도시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유목민 사회의 이동생활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유목민 사회는 흔히 주변부적이거나 일시적인 사회로 여겨져왔다. 말은 헝가리에서 동쪽으로 중국 국경지역까지 6400킬로미터 이상 펼쳐진 유라시아 초원지대에서 기원전 제4천년기에 처음으로 사육된 듯 보인다. 그렇게 광활한 변방의 부족들이 수천 년간 서쪽과 남쪽, 동쪽으로 문명의 중심지들을 약탈했다. 이들 기마병은 정착생활을 하는 제국의 군대를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한편 이들이 개척한 광범한 이동 경로 덕분에 필수품과 외국산 물건 등 원거리 교역품이 신속하게 운송될 수 있었다.
교역은 문화 교류를 동반했다. 온갖 재배종의 수용, 신기술의 도입, 외국 발명품의 전래, 사상의 유포, 종교의 전파, 과학과 예술의 확산……. 말의 역사와 말이 인간 문화에 끼친 엄청난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이런 이원적 실재에 접근할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군마軍馬의 효용성 증대, 즉 군마의 정교한 무구武具, 무기류, 뛰어난 군사력이 전쟁에서 철저한 파괴를 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복에 뒤이어 빠른 마력으로 문명의 규모와 복합성은 크게 확대되었다. 1장에서 저자는 아시아, 유럽, 북아프리카를 가로지른 구세계의 기마 정복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추적한다.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말이 없던 아메리칸인디언 사회를 유린한 기마병의 정복에 대해 다루고, 이것이 이후 대서양 유럽인들이 세계적으로 팽창하고 식민지를 개척하는 데 있어 전형적인 방식이 되었음을 밝힐 것이다. 이 책 전체에 걸쳐서는 이데올로기 문제가 고려된다. 그 이데올로기란 다름 아닌 기마 군국주의equestrian militarism를 자극하고 부추겨온 거대한 서사시다.
피타 켈레크나Pita Kelekna
뉴멕시코 대학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메리카 대륙의 토착사회에 대한 초기 현장 조사와 그 후 중동,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전역에서 수행된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 역사에서 말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세계사적으로 분석해왔다. 뉴욕 과학 아카데미와 미국 인류학 협회 회원이다.

옮긴이 임웅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서양 고대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로마사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대학에서 서양사를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로마의 하층민』 『로마의 소작과 소작인』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서양 고대 전생사 박물관』 『고대 그리스 내전, 펠로폰네소스 전쟁』 『문명이야기 3: 카이사르와 그리스도』 등이 있다.
감사의 말

제1장 기마병과 에쿠스
1. 6000년을 이어온 인간과 말의 관계
2. 야생말, 기원전 6000만 년 전 무렵부터 현재까지
말의 고생물학 | 야생에서 현존하는 에쿠스 | 구세계의 에쿠스 페루스

제2장 에쿠스 카발루스: 말 사육 그리고 유라시아 초원지대를 가로지른 농목축업
식량 획득에서 식물 재배와 동물 사육으로의 전환 | 야금술의 발전 | 중앙집권화된 충적토 국가의 출현 | 유라시아 초원지대의 주변부 농업과 금석병용기의 말 이용 | 말은 왜 사육되었을까? | 비판: 근동의 비교 | 얌나야 문화: 서쪽과 동쪽으로 팽창하는 초원지대 | 안드로노보 문화: 동쪽과 남쪽으로 팽창하는 초원지대 | 동쪽 사막으로 침투한 기마인 | 인도·유럽어족의 디아스포라 | 요약

제3장 초원지대 유목민의 말 문화
초원지대의 이동식 주거 | 초원지대의 기술과 무기류 | 말: 부활의 신성한 상징 | 초원지대의 쿠르간과 매장 의식 | 파지리크 쿠르간들의 표상 | 스키타이의 희생, 절단, 부활 의식 | 유목민의 부즈카시 의식

제4장 초원지대에서 서남·남부 아시아로의 팽창
1. 근동 전역에서 초기 인도·유럽어족의 침입
아나톨리아의 히타이트 국가 | 전쟁에서의 전차 | 전차 말 훈련 | 카데시 전차와 트로이 전차 | 전투용 군마의 출현
2. 초원지대에서 중앙아시아를 지나 팽창하는 아리아인
남쪽으로 이동하는 아리아인 | 『리그베다』 | 베다의 말 희생제의 아슈바메다 | 서쪽으로 이동하는 아리아족 기마인 | 고대 이란인 | 아케메네스 기마 제국 | 아케메네스 왕조의 기마 세력에 저항하는 유럽

제5장 중국과 그 국경 너머 초원지대
1. 말을 탄 중국
중국에 도래한 말 | 진나라 기마병의 중국 정복 | 흉노족 유목민 | 중국 기마병의 팽창
2. 중앙아시아의 범세계적 기마 문화
베다에 뿌리를 둔 불교가 북쪽으로 중국까지 전해지다 | 말을 타고 서방이 동방과 만나다: 실크로드 | 중국이 유목민의 중앙아시아를 경유해 서방에 영향을 끼치다

제6장 기마 유럽: 태양의 건축물, 경마장, 아서왕의 기사단
유럽의 초기 인도·유럽어족 | 선사시대의 태양의 건축물 | 켈트족이 유럽 전역으로 이동하다 | 그리스의 전쟁과 신화에 나타나는 말 | 로마와 카르타고의 기병 전쟁 | 로마에 대한 저항과 부디카의 반란 | 로마의 기마력 | 로마의 태양의 건축물 | 초원지대 기마인의 침입 | 아서왕의 서사시: 서방의 기사도 | 비잔티움: 동방 기독교의 기마 요새

제7장 남쪽 아랍인의 정복
1. 기원후 500년으로의 시대 전환
대륙의 교차로 | 비잔틴 제국과 사산조 제국의 대對아라비아 정책 | 예언자 무함마드 | 아라비아반도를 벗어나 군사적으로 팽창하는 이슬람 국가 | 사막의 말
2. 동쪽으로 팽창하는 이슬람 기마병
우마이야 칼리프 왕조와 시아파의 분열 | 12이맘과 7이맘 | 타지예 서사극: 말에 올라탄 오페라 | 아바스 왕조와 튀르크인의 침입
3. 서쪽으로 팽창하는 이슬람 기마병
이베리아반도로 진군하는 이슬람 그리고 푸아티에 패배 | 「롤랑의 노래」 | 유럽의 중무장 기사 | 안달루스 | 아랍 문명의 개화 | 아프리카에서 베르베르인 기병이 일으킨 반란

제8장 이슬람으로 개종한 튀르크인 침입자와 십자군
『샤나메』 | 동쪽에서 침입하는 기마인들 | 서쪽에서 침입하는 기마인들 | 기마전사 기사단이 남긴 불후의 유산

제9장 초원지대 알타이어족 유목민이 유라시아를 정복하다
1. 몽골 기마병이 유라시아를 넘어 팽창하다
말총 신령기의 서사시 | 몽골 세력의 등장 | 기마인의 서방 정복 | 칭기즈칸의 죽음 | 칭기즈칸의 계승자들
2. 아시아를 가로지른 몽골 무역과 다문화의 융성기
쿠빌라이칸과 원나라 | 국제적인 일한국: 기마인의 아시아를 가로지른 예술과 과학 |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미치는 몽골의 영향 | 유목민의 기마 군국주의를 계승한 국가들 | 아시아 본토 동쪽의 기마전사들 | 서아시아와 아시아 서쪽에서 기마인의 정복 | 유라시아 전역에 남긴 초원지대 유목민의 유산

제10장 말이 유럽에서 출생지로 돌아오다
중세 말의 유럽 | 시에나 팔리오 축제 | 중세 후기의 전쟁 | 스페인의 레콩키스타 | 서반구에서 멸종한 말과 말의 귀환 | 메소아메리카와 스페인의 테노치티틀란 정복 | 안데스인과 스페인의 타완틴수유 정복 | 신대륙 정복 이후의 유럽 | 아메리카 대륙의 반란과 말

제11장 말과 인간
말을 가진 세계와 갖지 못한 세계 | 전 세계에 기마술이 미친 영향 | 말 타는 인간Homo equestriens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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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0년 이상 문명을 이끌어온 마력馬力
기마 군국주의를 고무하고 부추겨온 위대한 대서사시!
‘농경중심설’에 입각한 문명론은 ‘기마중심설’에 바탕해 다시 쓰여야 한다.
 
“문화인류학과 역사가 훌륭하게 결합된 매혹적인 연구.”_ 컨템포러리리뷰
“인간사회에서 본 말에 관해 광범위하고 이해하기 쉽게 논의했다.”_ BMCR


 
마력의 출현, 기마병과 에쿠스
 
이 책은 인간사회에서 마력horsepower이 출현하고부터 지금까지 6000년이 넘도록 전 세계적으로 어떠한 문화적 파장이 나타났는지를 살펴본다. 말은, 북아메리카에서 최초로 진화해 전 지구적으로 확산과 멸종을 거듭했는데, 다른 어느 지역보다 먹이가 풍족하지 못한 불모지에서 그 해부학적 특성을 발달시켰으며 또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원거리를 달리는 네발짐승이 되었다. 따라서 말이 인간 문화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려면 무엇보다 물이 풍부했던 원시 문명의 중심부가 아니라 초원지대와 사막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저자는 주변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앞선 해석에서 완전히 간과된 주요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기존 이론에 도전하며 구멍을 메워나간다. 
사육된 말과 인간 사이의 공생관계를 분석하는 일은 도시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유목민 사회의 이동생활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유목민 사회는 흔히 주변부적이거나 일시적인 사회로 여겨져왔다. 말은 헝가리에서 동쪽으로 중국 국경지역까지 6400킬로미터 이상 펼쳐진 유라시아 초원지대에서 기원전 제4천년기에 처음으로 사육된 듯 보인다. 그렇게 광활한 변방의 부족들이 수천 년간 서쪽과 남쪽, 동쪽으로 문명의 중심지들을 약탈했다. 이들 기마병은 정착생활을 하는 제국의 군대를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한편 이들이 개척한 광범한 이동 경로 덕분에 필수품과 외국산 물건 등 원거리 교역품이 신속하게 운송될 수 있었다.
교역은 문화 교류를 동반했다. 온갖 재배종의 수용, 신기술의 도입, 외국 발명품의 전래, 사상의 유포, 종교의 전파, 과학과 예술의 확산……. 말의 역사와 말이 인간 문화에 끼친 엄청난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이런 이원적 실재에 접근할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군마軍馬의 효용성 증대, 즉 군마의 정교한 무구武具, 무기류, 뛰어난 군사력이 전쟁에서 철저한 파괴를 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복에 뒤이어 빠른 마력으로 문명의 규모와 복합성은 크게 확대되었다. 1장에서 저자는 아시아, 유럽, 북아프리카를 가로지른 구세계의 기마 정복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추적한다.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말이 없던 아메리칸인디언 사회를 유린한 기마병의 정복에 대해 다루고, 이것이 이후 대서양 유럽인들이 세계적으로 팽창하고 식민지를 개척하는 데 있어 전형적인 방식이 되었음을 밝힐 것이다. 이 책 전체에 걸쳐서는 이데올로기 문제가 고려된다. 그 이데올로기란 다름 아닌 기마 군국주의equestrian militarism를 자극하고 부추겨온 거대한 서사시다.
 
말 사육과 유라시아 초원지대를 가로지른 농목축업
 
2장에서는 기원전 4000~기원전 1000년에 흑해-카스피해 지역에서 서쪽으로는 유럽까지, 동쪽과 남쪽으로는 중앙아시아 너머까지 이루어진 말 문화의 확산을 살펴본다. 야생의 말과科 동물은 플라이스토세에 급증했다가 빙기 말에 서반구에서 멸종되었다. 에쿠스는 구세계 너머로 이동했지만 적도의 열대우림, 오스트레일리아, 북극과 남극을 차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홀로세에 얼룩말과 당나귀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광활한 지역 너머로 확산되었던 반면, 야생말은 주로 거대한 산맥 북쪽의 유라시아 저지대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중석기시대까지 계속된 광범위한 사냥 탓에 말의 분포는 제한되었다. 빙하 후퇴 이후 유라시아의 반건조 초원지대에서만 말 개체수가 계속 늘어갔다. 야생말이 어떻게 그곳에서 인간의 통제를 받게 되었는지 알려면 우선 문명의 최초 구성 요소를 살펴야 한다. 다시 말해 야생동물 사냥과 야생식물 채집에서 작물 재배와 동물 사육으로의 변화를 이끈 사건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사육한 최초의 동물 가운데 말은 없었고, 오늘날 식량경제의 기초를 이루는 동물 경작이 수천 년 동안 지속된 다음에야 비로소 사육되기 시작했다. 말의 가축화는 처음에는 철저히 농업 단위에 통합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농장의 규모를 늘리고 유목을 가능하게 해 인간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가 자급자족 체제를 넘어 정치경제적 발전을 이뤄내는 데 획기적으로 기여한다. 
 
초원지대 유목민의 말 문화
 
3장에서는 유라시아 유목 목축업자들이 철기시대에 성취한 수준 높은 번영에 초점을 맞춘다. 두려움을 모르는 기마인들은 대담하고 유능한 가축지기였으며 진취적 상인, 성공한 광물 탐사자, 숙련된 야금술사, 다양한 표현 수단에 조예가 깊은 뛰어난 예술가이기도 했다. 이처럼 기술이 점점 발전하는 환경에서 혁신적 도구와 무기가 전차병의 진화와 함께 발전했다. 계급제도가 점차 확립되는 사회에서 주요 기념비적 매장 봉분은 호화로운 말과 인간 제물의 유적이었다.
규모가 가장 큰 초원지대 말 매장지는 기원전 8세기 사얀산맥의 아르잔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검은빛과 황금빛 장신구로 화려하게 장식한 왕과 여왕이 거대한 목조 건물의 중앙에 매장되었다. 바닥에는 말의 꼬리와 갈기가 흩어져 있었다. 인간과 말의 거대한 매장지 말고도 왕에게 예속된 부족 집단이 바친 선물로 추정되는 안장과 굴레를 모두 갖춘 138마리의 말이 있었다. 무덤 가장자리에는 각각 호화로운 의례상의 축제임을 입증하는 말가죽이 매장된 300개의 반원형 돌무덤이 있었다. 총 450마리의 말이 제물로 바쳐졌다.
아케메네스 왕조 시대에 이란인은 오늘날 폴로로 알려진 기마 스포츠를 했다. 이것은 오늘날 부즈카시라는 이름으로 초원에서 계속되고 있다. 1970년대에 아프가니스탄 동남부와 파키스탄 서북부에서 푸슈툰족이 치른 부즈카시는 엄청났다. 경기가 시작되면 의식에 따라 송아지가 도살되어 네발이 다 절단된 채 목이 통째로 잘려나갔다. 시합 비중에 비례해 내장이 적출되었다. 내장이 전부 꺼내진 가벼운 송아지는 기마술을 뽐낼 수 있는 빠른 경기를 촉진했다. 반면 내장이 덜 꺼내진 무거운 송아지는 시합 참가자들의 뛰어난 근력을 시험했다. 경쟁자는 종종 수백 명에 이르렀다.
부즈카시는 전쟁에서 동맹을 구성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이로써 초원에 흩어졌던 대규모 유목민들은 하나로 합쳐졌다. 부즈카시는 모든 참가자의 남성적 힘과 기마술을 시험함과 동시에 경합하는 투사들의 리더십을 입증해주었으며, 한 집단의 우승자에 대한 충성을 돈독히 해주었다. 더욱이 부즈카시는 유목민들로 하여금 다른 경쟁 집단들의 기상과 기마술을 가늠하게 해주었다. 성공적인 경기 주최는 족장/후원자에게 본토에서는 존경을, 외지에서는 명성을, 교전 중에는 준비된 협력자를 안겨주었다. 
 
서남·남부 아시아로의 팽창하는 마력
 
대규모로 무리를 이룬 말 때문에 정기적으로 방목지를 바꿔야 했고 한쪽으로 치우친 경제에 내몰린 초원지대 목축민들은 도처에서 정착생활을 하는 농경민과 경제적 유대관계를 확립했다. 전사 엘리트들이 등장하면서는 적대 행위가 강화되었다. 부족들은 내전뿐 아니라 기후변화 때문에도 원거리로 이주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이는 결국 대규모 민족이동을 야기했다. 마차를 모는 사람들이 초원지대를 넘어 문명의 중심지들을 침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력을 이용해 일찍이 서쪽과 남쪽과 동쪽을 가로막은 방어 장벽이었던, 사람이 살기 힘든 사막을 가로질렀다.
초원지대에서 온 침입자들은 거대한 도시 중심지들을 공격해 고대 경제를 붕괴시키면서 강력한 국가를 계속 세워나갔다. 나중에 기병대騎兵隊를 채택한 초원지대 기마인들은 인도에서 지중해까지 여러 지역에 걸쳐 광범한 제국을 세움으로써 그리고 이런 지역들 너머로 자신들의 언어와 종교 및 문화를 퍼뜨림으로써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나일강, 인더스 강변 환경에 머물러 있던 충적토 문명을 압도했다.
히타이트인들에게 공격용 이동 수단은 가볍고 기동성이 뛰어난 말이 끄는 전차였다. 히타이트 군대가 승리한 것은 단순히 전차를 소유해서만은 아니었다. 기원전 제2천년기 중반에는 분명 히타이트인의 적도 더러 전차를 소유했기 때문이다. 히타이트 군대가 승리한 것은 전차의 기본 설계에서 속도와 기동성을 화력 및 안전과 조화시킨 덕분이었다. 전차병들은 투구와 갑옷을 착용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하게 비늘갑옷으로 말의 측면 및 뒤와 목을 보호했다. 활과 화살 말고도 칼이나 창으로 무장한 전차 전사는 근접한 백병전의 전술 면에서 유리했다. 전차는 다른 전차들과 싸우면서 풋내기 보병들을 공포에 사로잡히게 했고,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보병을 추적하는 데 이용되었다.
 
말을 탄 중국: 기원전 2천년기에 펼쳐진 진기한 풍경
 
기원전 3600년경 흑해-카스피해에서 아파나시 예보 문화가 이동하면서 농목축업이 동쪽 알타이 지역으로 전해졌다. 그곳에서 기원전 제3천년기 동안 소·염소·양이 중국 북부로 퍼져나갔으며, 사육한 말이 기원전 제2천년기 말경 중국에 도래했다. 기원전 제2천년기와 기원전 제1천년기 동안, 서북쪽 국경지역에서 벌어진 끊임없는 교전으로 상황은 복잡해졌다. 이 교전으로 초원지대의 낮은 인구밀도에도 불구하고 북쪽에서 유목민이 여러 차례 침입해왔고 남쪽 중국으로 새로운 기술이 전파되었다. 기원전 제1천년기 말경 중국과 유목민 사이의 국경 교전이 초원지대 전역에 커다란 격변을 초래했다. 그 결과 여러 부족 집단이 남쪽으로는 인도 방향으로, 서쪽으로는 유럽 방향으로 상당히 멀리 밀려났다. 이 같은 유목민의 이동에 따라, 처음으로 중국의 발명품을 비롯한 이국적 물품이 서구 문명과 접촉하게 되었고, 결국 서쪽의 사상과 생산품도 동쪽으로 유입되었다.
말의 이동성과 안정성 면에서 혁신을 일으킨 것은 등자였다. 등자의 원시적 형태는 기원전 4세기까지 올라간다. 기원전 50년에 마투라에서 발 전체를 걸치는 부드러운 가죽끈과 기원후 1세기에 산치에서 엄지발가락 하나를 걸치는 부드러운 가죽끈이 발견된 것이다. 이러한 가죽끈 또는 밧줄 등자는 말에 올라타는 장치 또는 기수의 발을 걸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부드러운 등자는 말에서 내동댕이쳐진 기수가 질질 끌려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아케메네스 왕조의 캄비세스 2세가 말을 타는 동안 자기 칼에 찔리는 사고를 당한 데서 알 수 있듯, 완전무장한 채로 점점 더 큰 말에 걸터앉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개선책은 부드러운 고리 안에 단단한 디딤판을 고정시키는 것이었다. 이 디딤판은 결국 전체가 나무로 된 등자로 발전했으며 4세기에는 중국 동북부에서처럼 디딤판에 금속이 입혀졌다. 5세기에는 드디어 주철로 된 등자를 제조했다. 이제 기마 전사는 가공할 무기를 휘두르며 맹공격을 하는 중에 낙마를 피할 수 있었다.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유목민의 무역로 너머로 거래된 등자를 포함한 봇줄 등 중국의 놀라운 발명품으로부터 서양세계는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 
 
‘말이 있었던 문명’과 ‘말이 없었던 문명’의 차이
 
이어진 장에서 기마 유럽, 이슬람 기마병, 십자군, 몽골 기마병 등 말을 통한 세계 정복 역사를 순차적으로 다룬 저자는 이어서 ‘말의 귀환’과 ‘말과 인간’이라는 주제를 향해 나아간다.
말 문화는 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로 퍼져나가 구세계 문명에 대변혁을 가져왔다. 신세계에서 야생말은 오래전에 멸종했다. 사육 말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기 전 거의 6000년 동안 구세계 문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지구상의 인류 문명에서 두 가지 실험이 행해졌던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말이 있는 문명이고 다른 하나는 말이 없는 문명이다. 따라서 말이 있고 없음이 인류 문화 발전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라는 관점에서 접촉의 시대에 구세계와 신세계를 비교하는 일을 수행한다. 
말이 없는 신세계에서는 인간 짐꾼들이 걸어서 중앙아메리카 상품들을 소량으로 거래시켰다. 인간 짐꾼들은 평균 매일 21~28킬로미터까지 23킬로그램을 운반하는 데 그쳤다. 신대륙의 야마는 매일 19킬로미터의 거리까지 46킬로그램을 운반할 수 있을 뿐이었다. 이는 말과 당나귀와 노새의 수송력에 견주면 초라한 수준이었다. 잉카인들은 소식을 전하거나 가벼운 물건을 빨리 전달하기 위해 차스키(잉카 제국의 파발꾼)의 중계 업무에 의존했다. 차스키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지만 매일 400킬로미터를 달리는 칭기즈칸 정예 전령들의 기동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요컨대 비록 티티카카호에서 배로 130톤까지 수송할 수 있었다 해도, 신속한 대량의 육상 무역 없이는 신세계에서 대량의 해상 수송을 크게 자극할 수 없었다.
거대한 신전이 신성한 순례의 중심인 아메리칸인디언들의 종교는 지역적으로 한계가 정해졌다. 알다시피 잉카 제국에는 문자 체계가 없었다. 대신에 황실 회계를 위해 독창적 결승문자 키푸에 의존했다. 그러나 이런 계산 장치는 중앙아메리카에서 결코 사용되지 않았다. 역으로 중앙아메리카 문자 체계도 남아메리카로 도입되지 않았다. 이는 구세계에서의 문자 채택과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 구세계에서는 다리우스 1세의 정복에 뒤이어 자음문자를 가진 아람어가 그의 기마 제국에서 공용어로 확립되었다. 이렇게 해서 이질적 주민이 하나로 통일된 문화에 융합되었으며 인근 아라비아와 인도에서 동족의 선진 문자 체계가 산출되었다. 이러한 선진 문자 체계는 결국 아라비아와 인도의 위대한 문명에서 사용되었다. 나중에 기마인들이 이와 유사한 역할을 했다. 알렉산더는 그리스 알파벳을 실크로드의 인도·유럽어족 언어들에 소개했다. 글을 모르는 칭기즈칸은 즉시 문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신의 광범위한 제국 전역에 위구르 문자를 튀르크어와 몽골어에 적합하게 만들도록 했다. 
 
‘제로’가 확산되지 못한 이유, 종교가 확산된 이유
 
문자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발명품은 마야인의 ‘제로zero’다. 이는 인도인의 제로를 500년 정도 앞섰다. 그럼에도 구세계의 말이 빠르게 인도인의 제로를 유라시아를 넘어서 동쪽과 서쪽으로 전파한 반면 마야인의 제로는 중앙아메리카와 아메리카 중부를 넘어 확산되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말의 영향력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한 분야는 종교다. 세계적으로 수백 가지 상이한 종교가 있는 것 같지만, 토착 남북 아메리카에서 봐왔듯이 대부분의 종교는 지역 수준에서만 존재한다. 종교는 대륙에 걸쳐 있지 않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신도가 많은 종교인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는 여러 나라에 걸쳐 있고 각각 약 21억, 15억, 9억, 3억7600만 명의 신자를 두고 있다. 이 네 종교는 각각 기마술과 완전하게 연결된다. 예를 들어 로마와 페르시아의 경쟁자인 아랍인들이 사막의 말을 타고 동쪽으로 탈라스와 인더스강 하류까지, 서쪽으로 톨레도까지, 남쪽으로 가나까지 이슬람교를 매우 빠르게 전파했다.
말 덕분에 세계의 주요 어군이 확산되기도 했다. 오늘날 아마도 세계 65억 인구 중 3분의 1 이상이 모국어로 인도·유럽어족 언어를 말하고 있다. 인도·유럽어족 언어 사용자 대부분은 유라시아에 살고 있으며, 이러한 분포는 15세기 이후 유럽 팽창에 따른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수천 년 전 기마인 팽창에 따른 결과물이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아시아에서 초기 기마인 정복으로 생겨난 또 하나의 커다란 어군은 중국・티베트어족 사람들이다. 진시황제의 집중적 전차 및 기병 전투로 기원전 221년경 정복이 마무리되었다. 이 전투로 비중국어 사용자 상당수를 지배하고 그들의 언어를 바꾸게 함으로써 중국제국은 통일되었다. 최종 결과로 10억 명을 더한 중국어 사용자들과는 대조적으로, 중국·티베트어를 사용하지 않는 2500만 명가량만이 중국 남부에 남아 있다.
 
‘마력’의 이중성
 
6000년에 걸친 기마인들의 적응 과정을 고려하면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마력이 발전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양면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분명히 마력은 인류에게 특별한 기동성을 부여했고 경이로운 문화적 성취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말이 받아들여지면서 인간 갈등의 속도와 규모 그리고 강도가 크게 증가했다. 말에 걸터앉은 인간은 정말로 스스로 상상한 피조물, 즉 지적으로 뛰어나기는 하지만 무자비하게 파괴할 수도 있는 반은 신이고 반은 야수인 켄타우로스가 되었다. 속도에 대한 인간의 흔들리지 않는 강박은 지금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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