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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안녕하시다 1
성석제
문학동네
2019년 1월 8일 발행
404쪽 | 145*210 | 무선
978-89-546-5451-7
장편소설
정상
14,500원

천하무적 입담의 최고봉!
근엄한 역사를 뒤집는, 웃기고 울리는 이야기 한판
이것은 성석제만이 쓸 수 있는 역사소설이다. _권희철(문학평론가)

가히 따를 자가 없는 천하무적의 입담과 해학, 절대고수의 반열에 오른 이야기꾼 성석제가 신작 『왕은 안녕하시다』로 돌아왔다. 『투명인간』 이후 5년 만의 장편소설이자 원고지 3천 매에 달하는 본격 대작 역사소설로,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전반부를 연재한 뒤 오랜 시간을 들여 후반부를 새로 쓰고 전체를 대폭 개고해 완성했다. 조선 숙종 대를 배경으로 우연히 왕과 의형제를 맺게 된 주인공이 시대의 격랑 속에서 왕을 지키기 위해 종횡무진하는 모험담이 특유의 흥겹고 유장한 달변으로 펼쳐진다. 묵직한 역사소설과 날렵한 무협소설을 넘나드는 분방한 이야기 속에 역사의 흐름과 권력의 맨얼굴, 당대를 살아간 보통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인간과 역사,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진 한바탕 신나는 놀이, 그야말로 "성석제만이 쓸 수 있는 역사소설"(문학평론가 권희철)이다.
성석제 1995년 『문학동네』에 단편소설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첫사랑』 『호랑이를 봤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참말로 좋은 날』 『이 인간이 정말』 『믜리도 괴리도 업시』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 『인간의 힘』 『도망자 이치도』 『위풍당당』 『투명인간』, 산문집 『소풍』 『칼과 황홀』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등이 있다.
서장
1장 소년 임금
2장 결의형제
3장 입궐
4장 등극
5장 개밥의 도토리
6장 기왕지사
7장 신기한 칼을 얻다
8장 대비
9장 국중거부
10장 선녀를 보다
11장 훈척
12장 장옥정
13장 시골 유생의 상소 한 장
14장 민심을 움직이다
15장 습격
16장 밀지
17장 행장
18장 미수와 백호
19장 대제학을 이기다
20장 귀양
21장 활인검
22장 허교
23장 삼복의 여인
24장 야대
25장 남인 분열
26장 복을 가져오는 임금
27장 장현
28장 내수사
29장 비밀 사업
30장 윤휴
31장 군사
32장 대결
33장 검계의 주인
34장 친경
35장 만남
36장 중궁
37장 이별의 노래

천하무적 입담의 최고봉!

근엄한 역사를 뒤집는, 웃기고 울리는 이야기 한판

이것은 성석제만이 쓸 수 있는 역사소설이다. _권희철(문학평론가)

 

 

가히 따를 자가 없는 천하무적의 입담과 해학, 절대고수의 반열에 오른 이야기꾼 성석제가 신작 왕은 안녕하시다로 돌아왔다. 투명인간이후 5년 만의 장편소설이자 원고지 3천 매에 달하는 본격 대작 역사소설로,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전반부를 연재한 뒤 오랜 시간을 들여 후반부를 새로 쓰고 전체를 대폭 개고해 완성했다. 조선 숙종 대를 배경으로 우연히 왕과 의형제를 맺게 된 주인공이 시대의 격랑 속에서 왕을 지키기 위해 종횡무진하는 모험담이 특유의 흥겹고 유장한 달변으로 펼쳐진다. 묵직한 역사소설과 날렵한 무협소설을 넘나드는 분방한 이야기 속에 역사의 흐름과 권력의 맨얼굴, 당대를 살아간 보통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인간과 역사,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진 한바탕 신나는 놀이, 그야말로 성석제만이 쓸 수 있는 역사소설(문학평론가 권희철)이다.

 

 

그래, 너는 너를 지켜라. 나 또한 너를 지키리니.”

조선 제일의 파락호, 왕의 의형제가 되다!

 

주인공 성형은 한양에서 제일가는 기생방 주인인 할머니 덕에 놀고먹는 장안에 호가 난 알건달에 파락호”. 이야기는 그가 어느 날 우연히 비범한 풍모의 꼬마를 만나 그와 의형제를 맺으면서 시작된다. 알고 보니 꼬마는 장차 대위를 이을 세자(숙종)였고, 얼마 뒤 그가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성형은 졸지에 그림자처럼 왕의 주위에 머물며 왕을 지키는 왕의 최측근이 된다.

 

나는 한날한시에 죽기로 한 우리 두 사람의 맹약을 결코 저버리지 않을 거야. 이제부터 형은 언제나 내 곁에 가까이 있으면서 () 내 편이 되어줘야 해. 그래서 형이 간절하게 필요해. 무엇이든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나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줄 수 있는 사람이.(166~67)

 

어린 왕이 남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목소리를 높이는 조정 신하들 사이에서 위태로운 왕위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성형은 궁궐 안팎을 오가며 각계각층의 사람살이를 경험하고 왕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을 판별하며 왕의 안위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숙종 연간의 정치사가 권력의 중심이 남인에서 서인으로, 다시 남인으로, 다시 서인으로 뒤바뀌는 세 차례의 어지러운 환국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그 과정에 희빈 장씨의 등장에서 폐비, 인현왕후의 복위로 이어지는 왕실의 권력투쟁이 얽혀 있음은 익히 아는 바. 하지만 왕의 숨은 형으로 암약하는 가상의 인물, 시정잡배 출신답게 지체 높은 이들에게 고분고분한 법이 없는 성형의 눈과 귀에 포착되고 그의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통해 익숙한 역사적 소재는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로 탈바꿈한다.

성형은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권력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인 국면을 목도하거나 은밀히 그에 개입하며, 할머니의 배경과 인맥을 바탕으로 장사 수완을 발휘해 왕실의 재산을 불리는 데 힘쓰기도 한다. 진기한 칼을 얻어 위기에 처한 왕의 목숨을 구하기도 하고, 청나라의 무예 고수와 대결을 벌이는 활약도 펼친다. 구운몽사씨남정기를 쓴 김만중을 형님으로 모시며 가까이하기도 하고, 강직한 선비로 이름높은 박태보를 지켜보며 흠모하기도 하고, 훗날 희빈 장씨가 될 장옥정에게 연심을 품기도 한다. 종횡무진 숨가쁘게 이어지는 사건의 갈피마다 성석제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머가 곁들여져 이야기의 완급을 조절하면서 읽기를 쉬이 멈출 수 없게 한다.

 

 

한 사람이 천 사람, 만 사람의 뜻을 이길 수는 없어요.”

시대의 격랑 속에서 기필코 살아남으려는 사람들

그들의 슬픔과 기쁨이 끝내 역사를 바꾼다

 

왕과 왕을 둘러싼 세력들 사이의 갈등과 암투, 대립과 이합집산이 거듭되면서, 주인공 성형과 갖가지 인연으로 맺어진 이들의 운명도 권력의 향방에 따라 부침을 거듭한다. 왕은 어느덧 자신의 자리를 위해 숱한 목숨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두려운 존재가 되어가고, 성형과 왕의 관계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왕은 안녕하시다는 왕의 의형제 성형의 모험담인 동시에 권력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명분과 도리, 왕의 말 한마디와 신하와 유생의 상소 한 장이 엄청난 위력을 지닌 무기가 되어 진퇴와 생사를 가르고, 진위를 알 수 없는 소문이 민심을 움직이고 어느새 실체가 되어 드러나는 과정이 신랄하게 그려진다. 숙적을 끝내 죽음으로 몰고야 마는 잔인한 권력의 맨얼굴과, 그럼에도 대의를 위해 목숨을 기꺼이 내놓는 이들의 결기가 선명하게 맞부딪친다.

 

한 사람이 천 사람, 만 사람의 뜻을 이길 수는 없어요. 한 사람의 뜻이 아무리 지당하고 그가 아는 게 많다고 하여도 언제나 옳을 수는 없고. 한 사람을 이기려 하기보다는 만인을 얻어야죠. 그러면 저절로 그 한 사람을 이기게 돼요.”(1171)

 

그러면서도 왕은 안녕하시다는 역사가 결국 뭇사람들의 오욕칠정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당대의 정세와 경제, 문화뿐 아니라 세태와 풍속, 보통 사람들의 생활상과 음식과 시정의 패설과 속요에 대한 관심이 이야기의 바탕에 짙게 깔려 있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 생생한 무대 위에서 어떤 이는 웃고 어떤 이는 웃으며, 누군가는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어떤 이는 사라지고 어떤 이는 남는다는 것, 그러면서 세상과 사람은 조금씩 다른 것이 되어간다는 것. 그렇게 성형의 이야기는 곧 작가의 말처럼 역사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역사의 흐름을 바꾸거나 역사 그 자체가 된 무명 또는 익명의 존재”(‘작가의 말’)에 관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가 노량진 헌책방에서 구한 『국역 연려실기술』 전집 사이에 끼어 있던, 여러 사람이 보태고 고쳐 쓴 원고를 소설 속 작가가 다시 고쳐 쓴 것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마치 원래 이야기란 것이 그렇게 생겨난 것이 아니냐는 듯이. 어떻게든 ‘살려 애쓰고 애써 살아내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남기려는 사람들의 뜻이, 그것이 실제이든 허구이든, 이어지고 이어져 역사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 그것이 어쩌면 『왕은 안녕하시다』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성석제식 이야기, 성석제식의 역사일지도 모른다. 웃기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슬프지만 마냥 울게 되지만은 않는, 끝내 알 수 없는 뭉클함이 남는 이야기, 그야말로 성석제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다.

 


 

 

역사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역사의 흐름을 바꾸거나 역사 그 자체가 된 무명 또는 익명의 존재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써보려고 한 건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오래되었다. 악습을 무너뜨리고 불합리한 체제에 균열을 낸 그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스스로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었는데, 그 후손이 바로 현재의 우리 자신이다. 결국 이 소설은 나, 또는 우리 조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_‘작가의 말에서

 

왕은 안녕하시다는 물론 역사소설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 소설이 숙종 연간의 역사적 사실들에 충실히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비굴하고도 반항기 어린 어느 하류 인생이 우연한 기회에 어린 세자와 의형제를 맺는 바람에 한 나라의 높고 낮은 온갖 영역들을 두루 경험하는 가운데 그와 그의 주변이 차례로 변화하다가 결국 한 시대의 집합적 변화의 흐름이 제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기 때문에, 왕은 안녕하시다는 진실한 역사소설이 된다.

왕은 안녕하시다는 물론 역사소설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 소설이 역사적 사실들 사이에 가상의 인물을 하나 끼워 넣고 무협지를 연상시키는 모험담으로까지 나아가기 때문이 아니다. 이 모험담이 삶은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인다는 것, 인간은 이러한 움직임에 저항하거나 합류하거나 가속화하는 방식으로 저마다의 작은 삶을 결정한다는 것, 그렇게 결정된 작은 삶들은 서로에게 간섭하며 변화를 일으키는 동시에 그러한 변화 전체가 다시 총체화된 삶의 움직임을 다른 방향 다른 진폭으로 출렁거리게 만든다는 것, 이와 같은 삶의 진실과의 한바탕 놀이로까지 나아가기 때문에 왕은 안녕하시다는 흥미진진한 역사소설이 된다. 이런 식의 역사소설을 그가 아니면 누가 쓸 수 있을까. _권희철(문학평론가)

 

 

책 속에서

 

찌르면 찔리고 밟으면 곱게 찌그러지고 터뜨리면 터지는 시늉을 하는 것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활법活法이다.(127)

 

총애와 권세를 자랑하고 힘을 자랑하고 부귀영화를 뽐내는 이들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져가는지 보고 싶어졌다. 그런 인간들이 많고도 풍년 든 곳이 궁궐이었다.(185)

 

, 왕이라는 자리, 왕이 가지는 힘은 누구든 가지려고 하는 것이라 왕은 언제나 수많은 사람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암중에 칼날이, 화살이, 총탄이, 명분이며 도리라는 말 폭탄이 왕을 노리고 있는 것이었다.(1184)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부모로 하여 태어나는지는 내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철들면서 만나는 사람은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좋으면 친구가 되고 싫으면 안 만나면 되고.(1223)

 

거룩한 경전을 달달 외고 공맹의 도를 외쳐도 사람이 쉽게 바뀌지는 않았다. 이른바 사대부며 군자, 유자라 하는 것들이 살아생전의 제 명성과 피를 만대에까지 전하려 하는 욕심이 더했다.(1250)

 

어떤 일은 아무것도 모른 채 지나가는 것이 낫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기를 쓰고 뭘 하려고 하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다. 나 역시 아무것도 한 게 없이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1367)

 

다른 일은 몰라도 남녀지간의 일이란, 아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에 관한 일이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정녕 월하노인이 배필을 정해놓은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1383)

 

억지로 없던 일을 만들려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내 잠시 살아본 바로는 누군가 뭔가 어떤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그것이 인생이더라.(1391)

 

세상에 우연한 일은 없는 것이었다. 과정을 세세하게 몰라서 그런 것일 뿐.(230)

 

내 작은 잘못은 누군가를 사랑한 것, 큰 잘못은 크게 사랑한 것, 가장 크게 잘못한 것은 내 목숨을 바쳐도 좋다 할 만큼 사랑한 것. 그 때문에 벼락을 맞아 죽는다 해도 원망하지 않으리.(250)

 

이 나라에 나보다 큰 사람은 없어. 그건 누구든 마찬가지야.”(252)

 

하늘이 무너져도 헤어날 구멍은 있는 법인데 그 구멍은 대개 사람이 만드는 것이었다. 될 만한 사람을 통해 일이 성사될 때까지 돈이든 뭐든 퍼부으면 안 될 일이 없었다.(2161~162)

 

그새 왕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목숨을 취했는지 헤아려보았다. 다시 두려움이 느껴지며 손이 절로 내 목으로 올라가 붙었다. 이거 하나밖에 없는데, 아껴서 오래 써야지.(2172)

 

백성은 모두에게 밥이었다. 밥이 언제까지 참고 견딜지가 관건이었다.(2263)

 

민심은 무서웠다. 또 금세 바뀌는 것이기도 했다. 민심 앞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2365)

 

진실함과 굳센 믿음이 있으면 누구나 쓸 수 있고 오래도록 전해지며 천년만년 사람들을 끄는 향을 풍기는 게 패설이라네.”(2369)

 

개미처럼 바글거리며 살아가는 저속한 무리들, 가소로운 언변과 재주로 남을 현혹하며 스스로를 최고라 자부하는 벼슬아치와 가짜 선비, 자그마한 이익에 목을 매는 잡스러운 부류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2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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